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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때는 말이야...’ 갑질 논란 변명하며 ‘낡은 인식’ 고스란히 드러낸 박찬주
박찬주 전 육군 대장이 63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른바 ‘공관 갑질 사건’에 대해 해명을 하며 물을 마시고 있다. 박찬주 전 육군 대장은 군 인권센터의 임태훈 소장을 향해 “삼청 교육대 교육을 한번 받아야 한다”는 발언까지 하면서 지역구에 출마의사를 밝혔다. 2019.11.04
박찬주 전 육군 대장이 63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른바 ‘공관 갑질 사건’에 대해 해명을 하며 물을 마시고 있다. 박찬주 전 육군 대장은 군 인권센터의 임태훈 소장을 향해 “삼청 교육대 교육을 한번 받아야 한다”는 발언까지 하면서 지역구에 출마의사를 밝혔다. 2019.11.04ⓒ김철수 기자

자유한국당 영입 물망에 오른 박찬주 전 육군 대장이 4일 자신을 둘러싼 ‘공관병 갑질’ 논란에 대해 “사회에서 지탄받을 정도의 수준은 아니”라고 강변했다.

박찬주, 요즘 군대 보며 “짠맛 잃은 소금 같아”
“모름지기 군대는 불합리한 것도 받아들이는 곳”
“나의 임무는 사라진 군 통수권자 찾는 것”

박 전 대장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 63빌딩 별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가장 먼저 정계 입문 의지에 대해 운을 뗀 그는 현실정치에 참여하고 싶은 이유로 “전쟁을 잊은 군대”를 꼽았다. 박 전 대장은 “우리 군대가 이런 식으로 가다가는 정말 전쟁을 수행할 수 없는 군대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군대가 민병대 수준으로 전락했다”며 “‘현역들이 목소리를 내기 어려우니 박 대장이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다’는 많은 요구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우리 군의 지휘권이 너무나 약화되고, 대적관은 흔들리고 행동의 자유가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평화·인권 중심 분위기가 초래한 군 내 질서 붕괴를 거론했는데, 박 전 대장은 정부가 군대에 평화를 주입해 정신태세가 느슨해지고, 군의 능력이 약화됐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장은 “지금 군의 능력과 태세를 약화시키는 것이 평화를 위한 길인 것처럼 호도되고 있다”며 “전쟁을 잊은 군대는 짠맛을 잃은 소금과 같다. 전쟁을 잊은 군대를 어디다 쓰겠나”라고 발끈했다.

아울러 “군대의 특성을 무시한 인권이 무분별하게 군대에 들어왔다. 지휘권을 행사할 수 없는 수준까지 도달하게 됐다”며 “모름지기 군대라는 것은 불합리한 것도 합리적으로 받아들이고 그것을 신념화해서 행동하는 게 리더십의 모토”라고 주장했다.

박 전 대장은 “불과 2년 전 만 해도 강군이었던 우리 군대가 민병대로 전락한 것의 큰 책임은 국군 통수권자에 있다”며 “지금 대한민국에 대통령은 보이지만 군 통수권자는 보이지 않는다. 저의 임무는 군 통수권자를 찾아 자기 임무를 확실히 수행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를 정치 현장으로 부른 것은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이라고 밝혔다.

박찬주 전 육군 대장이 63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른바 ‘공관 갑질 사건’에 대해 해명하고 있다. 박찬주 전 육군 대장은 군 인권센터의 임태훈 소장을 향해 “삼청 교육대 교육을 한번 받아야 한다”는 발언까지 하면서 지역구에 출마의사를 밝혔다.<br
박찬주 전 육군 대장이 63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른바 ‘공관 갑질 사건’에 대해 해명하고 있다. 박찬주 전 육군 대장은 군 인권센터의 임태훈 소장을 향해 “삼청 교육대 교육을 한번 받아야 한다”는 발언까지 하면서 지역구에 출마의사를 밝혔다.ⓒ김철수 기자

“공관병 GOP 보낸 게 유배라고?
전역하면 친구 만나 ‘군대 얘기’할 거리 만들어 주고,
북한군 쳐다보며 분단 현실 느껴보도록 한 것”

‘공관병 갑질’ 혐의로 재판을 받았던 박 전 대장은 “(정부가) 육군 대장을 포승줄로 묶어 군사법원에 세우고, 그것을 적폐 청산 상징으로 이용하려 했다. 이런 어마어마한 사법 농단을 국민들은 ‘공관병 갑질’이라는 선전·선동에 묻혀 제대로 볼 수 없었다”고 억울해했다.

