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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청년대변인 ‘82년생 김지영’ 논평에 “‘82년생 장종화’ 만들어도 똑같다”
임명장 받는 장종화 청년대변인 2019
임명장 받는 장종화 청년대변인 2019ⓒ뉴스1

더불어민주당 청년대변인이 여성 인권 영화 ‘82년생 김지영’에 대해 “남자도 차별받는다”라는 취지의 논평을 내 비판을 받고 있다.

장종화 민주당 청년대변인은 지난달 31일 논평 ‘82년생 김지영’을 통해 “영화의 존재 자체가 소위 ‘페미니즘’의 상징이 되고 공격의 대상이 됐다”라면서도 “그러나 우리 사회가 들여다봐야 할 문제는 그 지점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장 대변인은 “김지영이 겪는 일들을 일반화할 수 없다. 이 사회의 모든 여성이, 특히나 영화의 제목처럼 82년생 여성이 모두 김지영의 경험을 ‘전부’ 공유한다고 할 수는 없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82년생 장종화’를 영화로 만들어도 똑같을 것”이라며 “초등학교 시절 단순히 숙제 하나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풀스윙 따귀를 맞고, 스물둘 청춘에 입대해 갖은 고생 끝에 배치된 자대에서 아무 이유 없이 있는 욕 없는 욕은 다 듣고, 키 180 이하는 루저가 되는 것과 같이 여러 맥락을 알 수 없는 ‘남자다움’이 요구된 삶을 살았다”라고 말했다.

장 대변인은 “영화는 ‘이렇게나 우리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이해하려 하지 않는 삶을 살고 있구나..’하는 점을 보여준다”라며 “김지영을 통해 우리가 깨달아야 하는 것은 성별과 관계없이 우리가 얼마나 서로의 입장과 생각을 제대로 마주하지 않으며 살아왔나 하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함께 집안일을 하고, 아이를 키우고 싶지만 대출, 앞으로의 교육비 걱정과 직장에서 육아휴직의 빈자리에 대한 부담을 온몸으로 받아내야 하는 처지일 때. 아이 함께 키우라고, 육아는 국가적으로 중요한 일이라고 하지만 돌아갈 책상은 사라져 있다. 우리는 그렇게 과로한 노동을 강요해왔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김지영 같은 ‘세상 차별은 혼자 다 겪는’ 일이 없도록 우리 주변의 차별을 하나하나 없애가야 할 일이다. 우리 사회 모두가 함께 고민해야 할 일이다”라며 “당신과 나는 서로 죽도록 미워하자고 태어난 것이 아니지 않은가?”라고 말했다.

이에 “여성 인권에 관한 영화를 두고 여당 대변인이 낸 논평이 고작, 남자도 힘들다는 걸 알아줬으면 좋겠다는 내용이냐”라는 지적이 쏟아졌다.

강민진 정의당 청년대변인은 지난 1일 페이스북에 이처럼 지적하며 “가부장제는 남성에게도 해로운 게 맞다. 특히 ‘정상적 남성’이 아니라고 여겨지는 소수자 남성들은 차별과 혐오를 겪는다”라면서도 “하지만 그렇다고 ‘남자도 차별받는다’, ‘여자나 남자나 똑같이 힘들다’는 말이 맞는 건 아니다. 여성을 차별하고 착취함으로써 남성이 기득권을 누리는 세상이란 것도 부정할 수 없다”라고 비판했다.

국회 내 페미니스트 모임인 ‘국회페미’는 같은 날 “(장 대변인이) 민주당 홈페이지에 공적인 자격으로 성 평등에 대한 일그러진 사견을 게재했다. 지도부의 처분이 필요하다”라며 “장 대변인이 대변한다는 청년은 대체 누구냐”라고 따져 물었다.

