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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낯설지만 아주 가까이 있는, 한국을 찾은 난민들의 실제 이야기 ‘낯선 이웃’
낯선 이웃
낯선 이웃ⓒ이데아

지난해 제주도에 입국한 예멘 출신 난민을 두고 사회적으로 논란이 일었다. “제주에 있는 예멘 난민들은 가짜 난민이다”, “난민이 들어오면 범죄율이 높아진다” 등 난민을 둘러싼 가짜 뉴스까지 유포되면서 난민 문제는 인도적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마치 우리 사회를 범죄로부터 지키는 문제로 해석됐다. 보수적 성향의 개신교 신자들을 중심으로 이슬람에 대한 혐오와 공포가 확산하면서 난민들에겐 ‘범죄자’, ‘테러리스트’ 같은 낙인이 찍혔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의 황교안 대표조차 “외국인은 우리나라에 그동안 기여해온 바가 없기 때문에 산술적으로 똑같이 임금수준을 유지해줘야 한다는 건 공정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혐오적 시각을 공개적으로 드러내며 혐오 확산에 가담했다.

하지만, 아직은 낯설은 우리의 이웃인 난민들은 과거 나라를 잃고 떠돌던 우리의 모습이기도 하고, 또한 그 어떤 이들도 뜻하지 않게 만날 수 있는 현실이다. 태국, 카슈미르, 발루치스탄, 시리아, 에티오피아, 민주콩고 등 12개 나라에서 온 한국의 난민들을 소개한 한겨레21 이재호 기자의 책 ‘낯선 이웃’이 출간됐다.

이 책은 2018년 한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예멘 난민을 포함해 총 12개 국가에서 온갖 박해를 피해 한국으로 온 난민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책은 이런 질문을 던지고 있다. 왜 한국에서 유독 난민은 환영받지 못할까? 오해와 편견, 나아가 혐오에서 비롯된 경향이 크다. 먼저 난민을 받아들이면 한국 사회의 범죄율(성범죄 포함)은 과연 올라갈까? 2017년 기준 통계를 보면, 한국인 10만 명당 범죄자 수는 3636명인데 비해 외국인 10만 명당 범죄자 수는 1654명으로 절반에도 못 미친다. 상식적으로도 한국 사회에서 가뜩이나 곱지 않은 시선을 받는 이들이 범죄를 일으킬 가능성은 낮을 수밖에 없다. 실재가 아닌 막연한 두려움에서 기인한 탓이 크다고 이 책은 꼬집는다.

또 다른 이유로 거론되는 ‘가뜩이나 어려운데 일자리를 뺏는다.는 것도 사실 근거가 희박하긴 매한가지이다. 난민을 포함하여 이주노동자와 한국인 노동자가 일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일은 극히 드물다. 책에서는 2018년 예멘 난민의 사례를 들어 이를 반박하고 있다. 2018년 말 한국 법무부가 412명의 예멘 난민에게 인도적 체류를 허가했는데 이때 가장 큰 관심을 보인 곳은 다름 아니라 한국의 조선소였다. 무려 145명이 울산과 목포 등지의 조선소에 일자리를 구했다. 이유는 단순했다. 젊고 값싼 노동력이었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한국에서 어렵고, 더럽고, 힘든 일(3D업종)은 난민, 이주자들의 몫이었다.

서울 양평구 서울 출입국·외국인청 별관 3층 난민과. 오전 8시 30분에 신청 대기표를 받은 신청자들이 9시 신청 시작 전까지 기다리고 있다.
서울 양평구 서울 출입국·외국인청 별관 3층 난민과. 오전 8시 30분에 신청 대기표를 받은 신청자들이 9시 신청 시작 전까지 기다리고 있다.ⓒ민중의소리

이 책은 또한 난민에게서 우리의 가장 근본적인 ‘신분 상승’과 ‘이주’의 욕망을 보았기 때문에 이들을 혐오했다고 분석한다. 자신이 태어난 지역을 벗어나 더욱 안전하고 평화로운 곳으로 이동하고 사회적 지위를 상승시키려는 욕망은 보편적이지만, 이 자체가 우리사회의 불평등과 모순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불평등과 모순에 저항할 여력이 없는 한국사회의 다수는 안전과 평화를 갈망하는 난민의 등을 떠밀었다고 분석한다.

그렇다고 “난민이 아니라 한국도 충분히 가난하고, 불안해”라며 난민을 혐오한 정서까지 혐오할 수는 없다고 한다. 그들 역시 우리 공동체의 평범한 구성원이기 때문이다. 제대로 존중받지 못하는 노동, 취업에 실패하는 청년, 성범죄에 노출되는 여성 등등. 저자는 “혐오의 언어가 이 사회를 가득 채 우는 걸 보고만 있을 수도 없었으며 책을 통해 조금이라도 오해의 간극을 줄이고 싶었다”라고 말한다.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로 활동하는 배우 정우성 씨는 “이 책은 보통 사람이면서도 평범하게 살아갈 수 없는 이들이 직면한 고통과 어려움을 전하며, 그들을 바라보는 세상의 일부 편견과 오해, 혐오가 대한민국 혹은 이 세상의 미래를 위해 정당하고 타당한 시선인지를 묻고 있다”며 이 책을 추천했다.

권종술 기자

문화와 종교 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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