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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도 2004년엔 공수처 반대했다”는 나경원, 사실은?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29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2019.10.29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29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2019.10.29ⓒ정의철 기자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29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반대 입장을 내세우며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도 2004년에 공수처 설치를 반대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민주당은 “명백히 사실과 다르다”고 즉각 반박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공수처와 연동형 비례대표제도는 20대 국회와 함께 사라져야 한다”며 “우리 자유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독재 악법”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특히 공수처에 대해 “기소권과 수사권을 모두 쥐고 판사·검사·경찰 등을 표적으로 사찰·협박할 수 있는 대통령 직속의 무소불위 수사기관”이라며 “그곳은 좌파 법피아의 아지트가 될 것”이라고 힐난했다.

그러면서 나 원내대표는 “(여권은) 윤석열 검찰총장을 적폐 청산 적임자로 임명해놓고 현 정권에 칼을 들이대는 순간 역적 몰이를 하고 있다”며 “공수처까지 생기면 어떤 일들이 벌어지겠나. 바로 여당의 이해찬 대표가 지난 2004년 ‘정확히 같은 이유’로 공수처 설치를 반대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과거에는 반대했던 공수처를 이제 와서는 왜 이리 급하게 서두르냐”며 “공수처 없는 이 정권의 최후는 너무나도 끔찍할까 두려운 것은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나 원내대표가 거론한 이 대표의 ‘공수처 설치 반대’ 발언은 지난 2004년 이 대표가 국무총리 후보자였을 당시 인사청문회와 언론인터뷰 등을 통해 “검찰의 기소권·공소권이 이원화·다원화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기소권 이원화에 대한 부작용을 우려한 대목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당시 이와 같이 말하며 공수처에 대해 “대통령이 사정 집행기관을 직접 운영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이 대표의 발언만 두고 ‘이 대표가 공수처 자체를 반대했다’고 연결 짓기는 어렵다.

이 대표가 당시 공수처에 기소권을 부여하고 공수처가 대통령 직속 기관이 되는 기조에 이견을 보이기는 했지만, 이 대표도 공수처 설치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입장이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 대표는 총리 취임 이후 언론인터뷰에서 “정부 내 고위공직자 비리를 정리해야 사회지도층이 비로소 깨끗해진다. 검찰은 고위공직자에 집중하기도 어렵고 자칫 정치적인 의도를 의심받을 수도 있다”며 독립적인 부패 수사처 신설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러한 이 대표의 입장은 그가 총리에 취임한 해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공수처(당시 명칭 ‘공직부패수사처’) 설치에 관한 법률안’을 통과시키는 행보로 이어졌다. 해당 법률안은 고위공직자와 그 가족의 범죄 행위 등에 관한 수사를 전담하는 공수처를 부패방지위원회 산하에 설치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나아가 현재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민주당 백혜련, 바른미래당 권은희 의원의 공수처 법안은 국회의 동의 없이 대통령 독단적으로 운영하지 못하도록 견제 장치를 마련하고 있다.

특히 두 법안은 모두 7인으로 구성되는 공수처장 후보자 추천위원회를 국회에 두고 여당과 야당에서 각각 2명씩 위원을 추천하도록 했는데, 공수처장 추천은 추천위 재적 위원 5분의 4(6명) 이상이 찬성해야 가능하도록 했다. 때문에 야당 위원 2명이 반대하면 애초에 공수처장을 추천조차 할 수 없다. ‘공수처 설치가 대통령이 임명하는 검찰총장보다 더 정치적으로 중립적’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민주당은 이날 나 원내대표의 연설 발언에 대해 “명백히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재정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그간 여러 언론을 통해 자유한국당 몇몇의 발언으로 유사한 언급이 있었으나 공수처의 본래적 논의를 왜곡시킬까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나 원내대표의 언급은 명백히 사실과 다르다”고 분명히 했다.

김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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