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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해마다 늘어나는 비정규직, 대안을 제시해야

통계청은 29일 ‘2019년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주요내용 중 하나는 2019년 8월 기준 비정규직 노동자는 750만 명에 육박해 전체 임금노동자 중 차지하는 비중이 12년 만에 최고 수준인 36.4%를 기록했다는 것이다. 이는 전체 임금노동자 2055만9,000명 중 비정규직 노동자는 748만1,000명으로 작년 통계 결과보다 3.4%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한마디로 1년 새 비정규직은 86만 7,000명이 증가했고, 반면 정규직은 1307만8,000명으로 35만3,000만명 줄었다. 이 통계 결과가 말해주는 것은 해가 갈수록 비정규직 늘어나는 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 되었다는 것이다.

비정규직이 양적으로 늘어났을뿐더러 임금과 근속기간 등 비정규직 노동의 질도 낮아졌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 증가폭은 같았지만, 평균 임금 격차는 더 심하게 벌어졌다. 올해 6~8월 비정규직 노동자의 월평균 임금은 172만9,000원으로 정규직(316만5,000원)의 55% 수준이다. 비정규직 근속기간이 지난해보다 2개월 줄면서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평균 근속기간은 5년 5개월 차이가 난다. 1주당 평균 취업시간은 비정규직이 30.8시간, 정규직은 38.8시간으로 8시간 차이가 났다. 끊임없이 고용불안에 시달리면서 적게 받는 비정규직 노동자가 점점 늘어난다는 것은 누구라도 발 벗고 나서 조속히 해결해야 할 이슈이다.

통계청의 조사 결과 발표 후 비정규직 규모가 역대 최대 규모라는 해석이 나오자 청와대에서는 국제노동기구(ILO)의 기준에 따라 새롭게 적용된 통계 기준으로 조사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과거 조사에서 드러나지 않았던 비정규직 기간제 노동자가 추가로 포착되어 비정규직 숫자가 상당히 늘어난 것처럼 보이는 결과가 나왔다는 것이다. 새로운 통계 기준을 적용하여 실질적으로는 비정규직임에도 정규직으로 분류되던 노동자들이 비정규직으로 드러난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비정규직 문제를 기존 조사보다 정확히 보여주기 때문이다. 통계청 결과에도 진영논리를 붙여 문재인 정부 때문에 비정규직이 늘었다며, 통계자료마저도 정쟁의 도구로 삼는 일부 야당과 보수 언론이 한심한 것은 말할 것도 없다. 니 탓이니 내 탓이니 책임 공방을 따져 묻는 것이 볼썽사납다.

조속히 풀어야할 문제는 점점 늘어나는 비정규직 문제에 대한 대안을 세우는 것이지 비정규직 규모가 ‘역대 최대’인지 ‘통계 기준 변경에 따른 결과 차이’인지 따지는 것이 아니다. 정부는 고용의 질을 높이겠다고 꾸준히 강조해 왔지만 비정규직 일자리는 점점 늘고 있고, 비정규직 노동의 질은 낮아지고 있다는 것이 통계에서도 계속 확인되고 있는데도 이렇다 할 뾰족한 해법은 치열하게 고민하지 않는 듯하다. 대체 그래서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가?

정치권은 여야를 불문하고 노동현안에 대해 실질적 대책은커녕 노동 문제에 있어서만큼은 한뜻으로 친기업 정책을 펴고 있다. 최근 한국도로공사가 톨게이트 노동자들을 직고용이 아닌 자회사로 전환하려 했던 사안 등에서 공공부문의 비정규직 정규직화가 헛된 약속이었음이 드러났다. 최저임금이 곧 최고임금인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을 지키지 않고 노동의 질을 높이겠다는 말은 기만적이다. 이번 통계청 결과를 계기로 여야를 막론하고 비정규직의 눈물을 닦아주는 실질적인 정책과 대안을 제시하고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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