민주당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김민석 민주당 관악갑 대학생위원장은 이날 “논평은 일기장이 아니다”라며 “논평을 읽어보면 정당, 그것도 집권 여당의 대변인이 한 논평이라기엔 그 수준이 처참하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82년생 장종화’ 운운이 특히 가소롭다. ‘맨박스’라 불리는, 가부장제 사회에서 형성된 남성다움에 대한 문제의식 역시 페미니즘이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보는 주요한 문제다”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논평은 이러한 페미니즘의 효용을 언급하는 대신 매우 피상적으로 ‘여자도 힘들지만 님자도 힘들어!’ 수준 이상의 논의를 발전시키지 못한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영화로 만들어지기 전부터 ‘82년생 김지영’이란 책이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호평을 받고 화제를 일으킨 것은 바로 여성이 마주하는 각종 차별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서술했기 때문”이라며 “페미니즘은 성별 간 갈등을 조장하는 게 아니며, 젠더에 관계없이 동등한 권리를 누려야 함을 주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장종화 청년대변인의 '82년생 김지영' 논평 전문

82년생 김지영

영화 82년생 김지영 개봉 일주일이 지났다. 이 영화는 개봉 전부터 이미 수많은 논란과 비판의 대상이 되어왔다. 주연을 맡은 배우 정유미와 공유는 단지 배역을 맡았다는 이유로 욕을 먹어야 했다. 영화의 존재 자체가 소위 ‘페미니즘’의 상징이 되고 공격의 대상이 되었다. 그러나 우리 사회가 들여다보아야 할 문제는 그 지점이 아니다.

김지영이 겪는 일들을 일반화 할 수는 없다. 이 사회의 모든 여성이, 특히나 영화의 제목처럼 82년생 여성이 모두 김지영의 경험을 ‘전부’ 공유한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우리는 알고 있다. 몰카 적발 뉴스는 오늘도 하루가 멀다 하고 터져 나온다. 육아는 여전히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김지영이 겪었던 일 중에 한두가지는 우리 모두 봤거나, 들었거나, 겪었다.

이는 거꾸로 ‘82년생 장종화’를 영화로 만들어도 똑같을 것이다. 초등학교 시절 단순히 숙제 하나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풀스윙 따귀를 맞고, 스물둘 청춘에 입대하여 갖은 고생 끝에 배치된 자대에서 아무 이유 없이 있는 욕 없는 욕은 다 듣고, 키 180 이하는 루저가 되는 것과 같이 여러 맥락을 알 수 없는 ‘남자다움’이 요구된 삶을 살았다.

영화는 ‘이렇게나 우리가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이해하려하지 않는 삶을 살고 있구나..’하는 점을 보여준다. 김지영을 통해 우리가 깨달아야 하는 것은 성별과 상관없이 우리가 얼마나 서로의 입장과 생각을 제대로 마주하지 않으며 살아왔나 하는 점이다.

멀쩡히 직장을 다니다 출산과 육아로 인해 일을 그만두고 집에서 오로지, 또 오롯이 아이와 24시간을 보내는 삶이 365일 이어질 때. 사람은 혼자서는 살 수 없다고 하지만 혼자만의 시간은 필요한 법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런 육아의 삶을 제대로 마주해주지 않았다.

함께 집안일을 하고, 아이를 키우고 싶지만 대출, 앞으로의 교육비 걱정과 직장에서 육아휴직의 빈 자리에 대한 부담을 온몸으로 받아내야 하는 처지일 때. 아이 함께 키우라고, 육아는 국가적으로 중요한 일이라고 하지만 돌아갈 책상은 사라져 있다. 우리는 그렇게 과로한 노동을 강요해왔다.

그 불합리함을 뚫고 나온 것이 자랑이 되어 여기저기서 ‘Latte is horse’를 외치고 있다. 틀렸다. 그 어려움 뚫고 온 당신, 존중한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느꼈던 옳지 않은 모습들은 고쳐야할 것들이지 이어가야 할 것들이 아니다. 김지영같은 ‘세상 차별은 혼자 다 겪는’ 일이 없도록 우리 주변의 차별을 하나하나 없애가야 할 일이다. 우리 사회 모두가 함께 고민해야 할 일이다. 당신과 나는 서로 죽도록 미워하자고 태어난 것이 아니지 않은가?

2019년 10월 31일

더불어민주당 청년대변인 장종화

강석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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