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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심 구속으로 날개 단 검찰, 이젠 ‘보복수사+개혁저지’ 대정부 실력행사
윤석열 검찰총장.
윤석열 검찰총장.ⓒ민중의소리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배우자 정경심 동양대 교수를 구속한 검찰이 조 전 장관을 직접 겨냥한 고강도 수사와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지정된 ‘검찰개혁법안’ 입법 저지 목적의 압박을 병행하고 있다.

검찰은 27일 정 교수 구속 후 두 번째 소환조사를 강행해 조 전 장관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혐의점 여부를 들여다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지난 24일에는 검찰이 사실상 국회에 검찰개혁 관련 법안들을 반대한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제출한 사실이 드러났다.

수사는 어떻게? ‘조국 정조준’ 노골화

검찰은 이르면 이번 주 중 조 전 장관을 불러 부인 정 교수의 사모펀드 관련 혐의와의 연관성을 조사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위한 준비작업의 일환으로 검찰은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정 교수를 27일 오전부터 불러 장시간 조사를 벌였다.

검찰은 조 전 장관이 정 교수의 주식거래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여부에 초점을 맞춰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조 전 장관에 공직자윤리법, 뇌물 혐의 적용을 위한 포석이다.

검찰은 조 전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 씨 부인이 매입한 WFM(더블유에프엠) 주식 6억원 어치를 정 교수가 호재성 정보를 미리 알고 차명으로 사들인 것으로 보고 있다. 공직자윤리법은 공직자와 그 가족이 직무 관련 주식을 취득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검찰은 해당 주식 매입이 이뤄진 날 조 전 장관 계좌에서 정 교수의 계좌로 수천만원이 이체된 정황을 근거로, ‘정 교수가 주식을 차명 소유하는 과정에 조 전 장관이 개입했다’는 논리를 내세우는 것이다.

이뿐 아니라 검찰은 WFM 측이 청와대 민정수석의 영향력을 기대하고 해당 주식을 정 교수에게 싸게 판 것이라면 뇌물죄 적용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검찰이 주장하는 호재성 공시는 실현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공시 6개월 뒤인 지난해 8월 중국 업체와의 공급계약이 해지됐고, 오히려 해당 공시 이후 WFM의 주가는 오히려 떨어졌다. 검찰 논리대로면 정 교수가 차명으로 해당 주식을 소유한 뒤 호재성 공시로 인한 이득을 봤어야 자연스럽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청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청사.ⓒ양지웅 기자

검찰은 조 전 장관의 5촌 조카인 조 씨의 범행에 정 교수의 역할을 얹어 청구한 구속영장이 발부된 만큼, 그보다 한 단계 더 뛰어넘은 조 전 장관의 개입에 대한 사법 판단도 받을 수 있다고 기대할 가능성이 크다. 그 판단이 구속영장 청구로 이어질지, 아니면 불구속 기소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따라서 검찰은 빠른 시일 내에 정 교수와 조카 조 씨를 쌍방으로 압박해 조 전 장관이 관여했다는 ‘범죄사실’로 구성할 수 있는 근거들을 어떻게든 끌어내려고 할 가능성이 크다.

국회 상대 입법저지 본격화
결국 검찰개혁 주도하는 정부 부담 가중될 수밖에

국회를 상대로 한 검찰의 개혁법안 저지 행보도 본격화됐다. 검찰이 국회에 검찰개혁법안인 검.경 수사권 조정안 취지에 반대하는 의견을 낸 사실이 지난 24일 확인된 것이다. 윤석열 검찰총장 취임 후 검찰이 조 전 장관 일가 수사를 벌이면서 대외적으로는 검찰 권한 분산 등을 골자로 한 ‘검찰개혁안’ 입법에 찬성하는 듯한 태도를 보인 것과는 엇갈리는 행보다.

대검찰청은 국회에 제출한 ‘형사소송법·검찰청법 개정안에 대한 의견서’에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해당 법안과 관련해 “국회에서 논의한 결과와 그 결정을 받들고, 법 개정을 통한 제도 변화에 맞춰 충실히 법집행 업무를 수행할 것”이라면서도 검찰권 분산을 명시한 개정안 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하며 대폭 수정을 요구했다.

