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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석 전 장관 “북, 일방적 제재에 굴복하지 않을 경제적 기반 갖췄다”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자료사진)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자료사진)ⓒ뉴시스

북한이 미국 주도의 고강도 경제제재에 놓여 있지만,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경제집중노선의 성과로 이미 자체적인 내부 발전 동력이 확보됐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일방적인 대북제재를 통해 북한을 굴복시키는 것은 불가능한 단계에 진입했다는 의미다.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은 28일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신간 '제재 속의 북한경제, 밀어서 잠금 해제' 출판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러한 견해를 피력했다. 그는 "북한이 대외적인 경제확장은 되지 않고 있지만, 김정은 위원장의 경제 올인 정책과 과학기술 중시 정책 등으로 성장해나갈 수 있는 기본 동력은 갖췄다"고 밝혔다.

이 전 장관은 "중국 못지않게 단번에 고도의 경제성장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김 위원장은 자신의 청사진을 실현하기 위해 비핵화협상에 나온 것"이라면서도 "일방적 제재로 북한이 굴복하지 않을 만한, 먹고 살 수 있을 만큼의 기반을 만든 게 지금의 북한"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이 지난해 4월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3차 전원회의에서 '사회주의경제발전 총력 집중'을 새로운 국가전략 노선으로 제시한 점을 거론하며, 김 위원장의 경제발전 의지를 중국 덩샤오핑(鄧小平)의 사회주의 개혁·개방 정책에 빗댔다.

이 전 장관은 "1978년 덩샤오핑이 사회주의 개혁·개방을 선언했던 시점의 분위기와 시기적으로 많은 차이가 있지만 유사성이 있다"며 "김 위원장은 중국의 경험을 자신의 방식으로 벤치마킹하고 있다. 쉽게 물러설 것 같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지도집단은 생산력 중심의 사고를 하고 있다. 기존과 달리 지금은 생산과 분배의 단위를 '개인'으로 놓고 있다"며 "김 위원장의 생각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등 선대와 다른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선대와) 발전관 자체가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덧붙였다.

이 전 장관은 "최근 북한에서는 과거 같았으면 '반혁명' 또는 '수정주의'라고 할 만한 개혁 지향적인 단어가 용어들이 마구 나오고 있다"며 "우리가 실감할 수 있을 만큼 북한의 변화가 굉장히 크다. 그 변화라는 게 이제는 굉장히 구조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그는 "북한이 고도경제성장에 대한 강한 열망이 있어도 일방적인 비핵화 조치 요구는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전 장관은 "제재 해제를 하지 않고 먼저 비핵화 조치를 하는 것이 자신의 목숨을 바꾸는 것으로 생각할 것"이라며 "아무리 고도성장이 중요해도 그것(안전보장)과는 안 바꾼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 전 장관이 최은주 세종연구소 연구위원 등과 함께 발간한 신간 '제재 속의 북한 경제, 밀어서 잠금해제'는 "일방적인 대북제재를 통해 북한을 굴복시켜 비핵화를 실현하고자 하는 접근 방식에 대한 재고가 필요하다"고 밝히고 있다.

신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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