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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과 박찬주가 말하는 ‘고난’은 무엇?… 자신의 문제를 ‘하나님이 준 고난’이라며 합리화
부산 부전교회에서 간증하고 있는 박찬주 전 대장
부산 부전교회에서 간증하고 있는 박찬주 전 대장ⓒ부산 부전교회 홈페이지 캡쳐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영입을 시도했던 박찬주 전 대장과 관련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황교안 대표는 국민 여론에 밀려 발을 빼고 있지만, 박찬주 전 대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출마를 강행하겠다고 밝히면서 논란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황 대표가 갑질 논란을 빚은 박찬주 전 대장을 “귀한 분”이라고 칭송하며 영입하려 했던 배경엔 정치적 입장뿐 아니라, ‘보수적 성향의 개신교’라는 종교적 배경도 자리하고 있다. 개신교 전도사인 황 대표와 장로인 박 전 대장은 정치권에 뛰어들기 전에 전국의 교회를 돌며 간증을 통해 종교적 의미로 포장된 정치적 메시지를 전해왔고, 자신의 잘못으로 비롯된 문제를 ‘하나님이 주신 고난’이라고 합리화하는 비슷한 행보를 보였다.

박찬주 전 대장
“분노와 절망 속에서 주님의 손길 느껴”

박 전 대장은 지난 8월 23일 부산 부전교회에서 간증을 통해 “군의 정상에 올라섰을 때 저는 끝없이 추락했다. 현역 대장의 신분으로 하루아침에 포승줄에 묶여서 국방부 지하 영창에 수감돼 있을 때는 정말 이곳이 대한민국이 맞나 하는 정도의 큰 분노와 절망을 느끼기도 했다”며 “그 모든걸 겪으면서, 그 분노와 절망 속에서도 무언가 어떤 손길이 작용하는 거 아니냐 의구심, 그런데 그 손길이 사실은 주님이다. 주님께서 이루어가고 계심을 절실히 느끼게 됐다. 우리 크리스천들에게 ‘고난’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고는 우리의 신앙을 설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공관병 갑질 논란 등 자신을 향한 비판에 대해선 “인권단체에서 어떤 걸 폭로하고, 과장, 왜곡해서 하면 언론에서 그것을 증폭시키고, 사회적 공분이 일어나면 국가권력이 수사를 하는, 제가 봤을 때는 비정상적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느꼈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 전 대장은 공관병 갑질 논란이 인권단체 등이 비정상적으로 자신을 몰아세운 사건이라고 변명했고, 이런 논란 때문에 대장직에서 예편되고, 법적 판결을 받은 과정을 ‘하나님이 주신 고난’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박 전 대장은 지난 6월 이후 전국 교회를 돌며 간증을 하면서 이런 주장을 되풀이했다. 지난 4일 기자회견에서 박 전 대장이 4일 자신의 ‘공관병 갑질’ 문제를 제기한 군인권센터 임태훈 소장을 향해 “삼청교육대 교육을 한 번 받아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는 막말을 쏟아낸 것도 이런 생각이 깔려있었기 때문이다.

간증하고 있는 환교안 대표
간증하고 있는 환교안 대표ⓒ유튜브 캡쳐

황교안 대표
“하나님께서 ‘환란’으로부터 도피를
허락해주신 것에 감사드렸다”

이런 박 저 대장의 주장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정치에 나서기 전에 전국을 돌며 했던 간증에서도 비슷한 주장이 등장한다. 2017년 10월22일 경기 남양주 창대교회에서 한 간증에서 황 대표는 “행복의 변환점은 ‘예수 믿음’에 있다. 믿는 이에게 한없는 복을 주신다. 물론 고난도 있다. 사도 바울도 순교를 당했다. 손해와 조롱을 받기도 한다. ‘예수 믿는데 왜 그 모양이냐'는 빈정대는 말을 듣기도 한다. 믿는다고 해서 고난이 면제되는 건 아니다. 좌천을 당하는 등 잘 안 될 때도 있었다. 그러나 돌이켜 보면 하나님이 피난처를 주신 것”이라며 “믿는 자는 고난을 이길 수 있다. 2013년 법무장관 후보자 당시 야당의 엄청난 공격에도 인사 청문 경과 보고서가 채택됐다. 낙마 1호로 꼽혔는데, 기적 같은 일이 벌어진 것이다. 하나님의 은혜다. 법무장관 시절 성과도 거뒀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앞서 지난 2011년 5월11일 부산 호산나교회 특별 강연에서 김대중 대통령을 지칭해 “이런 분이 대통령이 딱 되고 나니까 서울지검 공안부에 있던 검사들, 전부 좌천됐다”면서 자신은 한직인 사법연수원 교수로 있어 직접적인 인사 피해를 입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하나님께 ‘환란’으로부터 도피를 허락해주신 것에 감사드렸다”고 말하기도 했다.

황 대표는 공안검사로서 승승장구하다 정권교체로 인해 자신이 마주했던 어려움을 ‘고난’과 ‘환란’이라고 주장했다. ‘환란’과 ‘고난’은 기독교적인 의미가 담긴 단어다. 악의 세력에 의해 하나님의 세력 또는 예수를 따르는 이들이 당하는 고통을 의미한다. 김대중 정부의 검찰 인사와 박근혜 정부 시절 야당에 의한 인사 검증을 ‘환란’과 ‘고난’이라고 표현하게 되면, 더구나 하나님께서 그 환란과 고난을 피할 수 있도록 했다고 고백하는 순간 김대중 대통령과 이를 지지하는 세력과 박근혜 정부 당시 야당 세력은 ‘악’이 되고 황 대표 자신을 비롯한 공안검사들은 ‘선’이 된다. 박 전 대장도 마찬가지다. ‘공관병 갑질’ 무제를 하나님이 허락하신 시련이자 고난이라고 고백하는 순간 자신은 ‘선’이 되고 공관병 갑질 의혹을 제기한 인권단체 등은 ‘악’이 된다.

고난은 기독교의 핵심 신앙이다. 민중과 함께 고난의 겪다 십자가 못박혀 죽은 예수는 다시 부활한다. 진리를 위해 고난을 마다하지 않겠다는 기독교의 상징이 바로 십자가다. 그런데, 황 대표와 박 전 대장은 자신의 잘못으로 비롯된 문제를 고난이라는 말로 합리화하고 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센터 소장인 박승렬 목사는 “고난은 타인을 위한 희생을 의미한다. 자신의 잘못으로 인해 발생한 일을 고난이라고 말하는 건,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지 않으려는 회피 심리”이라며 “회개가 이어지지 않는 고난은 결국 자기 합리화에 불과하다. 더구나 이번에 갑질 의혹을 제기한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에게 삼청교육대 운운한 것은 자기 반성이 없는 모습을 여실히 보여 줬다. 박찬주 전 대장이 말하는 고난은 자신의 잘못을 지적한 이들을 오히려 가해자로 만드는 왜곡”이라고 꼬집었다.

권종술 기자

문화와 종교 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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