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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노무사 상담일지] 상사의 폭언, 이렇게 대처해 보자

얼마 전, 상사의 반복되는 폭언과 관련한 상담을 하게 되었습니다. 직원이 30명 정도 되는 회사에서 어느 관리자가 매주 자기 부서 직원들과 술자리를 마련하고, 술자리에 참여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주겠다고 공공연히 이야기한다는 것입니다. 더 큰 문제는 술자리가 깊어질 무렵이면 어김없이 술에 취해 특정 부하직원에게 ‘너 당장 내일 사표 써라. 회사에는 네가 필요없다.’고 집요하게 이야기하는 것이었습니다. 다음 날 이에 대해 물어보면 ‘술에 취해 잘 생각이 나지 않는다.’고만 하니 부하직원 입장에서는 불쾌함을 넘어 불안감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상사의 이러한 행동이 지속 되자 폭언의 대상이 된 직원은 자괴감을 느껴 실제로 퇴사를 고민하게 되었는데, 자기 이전에도 그 관리자의 행동 때문에 스스로 직장을 그만둔 직원이 몇 명이나 더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대로 그만두기에는 억울하다는 생각에 상담을 요청하게 된 것입니다.

저는 내담자에게 일단 회사에서 관리자의 이러한 행동을 알고 있는지 파악하고, 공식적 문제제기를 해야 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회사에 공식적으로 문제제기할 수 있는 통로가 있느냐고 물어보자 소규모 회사이기 때문에 대표님과 면담 요청을 하면 수일내로 면담이 가능하다고 하기에, 그렇다면 대표님과 면담요청을 하고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라고 조언했습니다.

‘1. 관리자가 직원들에게 반복적으로 폭언을 하며, 이로 인해 이미 몇 명의 직원이 퇴사한 사실을 파악하고 계시는가?’

‘2. 그 관리자가 반복적으로 퇴사요구를 하는 것이 관리자 개인의 의견인가 아니면 회사의 뜻이 반영된 것인가? 회사의 뜻이 반영된 것이 아니라면 관리자가 더이상 그런 행동을 하지 못하게 주의를 주고, 회사의 뜻이 반영된 것이 아니라면 정식으로 해고 통지를 해라.’

‘3. 관리자의 폭언이 계속된다면 다시 한번 면담을 요청하고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신고를 하겠다.’

폭언으로 고통받는 노동자들(자료사진)
폭언으로 고통받는 노동자들(자료사진)ⓒ민중의소리 김보성 기자

상사의 폭언은 직장 내 괴롭힘의 유형 중에서도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폭언을 비롯한 직장 내 괴롭힘이 주로 비공식적인 공간에서,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고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경우에는 이러한 행위들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 입증자료와 증인을 확보하고, 사건을 최대한 공식화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일단 직장에 공식적인 문제제기 내지 고충처리 절차가 있는지 확인하여 이를 통해 문제제기하고, 그러한 절차가 없다면 대표자 또는 상급 책임자와 면담을 요청하는 것도 좋습니다. 올해부터 시행된 직장 내 괴롭힘 관련 법규정도, 일차적으로는 직장 내 절차를 통해 직장 내 괴롭힘을 해결할 것을 전제로 내용이 구성되어 있습니다.

물론 회사 내의 절차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특히 폭언의 당사자가 회사의 대표이거나 직장의 다른 구성원들이 오히려 가해자를 감싸는 경우 합리적 해결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노동부에 직장 내 괴롭힘 관련 진정을 제기하는 것이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현재 직장 내 괴롭힘 방지 관련 법규정은 직장 내 괴롭힘을 한 사람이나 직장 괴롭힘 문제를 제대로 처리하지 않은 사업주를 처벌하는 규정이 없습니다. 직장내 괴롭힘 신고를 한 것을 이유로 오히려 신고한 근로자에게 불이익한 처분을 하는 경우에 대해서만 처벌규정이 있죠. 그래서 직장 내 괴롭힘 방지 관련 법규정에 대해서 실효성에 문제제기를 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물론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앞으로 보완이 필요하지만 그렇다고 노동부에 진정을 하는 것이 전혀 효과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만약 노동부가 직장 내 괴롭힘이 발생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시정지시를 내린다면 현실적으로 이를 무시할 수 있는 사용자는 많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와 관련한 다른 법적 다툼에서도 노동부의 판단이 중요한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김종현 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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