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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모병제’, 여야 가릴 것 없이 찬반 논쟁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 확대간부회의.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민주당 확대간부회의.ⓒ뉴시스

'모병제 전환'이 8일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이 단계적인 모병제 도입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나서자 정치권에서 관련 논의에 불이 붙은 것이다. 그동안 모병제를 둘러싼 찬반 논쟁이 팽팽했던 만큼, 여야 가릴 것 없이 다양한 의견이 쏟아지는 모양새다.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모병제 전환에 대해 당에서 공식적으로 논의한 적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파장은 계속되고 있다. 당장 민주당 내부에서도 모병제 도입에 다른 목소리가 터져 나왔기 때문이다.

김해영 최고위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개인적인 의견"을 전제로 모병제 전환 논의는 시기상조라며 우려하는 입장을 밝혔다.

김 최고위원은 "많은 국가에서 모병제를 실시하고 있다고 하나 우리나라의 경우 전 세계 유일한 분단 국가이고, 군사 강국에 둘러싸여 있다는 특수성이 있다"며 "이러한 엄중한 안보 현실에 비추어 볼 때 섣부른 모병제 전환은 안보에 대한 국민 불안을 야기시키고, 우리 군이 최적의 전투력을 유지하는 데 있어 장애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 최고위원은 "더군다나 빈부 격차가 갈수록 커져가고 있는 격차 사회에서 모병제로 전환될 경우 주로 경제적 약자 계층으로 군 복무 인원이 구성되어 계층 간 위화감을 조성하고, 사회 통합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며 "모병제 전환 논의는 대단히 신중하게 이뤄져야 할 것이고, 현재 대한민국의 상황에서 모병제로의 전환은 시기상조라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그러자 장경태 전국청년위원장이 반박했다.

장 위원장은 "이제 우리 사회가 (모병제 전환을) 고민하고 논의해야 할 사안"이라며 "인구 절벽이 가속화되어 징집제 유지 자체가 어려워지고 있다. 숙련되어 병장이 되면 전역하는 것이 아니라 직업 군인이 훈련된 임무를 수행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위원장은 또한 "모병제는 누구는 가고 안 가고의 문제가 아닌 복무한 사람에게 충분한 보상과 예우를 해주는 방안"이라며 "우리 사회가 고질적으로 갖고 있는 청년 실업, 병역 기피, 남녀 간 차별, 경력 단절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장 위원장은 "문제는 전환 시기와 전환 과정"이라며 "모병제로 단계적 전환 등 우리 사회가 미래로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하고 점진적으로 추진해 가야 한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9.11.08.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19.11.08.ⓒ뉴시스

모병제를 둘러싼 논쟁은 자유한국당에서도 벌어졌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언젠가는 이 모병제를 검토해야 될 때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민주당이 신중해야 할 병역에 관한 사항을 총선을 앞두고 총선 포퓰리즘성 공약으로 던져놓고 있다. 매우 신중치 않은 자세"라고 비판했다.

나 원내대표는 "모병제는 잘못 시행되면 결국 재산의 다과에 따라서 군대 가는 사람과 안 가는 사람이 결정되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매우 확산되고 있다"며 "지키지 못할 약속 남발해서 선거에서 써먹을 생각 말고, 정말 우리 젊은 남성들을 위한 정책, 우리 대한민국 안보를 위한 정책을 제대로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자유한국당 소속 윤상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은 당 입장과 달리 모병제 전환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 위원장은 같은 날 페이스북 글을 통해 "모병제 논의를 환영한다"며 "총선을 앞두고 있어 경계와 비판이 있지만 이젠 공론화할 때가 됐다. 더 늦출 수 없다. 이 문제는 보수·진보를 넘어선 초당파적 이슈"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윤 위원장은 "지금의 징병제로는 숙련된 정예 강군을 만들 수 없다"며 "핵심 전투병과부터 직업군인제로 전환해야 한다. 직업의식으로 무장된 전투 요원은 현재 붕괴되고 있는 병영과 전투력을 획기적으로 개선시켜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 위원장은 "현재의 전투 장비는 고가의 첨단장비로 숙련된 직업군인이 다뤄야 고도의 전투력을 확보할 수 있다. 징집 자원이 줄고 있는 것도 현실"이라며 "바로 (모병제 전환) 논의를 시작하자"고 제안했다.

무소속 박지원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모병제 전환 논의의 필요성을 호소했다.

박 의원은 "모병제? 뜬금없는 소리가 아니다. DJ 집권 말 제가 비서실장 재임 때 모병제를 검토했다"며 복무기간 단축으로 인한 국고 손실, 9급 공무원 10여만개 일자리 창출 등 임기 말이라 실현 가능성이 희박해 당시 대선후보가 공약하도록 하자고 결정. 몇 년 후 손학규 (당시)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에게 설명했지만 무반응으로 빛을 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총선용이라 마냥 매도할 것이 아니라 공론화하여 진지하게 국민적 토론이 필요한 주제"라고 강조했다.

작년 지방선거 당시 모병제를 공약으로 내걸었던 민중당도 논평을 내고 "모병제로 전환은 새로운 시대의 요구"라며 "더 늦지 않게 지금 당장 모병제 전환과 군 운용구조의 전면적인 개혁을 공론화하자"고 촉구했다. 정의당 윤소하 원내대표도 전날 모병제 전환 논의에 환영한다는 의사를 밝히며 "국회 토론회 등을 거쳐 공론화 과정을 밟자"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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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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