그는 “제가 접한 공관병은 한결같이 중간에 떠났다. 2개월 있다 떠난 병사도 있고, 10개월 떠난 병사도 있다”며 7여 명의 공관병이 중도 이탈한 부분을 인정하면서도 자신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서는 거듭 방어적인 태도를 취했다.

박 전 대장은 시민단체 ‘군인권센터’가 자신이 거쳐 간 공간은 물론 함께 일한 공관병들까지 장기간 뒷조사했다고 주장하며 지탄했다. 그는 “특히 공관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일찍 떠난 병사들을 (군인권센터가) 집중적으로 접촉했다. 나타난 현상들은 전부 침소봉대하고 왜곡해서 언론에다가 무차별적으로 뿌려댔다”고 분노했다.

박 전 대장은 공관병들을 일반전방초소(GOP)로 ‘유배’ 보냈다는 의혹에 대해 “제가 공관병들을 보니까 공관병들이 매일 공관에서만 있다. 저희 가족은 서울에서 왔다 갔다 이중 살림을 하지만 제가 출근하고 없으면 사실 지루할 수도 있지 않겠나. 그리고 그 공관병들이 나중에 전역해서 친구들을 만나 군대 얘기를 하면 ‘도대체 우리 공관병들은 무슨 얘기를 하려나’ 그런 생각도 들었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래서 저는 아주 좋은 생각으로 ‘야, 앞으로 전위 보는 공관병들은 일주일 정도 전방에 가서 전선을 바라보고 북한군도 쳐다보고 분단의 현실을 한번 느껴보도록 하는 게 좋지 않겠느냐. 그래야 나중에 전역해서도 좀 떳떳하지 않겠느냐’ 해서 보낸 거다. 그게 GOP에 유배 보낸 거면 그럼 지금 GOP에서 수고하는 우리 장병들은 다 유배 가 있는 거냐”고 반문했다.

박 전 대장은 공관병에게 감을 따라 시키고, 골프공을 주우라고 명령한 자신의 일상적인 행동에 대해서도 문제 될 것이 없다는 당당한 입장이었다. 그는 “공관장은 상사다. 상사가 낮은 계급이냐”며 “제가 부려먹는 게 아니라 편제표에 나온 대로 임무를 수행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같은 공간에 살다 보면 갈등이 있을 수 있다”며 “서울에서 있다가 온 저의 아내가 위생관리나 식품 관리가 잘못돼 있으면 질책할 수 있는 것이다. 부모가 자식 나무라는 것을 갑질이라고 할 수 없듯, 사령관이 병사들에게 지시하는 것을 갑질이라고 표현하면 그건 지휘체계를 분란 시키는 것”이라고 훈계했다.

박 전 대장은 자신에 대해 갑질 의혹을 제기한 군인권센터를 겨냥 “활동을 중지하고 해체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군인권센터 임태훈 소장을 무고죄와 허위사실유포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고소할 것”이라며 “군인권센터 소장은 삼청교육대에 한 번 교육을 받아야 한다. 군대에 갔다 오지 않은 사람이 군대에 대해 재단하고 앞에 나가 군대를 무력화시키는 것에 대해 저는 정말 분개하지 않을 수 없다. 여기에 동조하는 정치인도 각성해야 한다”고 나무랐다.

박찬주 전 육군 대장이 63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른바 ‘공관 갑질 사건’에 대해 해명하고 있다. 박찬주 전 육군 대장은 군 인권센터의 임태훈 소장을 향해 “삼청 교육대 교육을 한번 받아야 한다”는 발언까지 하면서 지역구에 출마의사를 밝혔다.<br
박찬주 전 육군 대장이 63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른바 ‘공관 갑질 사건’에 대해 해명하고 있다. 박찬주 전 육군 대장은 군 인권센터의 임태훈 소장을 향해 “삼청 교육대 교육을 한번 받아야 한다”는 발언까지 하면서 지역구에 출마의사를 밝혔다.ⓒ김철수 기자

