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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프로듀스X 101 사태, 불공정한 한국 사회의 압축판

5일 Mnet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X 101’ 생방송 투표 조작 의혹을 받고 있는 안준영 PD와 책임프로듀서 2명이 구속되었다. 이번 사건은 ‘엑스원’이라는 아이돌 그룹의 최종 멤버 11명을 선정하는 생방송 문자 투표에서 합격한 멤버 간의 투표결과가 특정 숫자가 반복되어 조작이 의심된다는 시청자들의 고발에 의해 밝혀지게 되었다.

지난 수사 기간 Mnet을 포함 몇몇 기획사들은 압수수색을 받았다. 지금까지 밝혀진 바에 따르면 투표 조작으로 인해 최종 데뷔 멤버가 2~3명 정도 바뀐 것으로 보인다. 안준영 PD 등은 기획사로부터 유흥업소 접대를 받은 혐의까지 받고 있다.

최근 고위층 자녀들의 입시 특혜 논란으로 표현되었던 한국 사회의 ‘공정성’ 논란이 이번 프로듀스X 101 사태에서도 나타났다. 시청자들은 내가 응원하는 아이돌 연습생을 내 손으로 홍보하고 투표하면 실제로 데뷔시킬 수 있다고 믿었다. 프로듀스 X 101은 그런 시청자들을 ‘국민 프로듀서님’이라고 불렀다. 믿음은 산산조각 깨졌다. 프로그램에 참가한 한 아이돌 연습생은 “처음부터 각 기획사별로 몇 명씩 합격자가 어느 정도 정해져 있는 것 같았다”고 했다. 연습생들이 얼마나 열심히 연습을 하든, 국민 프로듀서들이 얼마나 열심히 홍보를 하든 상관없이 최종 데뷔 멤버는 기획사와 방송사 간의 ‘뒷돈’ 그리고 ‘접대’에 의해 결판이 났다.

프로그램의 특성상 출연자들도 주로 10대에서 20대의 아이돌 연습생들이었고, 시청자들도 10대 청소년이 가장 많았다고 한다. 이번 프로듀스X101사태로 인해 공정할 줄 알았던 오디션에 참가한 연습생들도, 많은 청소년 시청자들도, 한국 사회의 불공정성에 대한 각인은 더욱 커졌을 것이다. 힘 있고 빽 있는 자녀가 명문대에 합격하듯, 힘 있는 기획사 연습생이 자동으로 합격하는 이 모습이 마치 불공정한 한국 사회의 축소판을 보는 것 같다. ‘취업사기’라는 말이 딱 맞다.

이제 ‘불공정’한 프로듀스X 101에서 상처받은 아이돌 연습생들과 시청자들은 ‘공정한’ 수사 결과라도 기다리고 있다. 방송사와 기획사들이 벌인 뒤가 구린 세계에서 상처받은 마음을 치유하고, ‘취업사기’가 판치지 않는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이번 사건에서 교훈이라도 남기고 싶은 심정으로 말이다.

마지막으로 CJ ENM과 Mnet은 안준영PD 등 프로듀스 X 101 제작진들이 단독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처럼 행세하고 있는데,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다. 안준영 PD 외에도 CJ ENM과 Mnet 관계자 중 투표 조작에 관여한 자가 있는지 반드시 색출해야 할 것이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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