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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정의 농업수다] 휴경명령제, 농사 지으면 혼난다?

11월 30일 전국농민대회와 전국민중대회를 앞둔 요즘, 농민들 사이에서는 ‘직불제 개악 저지’가 연일 화두다. 농민들이 정부의 직불제 개편을 직불제 개악이라 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수확기 쌀값이 쌀 목표가격(현재 188,000원)에 미치지 못할 경우 쌀값의 85%를 보전하는 정책인 변동직불제를 폐지하겠다는 것은 쌀값에서 정부는 손 떼겠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쌀값 안정 대책 없는 변동직불제 폐지는 절대 안된다는 농민의 말은 차단됐다.

정부는 변동직불제를 폐지하고 소농직불제를 도입하겠다고 하는데 이 ‘소농’이라는 기준이 애매해 대상이 명확하지 않다. 0.5ha 미만 농가에 년 80만 원을 지급하는 정도로 양극화를 해소하겠다는 발상도 어처구니가 없다.

농민들 뒤통수치는 일이 또 있다. 바로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대표 발의한 ‘양곡관리법 개정안’이다. 이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처음에 황주홍 농림축산해양수산위원장이 발의했다가 농민단체들의 강한 반대로 철회된 바 있다. 농민들이 강력히 반대한 개정안이 발의자만 바뀐 채 다시 나타났으니 농민들은 환장할 노릇이다.

쌀값 폭락을 비판하는 집회에 참여하고자 나락을 싣은 트럭을 타고 상경 중인 농민.(자료사진)
쌀값 폭락을 비판하는 집회에 참여하고자 나락을 싣은 트럭을 타고 상경 중인 농민.(자료사진)ⓒ김철수 기자

양곡관리법 개정안 4가지 문제점

이 개정안의 문제점은 네 가지로 말할 수 있다. 첫째, 휴경명령제다. 휴경명령제는 재배면적 조정의무제라고도 부른다. 재배면적 관리 명목으로 모든 작물에 적용이 되고 휴경을 강제한다. 박완주 의원이 대표 발의한 ‘쌀 소득보전 직불제법 전부개정안’에 들어가 있는 내용이다. 쉽게 말해 휴경명령제를 양곡에 적용하기 위해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넣은 것이고, 양곡관리법은 쌀 소득보전 직불제법과 쌍둥이 법안 같다.

외국에서는 휴경직불제를 도입하기도 한다. 대신 휴경이 필요한 경우, 국가가 보상을 한다. 하지만 양곡관리법 개정안에는 어떠한 인센티브도 없다. 농민에게 아무런 보상도 없이 휴경 명령만 하는 것이다. 이를 거부할 경우에는 최장 8년간 직불금 지급을 못 받게 되는 페널티만 있다. 당근을 주어도 부족할 판에 채찍을 들고 갈기는 꼴이다.

둘째, 매입량과 매입가격을 기획재정부 장관과 협의를 한다. 기재부 장관과 협의 후에 양곡수급안정대책을 수립하고 공표하게 되어 있다. 이는 기재부 장관의 허락 없이는 어떠한 정책도 농식품부 독자적으로 수립할 수 없는 것을 의미한다.

셋째, 국회는 매입가격에 동의권이 없다. 가격결정에 국회의 동의권이 사라지면 농민들의 목소리를 전달할 창구가 없어지는 것이다.

넷째, 농협이 매입하고 농협이 보관하고 손실 발생 시엔 정부는 농협에 손실보전을 한다. 이런 이유로 최근 농협 RPC 조합장 협의회 명의의 양곡관리법 개정안 찬성 서명운동이 진행 되려했고, 농민들 반발로 철회했다.

농사지을 권리 지키는 농민들의 투쟁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철회되어야 한다. 휴경명령제라는 독소조항으로 농민기본권을 심하게 훼손하고 있다. 정부는 농민을 짓밟다 못해 죽이려 하고 있다. 농민이 경작권과 작물선택권을 뺏기는 것은 생업을 잃는 것과 같다. 세상에 농민의 경작권과 작물선택권을 빼앗는 나라는 없다.

역대 정부는 저농산물값 정책으로 농민을 농촌에서 내쫓았다. 농지를 빼앗아 대기업과 지주에게 바쳤다. 이제 농사를 짓지 말라고 한다. 막가자는 것이다. 그래서 막판에 몰린 농민은 끝장 보기 투쟁을 할 수밖에 없다. 직불제 개악 저지 투쟁은 농사지을 권리를 지키는 투쟁이다.

홍수정 전국농민회총연맹 정책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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