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보기
댓글보기
‘공정’에 ‘갑질’로 화답한 황교안, 인재영입 논란에 리더십 흔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31일 국회에서 열린 ‘제1차 자유한국당 영입인재 환영식’을 마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19.10.31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31일 국회에서 열린 ‘제1차 자유한국당 영입인재 환영식’을 마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19.10.31ⓒ정의철 기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31일 대표 취임 후 첫 영입 인사들을 공개하며 본격적인 총선 준비에 나섰지만, 각종 논란만 남기면서 체면을 구겼다.

특히 기대를 모았던 영입 인사 1호가 '공관병 갑질 논란'으로 공분을 샀던 박찬주 전 육군 대장이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당내에서도 공개적인 반발이 터져 나왔다. 상징성이 부족할뿐더러 국민의 눈높이나 시대적 화두에도 걸맞지 않은 인사라는 이유에서다. 총선이 6개월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인재영입 논란을 계기로 황 대표의 리더십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조국 정국에서 '공정', '정의' 강조했던 자유한국당
'갑질'계 상징적 인물 박찬주 인재영입?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31일 국회에서 열린 ‘제1차 자유한국당 영입인재 환영식’에서 영입 인사들과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왼쪽부터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 김용하 순천향대 교수, 김성원 전 두산중공업 부사장, 나 원내대표, 황 대표, 백경훈 청사진 공동대표, 양금희 여성유권자연맹회장, 이진숙 전 대전 MBC 사장. 2019.10.31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31일 국회에서 열린 ‘제1차 자유한국당 영입인재 환영식’에서 영입 인사들과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왼쪽부터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 김용하 순천향대 교수, 김성원 전 두산중공업 부사장, 나 원내대표, 황 대표, 백경훈 청사진 공동대표, 양금희 여성유권자연맹회장, 이진숙 전 대전 MBC 사장. 2019.10.31ⓒ정의철 기자

자유한국당은 이날 국회에서 '1차 영입인재 환영식'을 열고 황 대표가 영입한 인사들을 발표했다.

이날 발표한 영입자는 ▲'경제 분야'에서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 김용하 순천향대 교수, 김성원 전 두산중공업 부사장 ▲'청년 분야'에서 백경훈 청사진 공동대표, 장수영 정원에스와이 대표 ▲'여성 분야'에서 양금희 여성유권자연맹회장 ▲'언론 분야'에서 이진숙 전 대전 MBC 사장 ▲'탈원전 분야'에서 정범진 경희대 교수 등 총 8명이다. 여성과 청년을 배치한 것이 눈에 띄지만, 주로 문재인 정부와 각을 세워 유명세를 치렀던 인사들로 채워졌다.

황 대표가 영입에 상당히 공을 들인 것으로 전해진 박 전 대장도 당초 이날 영입 인사로 소개될 것으로 알려졌지만, 당 안팎의 거센 비판에 직면하면서 하루 전날 전격 보류 결정이 내려졌다.

그동안 자유한국당은 박 전 대장을 "문재인 정부 적폐청산의 희생양"이라고 적극 감싸면서 문재인 정부를 공격하는 소재로 활용해왔다. 박 전 대장도 언론인터뷰 등을 통해 정부의 적폐청산이 과도하다는 식의 주장을 펼치며 보조를 맞춰왔다.

문제는 이런 인사를 황 대표가 직접 만나 영입에 공을 들이고 '인재영입 1호'로 내세우려 했다는 점이다. 공천권을 쥐고 있는 당 대표가 직접 영입에 나선 만큼, 지역구 의원이든 비례대표 의원이든 박 전 대장이 공천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정치권의 전반적인 분석이다. 황 대표의 책임론이 불거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또한 박 전 대장이 '갑질'의 상징적 인물이라는 점에서 황 대표의 정무감각이 너무 뒤떨어지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그동안 '조국 정국'을 거치며 공정과 정의를 내세우며 대정부 공세를 펼친 건 다름 아닌 자유한국당이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황 대표는 당내에 '저스티스 리그'를 구성해 정의와 공정을 다시 세우겠다고 천명하며, 관련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여권에 불리한 이 국면을 최대한 끌고 가 총선에 활용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하지만 박 전 대장 영입 추진은 공정과 정의라는 가치에 정면으로 어긋난다. 또한 자유한국당이 그동안 외쳐왔던 공정과 정의가 사실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만을 겨냥한 공세였다는 걸 스스로 드러내는 것이기도 하다.