가족이 저지른 ‘갑질’도 앞장서 두둔한 박찬주
“아내는 어른이기 때문에 공관병에 나무랄 수 있어,
공관병 감금·폭행 혐의 무죄 나올 것
성추행사건같이 일방적인 피해자 진술만 들어 ‘곤혹’”

박 전 대장은 공관병에 대한 폭행과 감금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아내의 잘못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두둔했다. 그는 “위생·식품 관리를 못해서 공관에 쥐가 나오면 어른으로서 같은 집안에 사는 사람으로서 나무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감금도 베란다에 있는 화초에 물을 잘못 줘서 야단치긴 했는데, (아내가) 나오면서 문을 걸어 잠갔다고 한다. 그게 감금이라고 한다. (공관병이) ‘얼어 죽을 뻔했다’는데 제가 제2작전사령관에서 떠난 것은 9월 초다. 해당 병사도 8월 말에 공관 생활이 좀 어려워서 복귀시켰기 때문에 진술이 맞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또한 “썩은 과일을 던져서 (공관병) 팔에 맞았다는데, 확실하게 기억나지는 않지만 저희 가족이 서울에 있다가 내려와 보니 한라봉이 다 썩어 있었다더라. 그러면 이걸 빨리 간부 식당으로 보내든가, 집무실로 보내 수리시켜야 했는데 그렇지 못해 썩어있었으니 저희 가족이 질책한 것은 사실”이라고 시인했다.

그러면서 “같이 썩은 것(한라봉), 안 썩은 것 박스로 옮기는 과정에서 팔에 곰팡이가 묻었다고 저희는 그렇게 생각한다. 어떻게 그걸로 과일을 사람 몸에 던졌다고 생각하나. 어떻게 사람 몸에 뭘 어떻게 던질 수 있나”라고 억울해했다.

그는 “전투복에 곰팡이가 묻었다는데 저의 가족은 공관병이 전투복 입은 모습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서로 맞지 않는 진술들이 있고, 이것은 마치 ‘성추행사건같이 일방적인 피해자의 진술’이다. 때문에 저희도 상당히 곤혹스럽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장은 “저의 아내를 두둔하는 것이 아니라 (아내는) 정말 (공관병을) 사랑으로 감쌌다”며 “제가 기억하는 것은 저와 함께 외식하러 나가면 꼭 들어올 때 (공관병을 위해) 맘스터치 가서 뭘 사서 갖고 오고, 항상 먹을 것을 갖고 오고 배려했다. 공관병 생일 때 제가 다 데리고 나가서 KFC 가서 파티도 해줬다. 소문나서 다른 공관병들이 부러워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아내의 혐의에 대해 “무죄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박 전 대장은 공관병을 대한 ‘아들의 갑질’ 논란에 관해서도 적극 반박했다. 그는 당시 군 복무 중인 아들이 공관병에 속옷 빨래는 물론 갖은 잔심부름을 시켰다는 의혹에 대해 “과장된 것”이라며 “아들이 뭘 지시할 수 있는 위치는 아니다. 저희 아들도 공관에 방문할 때 항상 공관병을 생각해 통닭 몇 마리를 사 왔다”고 해명했다.

또 “제가 (공관병에) 바비큐를 많이 시켰다고 하는데, (같이 찍은) 사진을 보면 공관병이 긴장하고 있다는 생각이 안 든다. 자연스러운 표정”이라고 주장했다.

아들의 친구들도 공관병이 일한 바비큐 파티에 참석하도록 한 부분에 대해서는 “아들 친구들이 공군 병사들이다. 여자인 친구들도 왔다. 우리는 그 기간에 해외 출장을 갔다. 다 같이 우리 공관병들과 바비큐를 한 것”이라며 “음식은 내가 다 장만해줬다. 나중에 제가 알기론 거기 온 여자아이들과 공관병이 같이 친해져서 서로 소통도 하고 지냈다고 한다”고 변명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자료사진)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자료사진)ⓒ정의철 기자

내년 총선 출마 욕망 드러난 박찬주
정치권이 외면할 때 ‘자유한국당이 관심 줬다’며 감사 표해...“황교안 존경하고 좋아한다”

박 전 대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자유한국당 지도부와 상의해 연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다만 기자회견 개최 사실과 관련해 사전에 자유한국당 측에 알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와 관련된 문제를 해명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한다고 보고했다. (황 대표로부터) ‘결정을 존중한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말했다.