의견서에서 검찰은 권한 분산에 따른 경찰 수사에 대해 통제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하면서, 정작 검찰권 행사에 대한 민주적 통제 방안은 전혀 제시하지 않았다. ‘검찰이 당연히 경찰을 통제해야 하고, 검찰은 어떤 기관으로부터도 통제받는 권력이 되어선 안 된다’는 식이다.

또한 헌법까지 들먹이며 구속영장에 대한 외부 판단을 받는 것에 강하게 반대했다. 국회에 올라온 개정안에는 경찰이 신청한 영장을 검찰이 반려한 경우 경찰이 외부인사로 구성된 영장심의위에 심의를 신청할 수 있도록 했는데, 이를 두고 검찰은 ‘헌법상 영장청구 여부에 대한 판단은 검찰만 할 수 있기 때문에 위헌 소지가 있다’는 취지의 의견을 낸 것이다.

그러나 검찰이 위헌을 언급한 것은 무리수에 가깝다. 개정안은 영장 심의위를 두도록 했지, 심의 결과에 대한 강제성을 부여하지는 않았다. 심의위 구성 및 운영 등에 대해서는 법무부령으로 정하도록 했다. 법무부가 대놓고 헌법에 어긋나는 안을 낼 가능성은 희박하다.

또한 검찰은 개정안에서 검찰의 직접수사 범위를 ‘부패범죄, 경제범죄, 공직자범죄, 선거범죄, 방위사업범죄’로 제한해놓은 것에 반대하며, 그보다 더 많은 범위의 직접수사가 가능하도록 개정안을 수정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의견서에서 드러난 검찰의 입장은 검찰 고유권한 축소를 골자로 한 정부의 검찰개혁 방향에 반기를 든 것일 뿐 아니라, 그동안 줄곧 대외적으로 ‘개혁에 반대하지 않는다’고 밝혀온 검찰 스스로의 입장과도 어긋난다.

이러한 검찰의 극적인 행보는 조 전 장관 취임 전부터 사퇴, 그리고 현재까지의 흐름을 되짚어보면 이해가 쉽다.

당초 검찰은 조 전 장관의 후보자 시절 ‘낙마’를 겨냥한 수사로 국민 검증 과정의 ‘플레이어’ 역할을 자처하며 검찰개혁 저지에 사활을 걸어왔다. 그러다가 조 전 장관이 장관 임명 이후 35일 간 전임 장관 때부터 추진해오던 검찰개혁 밑그림 작업을 완성해놓고 자진 사퇴함에 따라 검찰은 개혁 저지라는 목적에 부합하는 ‘표적’을 상실했다.

사실상 ‘표적수사’ 대상이 되는 실물이 ‘자연인’이 되어버린 상태에서 검찰은 ‘보복수사’로 전환해 지난 24일 정 교수를 구속시키는 데 성공했다.

조 전 장관 사퇴 이후 기존의 강도 높은 수사를 이어가면서 정국을 살피는 것 외에 퇴로가 없었던 검찰로선 정 교수 구속이 결정적인 반전의 계기가 됐다.

검찰은 정 교수 구속으로 이번 수사에 대한 표적수사 논란을 불식시킴에 따라 사법적 정당성을 충분히 확보했다고 자체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법원 판단에 힘입은 검찰은 직접적인 수사 대상을 조 전 장관으로 확대함과 동시에 국회를 상대로 개혁법안 입법 저지 압박을 할 수 있는 동력을 얻었다.

조 전 장관 일가를 겨냥한 고강도 보복수사와 국회를 상대로 본격화된 개혁 저지 행보 등 검찰의 실력행사는 국회의 조력으로 검찰개혁 과제를 마무리해야 하는 정부로선 분명히 부담이다.

결국 이러한 검찰의 행보는 외관상 정부를 직접 겨냥하지 않더라도, 사실상 정부 주도의 검찰개혁 작업에 제동을 거는 형태로 전개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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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훈 기자

법조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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