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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불신’ 이용만 하는 한국당, 정치혐오 부추기며 ‘특권 내려놓기’는 외면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정미 정의당 대표(왼쪽부터),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심상정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장,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유인태 국회 사무총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국회개혁 방안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자료사진.
국회 의원회관에서 이정미 정의당 대표(왼쪽부터),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심상정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장,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유인태 국회 사무총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국회개혁 방안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자료사진.ⓒ김슬찬 기자

"의원정수 확대 주장은 염치없는 일이다" - 황교안 대표
"밥그릇 지키기 본색이 드러났다" - 나경원 원내대표

패스트트랙(신속처리 안건)에 오른 선거법 개정안과 관련해 의원정수 확대가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가운데, 자유한국당이 절대 반대만을 외치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국민 반대 여론'을 앞세워 의원정수 확대를 반대하고 있지만, 정작 국회 불신을 해소할 수 있는 논의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국회 보이콧을 일삼아 정치 불신에 책임이 있는 정당이 그 여론을 이용해 정쟁의 무기로 쓰는 것이다.

여당인 민주당도 국회 개혁에 한목소리
자유한국당 제외한 야당도 두 팔 걷고 나서

더불어민주당. 자료사진
더불어민주당. 자료사진ⓒ정의철 기자

그동안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는 국회를 개혁하기 위한 방안들을 꾸준히 내놓았다. 국회의원의 과도한 특권을 폐지하고 일하는 국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국민 요구에 응답한 결과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도 이러한 흐름에 맞춰 여러 개혁 법안들을 논의하고 있다. 당내 '국회 혁신 특위'를 꾸려 특위에서는 국회 파행 시 세비를 삭감하거나 직무 정지를 하는 등 강력한 페널티를 주는 방안과 국회의원이 지켜야 할 윤리 의무를 강화하는 내용들을 중점적으로 검토 중이다.

특히 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이인영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도 국회 개혁에 적극 목소리를 내면서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들은 이미 당 공식 회의나 교섭단체 대표연설 등을 통해 국민적 요구가 컸던 '국회의원 국민소환제' 입법화도 추진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야당들도 두 팔 걷고 나섰다. 선거제도 개혁에 앞장섰던 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 등 야 3당은 일찌감치 국회 개혁에 한 목소리를 냈을 뿐 아니라 구체적인 법안까지 발의했다.

일례로 정의당은 국회 개혁을 위한 '셀프방지 3법'을 만들어 당론으로 추진했다. 이 법안에서는 국회의원의 세비를 국회의원이 아닌 외부 인사로 구성된 별도 위원회에서 정하도록 규정한다. 또, 국회의원의 징계 권한을 시민들이 참여하는 윤리심판원에 넘기고, 국회의원의 체포동의안 표결 시 무기명 투표가 아닌 기명으로 투표를 하게 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의원 11명도 이름을 올리며 법안 내용에 적극 찬성했다.

국회 개혁 논의에 소극적인 자유한국당
선거제도 개혁 외면하고 국회의원 특권 누리기만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오른쪽)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2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2019.10.28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오른쪽)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2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2019.10.28ⓒ정의철 기자

여야 모두 '국회를 바꾸라'는 민심을 수용해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하고 있지만 자유한국당만 외면하는 모양새다. 여야의 노력을 "사탕 발림"이라고 깎아내리면서 자신의 특권을 내려놓기 위한 논의는 찾아볼 수 없다. 반면, 국회를 불신하는 여론을 적극 알리면서 국회에서 논의 중인 선거제도 개혁 법안을 좌초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오히려 국민 뜻을 따르는 건 자당뿐이라며 여론을 호도하는 것이다.

패스트트랙에 오른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골자로 한 선거법 개정안에 반대하는 것도 특권을 내려놓지 않겠다는 뜻과 다름없다. 선거제도를 개혁해야 한다는 주장의 핵심은 거대 양당이 과도하게 누려왔던 기득권을 내려놓고, 민심을 그대로 반영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라는 것이다.

실제로 선거법이 개정되면 정당 득표율보다 많은 의석수를 차지해 왔던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의석이 다소 줄어들 수도 있다. 지금과 달리 유권자의 표심이 의석수에 반영되는 비율(비례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도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통해 "민주당이 크게 손해 보더라도 좀 더 발전한 선거제도를 만들기로 결단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은 "선거제도 개혁은 국민 뜻을 거스르는 정치 야합"이라고 반발하며 비례대표 폐지를 골자로 한 선거법 개정을 주장하고 있다.

국회의원의 대표적인 특권이라고 지적돼 왔던 불체포 특권과 면책 특권 역시 개선하기보다는 적극 활용하는 모양새다.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에 연루된 자유한국당 의원 60여 명은 지금까지 검찰 소환에 응하지 않는 게 단적인 예다.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는 이들을 향해 "국회의원 불체포 특권에 숨지 말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자유한국당은 '자당의 행위가 정당했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국회 개혁' 뚜렷한 의지 보이지 않는 황교안·나경원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자료사진.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자료사진.ⓒ정의철 기자

자유한국당의 투톱인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에게도 국회 개혁을 위한 의지가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다. 황교안 대표는 지난 4월 보궐선거 후 "국회의원 특혜도 내려놓을 것은 내려놓아야 한다"고 짤막하게 언급했을 뿐, 지금까지 구체적인 방안은 제시하지 않았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지난 6월 '국회의원 국민소환제' 필요성을 주장하자 "의도야 어찌 됐든, 이해찬 대표의 제안에 대해서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나 원내대표는 "일 안 하는 국회의원보다 훨씬 더 문제 있는 국회의원이 바로 일 못 하게 하는 국회의원, 업무방해 국회의원"이라며 "우리가 마련할 법안에는 이해찬 대표와 같이 날치기나 거듭해가면서 의회 민주주의 뿌리를 흔들어서 결국 국회를 마비시키는 이른바 '업무 방해 의원'도 국민 소환 대상에 포함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잦은 국회 보이콧으로 일하지 않는 국회를 만들어 놓고 이에 대한 반성은 하지 않은 채 여당에 책임을 전가한 것이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발의한 국회법 개정안에서도 국회 개혁을 위한 움직임은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여야 갈등이 극에 달했던 패스트트랙 정국 당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낸 법안의 주 골자는 신속처리 안건을 지정할 수 있는 법안을 제한하자는 내용이었다. 같은 시기 여야가 국회 파행 방지법을 쏟아낸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 밖에도 국회 인사청문회 대상을 확대하는 등 행정부를 견제하는 국회의 기능을 강화하는 법안도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한편,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등 570여 개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정치개혁공동행동은 30일 '이제는 국회를 개혁해야 할 때'라며 국회를 향한 자성을 촉구했다.

이들은 서울시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0년 4월 새로운 국회를 구성하는 총선이 다가오는 지금, 우리는 선거제도부터 국회 운영원리까지 모두 전면적으로 혁신할 것을 요구한다"며 ▲유권자 표심이 국회 구성에 제대로 반영되는 선거제도 개혁 ▲일하는 국회를 만들기 위한 세비 삭감 및 불필요한 특권 폐지와 의석수 확대 ▲국민소환제 논의 시작 등을 요구했다.

남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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