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보기
댓글보기
[단독] 주한미군 작전·유지비 갑자기 2배 늘었다고? 일본·독일과도 현격한 차이
미 국방부가 올해 3월 발간한 해외주둔 미군 비용 예산서를 분석한 결과, 주한미군 작전·유지 비용이 갑자기 2배 이상 증액된 것으로 드러났다.(표는 해당 예산서를 기반으로 작성한 도표임)
미 국방부가 올해 3월 발간한 해외주둔 미군 비용 예산서를 분석한 결과, 주한미군 작전·유지 비용이 갑자기 2배 이상 증액된 것으로 드러났다.(표는 해당 예산서를 기반으로 작성한 도표임)ⓒ해당 문서 정리 도표

미국이 최근 우리 정부에 주한미군 분담금을 유례없는 수준으로 대폭 인상하라고 압박하는 가운데, 미 국방부가 작성한 해외주둔 미군 관련 예산서에서 주한미군의 작전·유지 비용이 갑자기 2배 이상 폭증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2만8천 명 규모의 주한미군 작전·유지 비용이 4만 명 규모의 주일미군보다 약 4억 달러가 많게 책정되는 등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대목도 드러났다. 미국이 우리 정부에 분담금 증액을 압박하기 위해 짜맞추기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이는 대목이다.

기자가 미국 국방부가 올해 3월 발간한 미군 작전·유지 예산서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 2020년 회계연도 주한미군의 주둔비용은 약 44억 달러(약 5조1천억 원)으로 밝혀졌다. 이중 인건비는 약 21억 달러(2조4천억 원)이고 작전·유지 비용은 약 22억 달러(약 2조5천억 원)인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이 매년 발간하는 해외주둔 미군의 비용 예산 명세서는 군인 인건비(Military Personnel)와 작전·유지비(Operation & Maintenance), 군사 건설비(Military Construction), 주택 비용(Family Housing) 등의 항목이 포함된다. 이중 주로 군인 임금을 차지하는 인건비와 군사작전 수행과 운영을 위한 작전·유지비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런데 미 국방부가 지난해 3월 발간한 2019년 회계연도 예산서에서는 당초 주한미군 작전·유지 비용이 약 11억3천만 달러(약 1조3천억 원)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따라서 같은 비용이 갑자기 2배 증액된 셈이다.

이미 지난 연도의 작전·유지 비용도 2배 인상된 액수로 수정돼
주일미군·주독미군과 비교해도 이해 안돼

하지만 미 국방부는 올해 발간한 예산서에서 해당 2019년 회계연도 금액을 약 22억 달러로 수정해 표기했다. 따라서 올해 예산서만 봐서는 마치 지난해와 별다른 차이가 없고 증액된 내용도 알 수 없게 둔갑한 것이다.

2018년 회계연도 작전·유지 비용도 마찬가지다. 애초 지난해 발간된 예산서에서는 약 10억 달러로 표기돼 있었으나 이 또한 올해 발간된 문서에서는 약 22억 달러로 수정됐다. 쉽게 말해 올해 발행된 예산서에서 2년 전에 이미 집행된 작전·유지 비용도 2배로 부풀린 셈이다.

주한미군의 이 같은 작전·유지 비용 예산 증액은 주일미군이나 주독미군 예산과 비교해봐도 납득이 되지 않는 상황이다. 주한미군보다 규모가 큰 주일미군은 2020년 회계연도 전체 주둔비용이 약 53억 달러이지만, 작전·유지 비용은 약 18억 달러에 불과했다. 주한미군보다 4억 달러가 적은 셈이다.

또 주일미군의 작전·유지 비용도 올해 수정한 예산서에서 다소 증액되기는 했지만, 고작 2∼3억 달러가 증가하는 데 그쳤다. 약 5만3천 명 규모의 주독미군의 경우도 수정된 예산서에서 작전·유지 비용 늘기는 했지만, 약 기존 대비 약 26%∼60%가 증가했다. 유독 주한미군의 경우만 거의 2배 이상 증액된 것이다.

한·미 연합 해안양륙군수지원훈련(C
한·미 연합 해안양륙군수지원훈련(Cⓒ김철수 기자

대규모 연합훈련 중단·축소했는데도 작전·유지 비용 2배 증가는 어불성설

지난 2018년 6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이후 대규모 한미합동군사훈련도 중단되고 여타 훈련도 축소된 가운데 주한미군이 인건비는 그대로 있으면서 유독 작전·유지 비용만 배로 증가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관해 익명을 요구한 주한미군 관계자는 7일, “왜 작전·유지 비용이 그렇게 배로 증가했는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미 국방부(펜타곤)에서 예산서를 작성하는 관계로 담당 부서에 알아보겠지만, 당장 뭐라고 답변할 수는 없다”고 부연했다.

과거 한미 방위비 협상에 관계한 외교부의 한 소식통은 “예산서 작성 주체가 미국이기 때문에 작년 협상 당시에도 그들이 작성한 예산서에 관해서는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다만 “지난해 협상에도 미국이 자신들이 주한미군의 작전이나 유지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며 나름의 문서를 제시한 적은 있다”고 덧붙였다.

우원식 국회의원(민주당)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기본적으로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규정에 따라 우리는 시설과 부지 제공 외에 주한미군 주둔에 필요한 비용을 댈 의무는 없다”면서 “더구나 5배 가까이 요구한다는 것은 한미동맹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 의원은 이어 ‘미국이 협상을 앞두고 갑자기 예산서에서 주한미군 작전·유지 비용을 2배 이상 증액했다’는 기자는 지적에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분담금은 국회의 비준도 받아야 하는 국민 세금이 들어가는 문제”라며 “투명성 확보 차원에서도 우리 정부 협상팀에서도 이 문제를 파악해 보도록 요구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원식 전문기자

국제전문 기자입니다. 외교, 안보, 통일 문제에 관심이 많습니다.

기자를 응원해주세요

기사 잘 보셨나요? 독자님의 작은 응원이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독자님의 후원금은 모두 기자에게 전달됩니다.

이시각 주요기사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카카오스토리2
닫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