박 전 대장은 그동안 자신이 정치권과 언론으로부터 외면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자신에게 자유한국당이 ‘관심을 줬다’며 감사를 표했다. 특히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정미경 최고위원, 곽상도·정진석 의원 등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며 감사함을 전했다.

박 전 대장은 황 대표에 대해서는 더욱 각별한 마음을 전달했다. 그는 “지난 5월 황 대표를 만났을 때, 황 대표가 위로해주시고 자유한국당에 와서 같이 일하자고 했다”며 “제가 3심이 남아있으니 3심이 끝난 후 자유로운 몸으로 도와드리겠다고 했다”고 상기했다.

이어 “최근 제가 한 달 전,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했다. 대법원에서 지난 8월 9일 민간인 신분이 됐다는 판정을 내렸기 때문에 그것을 기초로 해서 했다. 위헌법률심판 제청이 인용되면 지금까지 이뤄진 모든 재판, 저와 제 아내의 재판이 모두 무효”라며 “제가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하게 됐다는 사실과 그런 내용들을 황 대표께도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박 전 대장은 향후 자유한국당에 입당해 활동할 의사를 부인하지 않았다. 그는 “자유한국당 최고위원들이 (저를) 동의하지 않는다는 뉴스가 나오니 기분이 좋을 일은 없다. 그러나 그렇게까지 한다면 제가 황 대표에게 부담을 드릴 일은 아니니, 황 대표에게 전화해 ‘저를 생각하지 마시고 부담 없이 결정하시라. 꼭 이번에 포함이 안 돼도 상관없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총선 출마 여부에 대해 “당에서 결정하는 대로 따르겠다. 당이 나를 필요로 해서 쓰겠다면 정말 물불을 가리지 않고 제 역할을 할 것”이라며 “당에서 필요하지 않는다면 뭐 억지로 어떻게 하나”라고 말했다.

박 전 대장은 자유한국당에서 받아준다면 고향인 ‘충남 천안을’에 출마할 의사가 있냐는 물음에 “비례대표 생각은 전혀 없다”면서도 “어디든지 험지에 가서 한 석이라도 더 차지하면 그게 당에 도움 되는 것 아닌가”라고 강조했다.

다만 당내 일부 의원으로부터 자신을 인재로 영입하는 부분과 관련해 반발이 있는 만큼 한 발짝 물러나는 모양새다. 그는 “제가 먼저 부담 갖지 말고 빼주셨으면 좋겠다고 얘기했다”며 “황 대표는 ‘잘 알겠다. 다음 기회에 보자. 끝난 게 아니다’라고 덕담하며 ‘상처받지 말라’고 말했다”고 언급했다.

박 전 대장은 ‘2차 영입 명단’에 포함됐다는 연락을 받았냐는 물음에는 “잘 모르겠다”고 했다. 이어 “당에서 저에 대해 호감도 갖지 않고 본인들 얘기하는 ‘중도확장’에 걸림돌이 된다면 굳이 그렇게 할 필요가 있겠나”라고 말했다.

그는 기자회견 말미 ‘황 대표에게 하고픈 말’을 묻자 “좋아하고 존경한다”며 “호불호를 떠나서 황 대표를 중심으로 우리끼리 건전한 비판을 통해서 하는 개선은 바람직하지만, 그것이 당에 상처를 준다든가 하는 것으로 오버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생각”이라고 전했다.

박찬주 전 육군 대장이 63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른바 ‘공관 갑질 사건’에 대해 해명을 마친 뒤 인사를 하고 있다. 박찬주 전 육군 대장은 군 인권센터의 임태훈 소장을 향해 “삼청 교육대 교육을 한번 받아야 한다”는 발언까지 하면서 지역구에 출마의사를 밝혔다. 2019.11.04
박찬주 전 육군 대장이 63빌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른바 ‘공관 갑질 사건’에 대해 해명을 마친 뒤 인사를 하고 있다. 박찬주 전 육군 대장은 군 인권센터의 임태훈 소장을 향해 “삼청 교육대 교육을 한번 받아야 한다”는 발언까지 하면서 지역구에 출마의사를 밝혔다. 2019.11.04ⓒ김철수 기자

김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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