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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도로 새누리당’으로 가겠다는 황교안의 보수 빅텐트론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어제 기자회견을 열어 보수대통합을 추진하자며 이른바 ‘보수 빅텐트론’을 꺼냈다. 황 대표는 보수대통합을 위해 자유한국당 간판은 물론 당 대표직까지 내려놓을 각오가 돼 있다고 발언했다. 또한, ‘탄핵의 강’ 양쪽에 서 있는 바른미래당 유승민계, 우리공화당 측과 소통해 왔다며 ‘분열은 용광로에 녹여내자’라고 했다. 통합 시기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으니 하루라도 빨리 ‘통합협의기구’로 헤쳐모이라고 주문했다.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은 “보수 재건의 진정한 의지가 있다면 대화를 하겠다”라고 말하며 황 대표의 통합 논의 제안에 응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유 의원은 황 대표의 자유한국당 간판을 내리겠다는 발언이나 박근혜 탄핵 관련해서 찬성인지 반대인지 묻지 않겠다는 입장이 평소 자신이 주장한 보수재건의 원칙에 부합된 측면이 있다고 판단한 듯하다. 헌집을 헐고 새집을 짓자더니 결국 금배지 앞에서는 ‘신보수의 실험’이고 뭐고 본심을 드러내고 있다. 초록은 동색이요, 가재는 게편이라더니 그 나물에 그 밥이다.

황 대표의 갑작스런 보수대통합 카드가 감흥도 진정성도 느껴지지 않는 ‘꼼수’라고 보는 이유는 분명하다. 총선을 앞둔 자유한국당의 정치적 셈법에 따른 이합집산 그 이상 이하도 아니기 때문이다. 선거철만 되면 얼굴에 철면피를 쓰고 계산기를 두들기며 여기저기 기웃거리고, 서민코스프레 정치쇼도 서슴지 않는 자들이기에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 더구나 황대표가 직접 챙겼던 박찬주 전 육군대장 영입이 얻은 것 없이 분란만 일으키고 황 대표 리더십 논란을 키운 상황에서 나온 카드라 더욱더 궁색해 보인다.

아무리 황 대표가 “미래를 위한 통합”, “문재인의 독주를 막자.”라는 그럴싸한 명분을 말한다 한들 황 대표가 말하는 보수 빅텐트론은 ‘도로 새누리당’으로 회귀하자는 안이다. 이명박, 박근혜 집권 10년간 부정부패, 민주주의를 후퇴시킨 지난날에 대한 반성이나 쇄신은 찾아보기 힘들며 두루뭉술하고 구태의연 하기 짝이 없다. 과연 통합의 대상인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우리공화당은 ‘박근혜 탄핵’에 대한 각기 다른 입장을 넘어설 수 있는지도 의문이다.

황 대표의 제안대로 보수가 하나로 통합하면 2020년 총선 승리 보장될까. 보수가 국민들에게 외면당하는 것이 ‘분열’되어 있기 때문인가. 황 대표는 정말 보수대통합이 성사되면 국민들의 표심을 얻을 수 있다고 기대한다면 이는 순진한 생각이다. 보수정권 10년간 집권하면서 벌인 온갖 패악질을 아직도 우리 국민들은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자기 식구들 끌어다가 매주 토요일마다 문재인 정부 타도를 외치며 장외 집회를 개최해도 이를 바라보는 여론은 싸늘할 뿐이다. 빼앗긴 밥그릇을 되찾겠다는 발악일 뿐 그 속에는 일말의 민생도, 민주도 없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 영남권에서 과거 지지율을 되찾았을지 모르겠지만 총선의 격전지라 할 수 있는 수도권에서의 지지율은 변동이 없는 것이 이에 대한 방증이다.

총선이 다가올수록 보수의 대통합논의도 군불 때기를 넘어 가시화될 수 있다. 다 망한 줄 알았던 보수가 이렇게 다시 뭉치고 대열 정비를 하며 권력을 탈환할 기회를 호시탐탐 노리는 상황까지 온 데에는 여당의 책임도 크다. 촛불 국민의 명령이었던 적폐청산을 제때 제대로 했더라면 어땠을지 역사가 평가할 것이다. 총선을 앞두고 온갖 꼼수들이 난무하며 결국 양당체계로 회귀 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한국 정치의 후퇴이다. 새로운 시대의 대안 정치세력에 갈증을 느끼는 까닭이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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