박찬주 영입 의사 굽히지 않는 황교안
당내 비판도 거세져 "박찬주 꼭 넣었어야 했나"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31일 국회에서 열린 ‘제1차 자유한국당 영입인재 환영식’에서 입당 인사들을 소개하고 있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 김용하 순천향대 교수, 김성원 전 두산중공업 부사장, 황 대표, 백경훈 청사진 공동대표, 양금희 여성유권자연맹회장, 이진숙 전 대전 MBC 사장. 2019.10.31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31일 국회에서 열린 ‘제1차 자유한국당 영입인재 환영식’에서 입당 인사들을 소개하고 있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 김용하 순천향대 교수, 김성원 전 두산중공업 부사장, 황 대표, 백경훈 청사진 공동대표, 양금희 여성유권자연맹회장, 이진숙 전 대전 MBC 사장. 2019.10.31ⓒ정의철 기자

이러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황 대표는 박 전 대장을 영입하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을 태세다.

황 대표는 이날 환영식 후 기자들과 만나 박 전 대장의 영입을 취소하는 것이냐는 질문을 받자 "영입 취소가 무슨 말이냐"라며 반박했다. 그러면서 "오늘은 경제에 주력한 첫 번째 행사였다. 앞으로 안보 부분에 관한 인재들도 말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 대표는 '오늘 영입 인사 발표에서 박 전 대장 배제된 이유는 무엇이냐'는 질문에도 "배제라니요"라고 반문한 뒤 "정말 귀한 분"이라고 추켜세웠다. 사실상 이날 발표에만 포함되지 않았을 뿐이지 향후 안보 분야 영입 인사들을 발표할 때 박 전 대장을 포함시키겠다는 뜻이다.

황 대표의 영입 인사에 대한 정치권 반응은 싸늘하다.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같은 날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국민들은 우리 사회 각 분야에서 존경받는 분들이 정치 전면에 나서 주실 것을 요청하고 있다"며 "여당도 야당도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분들을 모셔 와서 국민을 위해 일할 수 있도록 안내할 책임이 있다"고 충고했다.

무소속 박지원 의원은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박 전 대장도 굉장히 기독교 신앙으로, 군인도 기독교 정신으로 하겠다고 해서 아마 황 대표하고 죽이 맞은 것 같다"며 "자유한국당이 요즘 계속 똥볼을 차고 있다"고 꼬집었다.

당내 비판도 거세다. 자유한국당 신정치혁신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신상진 의원은 YTN라디오 노영희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박 전 대장과 이진숙 전 사장 같은 경우를 (영입) 하는 것은, 많은 인물 속에서 이렇게 논란의 소지가 있을 수 있는 인물들을 굳이 이번 첫 인재영입 명단에 넣었어야 하는가에 대해 아쉬움이 있다"고 비판했다.

신상진 의원은 '황 대표의 리더십에 타격을 주는 인재영입'이라는 지적에 "큰 타격이라고까지 생각은 하지 않지만 최근 여러 가지 벌어지는 저희 당의 태도에서 가랑비에 옷 젖는다고, 작은 문제들이 쌓여서 결국은 대표의 리더십에 흠이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당 지도부에서 하나하나 많은 의견을 듣고 신중한 결정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지적했다.

청년 최고위원인 신보라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 글을 통해 쓴소리를 했다. 신보라 의원은 "정치권에 있으면 기자들도 젊고, 당직자들도 젊고 보좌진들도 젊다"며 "이들이 고개를 갸우뚱하고 왜 그러지? 반문한다면 심각하게 생각해봐야 한다. 지금 우리에겐 그 눈과 시선이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신보라 의원은 "최근 1~2주 사이 우리 당이 취한 행동들과 결정들이 우리와 함께 일하고 있는 사람들로부터도 공감대를 얻지 못하는 일들로 자꾸 나오는 것 같아 지도부의 일원으로서 안타깝고 국민들께 죄송한 마음"이라며 "이제 전 국민적 공감대를 이뤄내야 할 총선 가도에서는 액션과 메시지 하나하나가 중요하다. 자유한국당 콘텐츠가 젊은 세대의 감수성을 충분히 고려돼 나와야 한다"고 당부했다.

남소연 기자

기자를 응원해주세요

기사 잘 보셨나요? 독자님의 작은 응원이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독자님의 후원금은 모두 기자에게 전달됩니다.

이시각 주요기사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카카오스토리2
닫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