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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유죄 근거’ 공직선거법 조항 위헌 심판대…“재갈물기·마녀재판 초래”
공직선거법 250조 1항 위헌 심판 청구.
공직선거법 250조 1항 위헌 심판 청구.ⓒ백종덕 위원장 등 제공

‘친형 입원’ 과정에 대한 의혹과 관련해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심에서 당선 무효 요건을 충족하는 형을 선고받은 근거가 된 법 조항이 위헌 심판대에 오른다.

백종덕 더불어민주당 여주·양평지역위원장 등 민주당 경기도 내 지역위원장과 당원 3명은 31일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헌법재판소에 공직선거법 제250조 1항과 형사소송법 제383조 등의 위헌 여부를 판단해달라는 헌법소원을 냈다고 밝혔다.

선거법 제250조(허위사실공표죄) 1항은 당선되거나 당선 목적으로 연설·방송 등의 방법으로 후보자에게 유리하도록 후보자의 출생지·가족관계·신분·직업·경력·재산·행위 등에 관해 허위의 사실을 공표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돼 있다.

이 지사는 친형 입원과 관련해 도지사의 직권을 이용해 강제 입원시키도록 했다는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와 토론회에서 강제 입원 의혹에 대해 거짓 해명을 했다는 혐의(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등으로 기소됐다. 이 지사는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으나 2심에서 허위사실공표죄 유죄 판단을 받고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았다.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원 이상 확정 판결을 받으면 당선 무효가 된다. ‘검사 사칭’, ‘대장동 개발업적 과장’ 관련 허위사실공표 혐의는 무죄 판단을 받았다.

2심 재판부인 수원고법 형사2부(임상기 부장판사)는 지난달 이 지사가 친형을 입원시키도록 한 행위가 ‘강제입원’에 해당하지 않는다면서도, ‘강제입원이 아니다’는 취지의 이 지사의 해명은 허위사실에 해당한다며 다소 모순된 판단을 내놓았다. 앞선 1심 재판부는 이 지사가 친형을 강제 입원시킨 것이 아니기 때문에 토론회에서 “그런 일이 없었다”고 한 말을 ‘거짓’으로 보긴 어렵다고 판단했다.

백 위원장 등은 “‘행위’에 대한 고무줄 해석으로 선거 후보자에 대한 ‘재갈물기’를 초래하는 공직선거법 250조 1항은 위헌”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1심의 무죄 판결을 뒤집고 당선 무효형에 해당하는 300만원의 벌금을 선고한 항소심 재판부는 이 지사의 ‘적법한 직무’를 공직선거법 250조 1항에서 말하는 ‘행위’로 해석했다”며 “즉 이 지사가 당선을 목적으로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적법한 직무’를 숨기고 거짓말을 했다고 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상식적으로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허위사실을 공표하려면 불법행위에 대해 ‘그런 일 없다’고 거짓말을 하지, 적법 행위에 대해 ‘그런 일 없다’고 거짓말을 하지는 않는다”며 “하지만 지금의 공직선거법은 ‘행위’의 범위를 예측 가능하고 합리적인 정도로 제한하지 않다 보니, 재판부가 이를 지나치게 포괄적·개방적으로 해석해 후보자의 적법한 직무 행위조차도 감추기 위해 거짓말을 해야 할 대상이라고 비상식적으로 판단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판결의 근거가 된 조항은 적법절차의 원칙, 죄형법정주의, 명확성의 원칙, 비례의 원칙, 최소 침해의 원칙, 자기부죄금지 원칙에 반한다”며 “뿐만 아니라 표현의 자유, 행복추구권, 불리한 진술을 강요당하지 않을 권리도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 지사가 토론회 당시 “강제입원 절차 개시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는 표현을 하지 않았음에도 2심 재판부가 토론회 상황을 종합적으로 유추해 ‘이 지사가 일부 사실을 숨긴 것은 적극적으로 반대 사실을 진술한 것과 마찬가지로 사실을 왜곡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해석해 허위사실공표에 해당한다고 본 것도 과잉 해석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말을 하지 않았음에도 발언자의 의도를 재판부가 자의적으로 해석해 거짓말을 한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면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 식의 마녀재판이 가능하게 되는 부작용을 낳게 된다”며 “선거에 출마하는 자가 자신의 어떤 행적과 관련해 추상적 발언을 하는 경우, 의혹 제기를 단순 부인하는 경우 등에 대해 ‘행위를 숨김으로서 반대사실을 말한 것’이라는 이유로 유죄 판결을 받을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받은 경우 당선무효, 5년 간 피선거권 박탈 등 강력한 제재가 가해짐에도 양형 부당으로 상고하지 못하도록 한 형사소송법 제383조도 위헌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공직선거법 위반에 대한 판결을 그 형량 자체를 넘어 중형에 견줄 수 있을 만큼 막대한 결과를 좌우한다”며 “그럼에도 양형의 부당함을 다투기 위한 3심제에 의한 재판을 불허하는 것은 적법절차 원칙에 의한 과잉금지 및 최소침해의 원칙, 비례의 원칙에 반하고, 평등권, 재산권, 재판청구권, 공무담임권도 침해한다”고 지적했다.

강경훈 기자

법조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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