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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자제력 잃고 염치를 벗어버린 ‘오른소리’ 영상

재미있는 캐릭터를 활용해서 복잡하고 어려운 정치를 국민들에게 쉽게 다가가도록 한다며 자유한국당이 만들어 배포한 구연동화 형식의 오른소리가족 애니메이션 제작발표회가 28일 종일 정가를 강타했다. 국민들에게 심지어 아이들에게까지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조롱과 혐오를 부추기려는 속내를 드러내 민주당은 물론 청와대까지 나서 공식 비판 입장을 냈다. ‘안보자켓’과 ‘경제바지’를 입었다고 믿고 팬티 하나 걸치고 국민 앞에 선 ‘벌거벗은 임금님’ 편은 정당의 공식 홍보물이라고는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저속했다. 제1야당으로서 총선을 앞두고 대여공세에 박차를 가해야할 처지는 이해하나 자제력을 잃었다.

특히 놀라운 것은 이날 제작발표회를 주관한 황교안 대표의 상황인식이다. ‘오른소리가족’이 “가족 차원의 캐릭터를 만들어 남녀노소 누구나 친근하게 다가가려는 정당 최초의 시도”라고 자화자찬하는가 하면, ‘딱딱한 정책에 재미와 부드러움을 더했다’고 평가한 대목이다. 대통령의 옷을 벗기고 조국 전 장관의 손목에 수갑을 채운 뒤 야유하는 국민들의 모습을 연출한 오른소리가족 영상 어디에도 친근함이나 부드러운 정책은 존재하지 않았다. 해학이라고 하기에도 부끄러운, 격 떨어지는 야유만 넘쳐날 뿐이다.

애초에 ‘오른소리’라는 채널의 제목부터가 자유한국당의 편협한 시각을 드러냈다. 이날 제작발표회 내내 참석한 당직자들에게 “옳은~소리”를 연호하게 했는데, 옳은 소리가 오른소리, 즉 ‘자유우파’적 입장이라는 메시지를 반복해서 주입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를 좌파라 규정하고 그들을 몰아내야할 힘이 우파인 자신들에게 있다는 수준의 좌우대결논리를 부추기기 위해 만든 홍보채널인 셈이다. ‘오른소리’는 목적부터 수단까지 어느 것 하나 21세기적 사고가 깃들어있지 않은 낡고 추악한 과거시대의 흉물들이다.

누구에게나 표현의 자유는 있고 해학과 풍자는 정치투쟁의 오래된 수단이다. 패러디 영상을 유투브에 올리는 것도 문제 삼을 것이 없다. 하지만 독재로 일관한 추악한 자신들의 과거를 감추고 나라를 좌우로 갈라서라도 탄핵으로 잃어버린 권력과 지지율을 만회해보겠다는 일념으로 국회를 멈추고 정치를 난장판으로 만든 이들에게 비판의 자유가 무제한으로 허용될 수는 없다. 양심과 염치를 벗어버린 극우적 발상으로는 위와 아래가 균형을 잡아나가려는 촛불정신에도 역행한다. 아직도 대한민국은 상식의 정치가 절실하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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