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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지금까지 이런 미국 대사는 없었다

주한 미국대사 해리 해리스의 외교적 결례가 용인할 범위를 넘어섰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관계국끼리 우호와 이해를 증진하고 갈등의 원만한 조율에 나서야 할 외교관의 자세라곤 전혀 볼 수 없는 고압적 언행 때문이다.

이미 우리는 '지소미아'와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 정국에서 나온 그의 몽니와 협박을 잘 알고 있다. '지소미아' 종료를 불러온 일본의 외교적 책임엔 눈 감으면서 우리 정부에게만 철회를 압박해 와 빈축을 샀고, 국회 정보위원장을 자기 집에 오라 가라 하더니 “방위비 50억 달러”를 20번이나 반복하는 추태까지 부린 일이다.

이는 주권국 국민을 대상으로 한 노골적 모욕이며 그 대표인 국회의원까지 쥐락펴락할 수 있다는 오만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작년 9월 평양정상회담에 참여한 재벌가의 관계자들을 불러내 막후를 캐내려 하거나 미국 기업 이익을 위해 국내법을 고치라고 하는 등 내정간섭까지 일삼았다고 한다. 심지어 이미 약속한 정부출연기관 포럼 일정을 일방적으로 어기면서까지 찾은 곳이 미국 햄버거 프랜차이즈 개점식이었다고 하니 상대를 고려하지 않는 안하무인은 거의 일상적 수준인 셈이다.

하물며 지난 9월 여야 국회의원을 만난 자리에서 철 지난 종북좌파란 말로 문재인 대통령의 참모를 겨냥했다는 의구심까지 일면서는 이제 더 이상 지켜볼 수만은 없는 지경이 되었다고 본다. 민중당 김종훈 의원은 이참에 해리스를 추방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페르소나 논 그라타'(persona non grata, 외교적 기피 인물) 지정을 요구했다. 우리 정부가 이러한 지정을 상대국에 통고하면 파견국은 해당 외교사절을 소환하거나 그 직을 박탈하는 것이 국제외교의 일반적 관례다.

사실 해리스는 미 대사로 와서는 안 될 인물이었다. 해군제독 출신으로 한국에 오기 전까지 미국의 태평양사령관이었던 그는 북한과의 충돌이 있을 경우 전면 전쟁까지 감수한다는 초강경파에 속했다. 아예 노골적으로 일반인이 상상할 수 없는 군사적 옵션이 있다며 북한을 직접 자극하기도 했다. 하노이 북미 회담의 불발로 온 국민이 안타까워했을 당시에도 강경론의 입장에서 노딜이 낫다며 평화 무드에 찬물을 끼얹었다.

자제하라는 정부의 언질도 있었지만 지금껏 전혀 아랑곳하지 않던 그의 행보를 보면 우리 국민이 당할 굴욕도 더 커지고 깊어질 게 분명하다. 주권국가라면 더 이상 참아줄 이유가 없다. 지금이 어느 시대라고 식민지 총독이나 되는 양 안하무인이란 말인가. 추방하지 않는 게 이상하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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