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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노동법 개악 판도라의 상자가 열리나

최근 민주노총 16개 지역본부의 ‘노동법 개악 규탄’ 기자회견이 연이어 열렸다. 또한 각 산별조직은 국회 앞 릴레이 노숙농성에 들어가기도 했다. 내년 예산안에 대한 상임위 일정이 마무리되면서 노동법 개정안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되기 때문이다. 탄력적 근로제 기간을 확대하는 법안은 경제사회노동위원회 의결을 거쳐 국회에서 대기하고 있다.

탄력적 근로제 기간확대에 대해 노동자들은 재벌중심의 경제정책으로 회귀하고 장시간 과로노동에 노동자들이 무방비로 노출된다고 우려한다. 주 최대 52시간 노동제를 작년 7월부터 시행한 것은 세계 최장의 노동시간을 줄여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고 과로사회를 막아보자는 뜻이었다. 하지만, 가장 절박한 300인 이하 사업장의 경우 2021년 7월에 가서야 도입되는 상황이다.

결국 ‘52시간 제도’가 제대로 시행되기도 전에 입법취지를 부정하는 탄력적 근로제 기간확대가 이뤄지는 셈이다. 자유한국당은 한술 더 떠서 탄력적 근로제 기간을 6개월이 아니라 1년으로 확대할 것과, 선택근로제 정산기간을 현행 1개월에서 3개월 또는 6개월로 확대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정부여당과 보수야당이 노동법 개악을 위해 경쟁하는 꼴이다. 이런 국회 상황을 반영하듯 계절적 수요, 특정근무시간에 대한 수요가 있는 사업장을 중심으로 사용자들이 일제히 유연근무제 도입을 노동자들에게 강요하는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상반기 정부여당은 탄력적 근로제 기간을 확대하고 최저임금 제도를 개악하는 내용의 법안을 의결하려 했으나, 민주노총이 위원장 구속을 각오하고 국회 담장을 넘고, 민주노총 간부 3명이 구속될 만큼 간절하고 절박한 투쟁으로 저지한 바 있다.

ILO 핵심협약 비준과 함께 제출된 ‘노조법 개악안’ 역시 민주노총은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사실상 민주노조, 산별노조의 힘을 약화시키겠다는 것으로 보고 ‘법안 상정 시 강력한 투쟁’을 예고한 상태이다.

정부여당은 노동법 개악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서는 안 된다. 노동자들의 분노에 귀 기울여야 한다. 고통이 노동자들에게 닥치기 전에 정부여당에게 먼저 닥칠 수 있다는 경고를 새겨듣고 입법 강행을 멈추고 노동계와의 진솔한 대화에 나서기 바란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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