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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읍참마속’ 각오한 날, 당직자 35명 일괄 사직에 뒷말 무성
자유한국당 박맹우 사무총장(왼쪽 세 번째)과 당직자들이 2일 국회 정론관에서 전원 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9.12.02
자유한국당 박맹우 사무총장(왼쪽 세 번째)과 당직자들이 2일 국회 정론관에서 전원 사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9.12.02ⓒ정의철 기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단식을 마치고 당무에 복귀한 2일, 황 대표로부터 위임받아 당내 주요 임무를 수행해오던 35명의 당직자들이 일괄 사표를 제출했다. 본격 집무에 나선 황 대표가 당에 대한 ‘쇄신’ 의지를 강하게 드러내는 가운데, 그의 의중에 화답해 새롭게 혁신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한다는 취지이다. 황 대표는 이들의 사표를 모두 수리한 상태다.

그러나 주요 당직자들이 한꺼번에 사직하는 상황은 극히 이례적이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중대 결정을 밟는 절차가 당일 오전 급하게 이뤄지거나, 전화 통화를 통해 의사를 묻는 등 약식 절차를 통해 이뤄진 것으로 전해져 뒷말이 남을 것으로 보인다.

박맹우 사무총장은 국회 정론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저를 포함한 자유한국당 당직자 전원은 황 대표에게 당직 사표를 일괄 제출했다”고 밝혔다.

박 사무총장은 사표를 제출한 배경에 대해 “아시다시피 당 대표가 문재인 정권의 폭정과 국정농단에 항거해 목숨을 걸고 노천에서 단식 투쟁했다. 이제 우리 당은 변화와 쇄신을 더욱 강화하고 대여투쟁을 극대화해야 할 절체절명의 순간”이라며 “자유한국당 당직자 전원은 당의 새로운 체제 구축에 협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사무총장에 따르면 당직자 35명의 사표는 이날 오후 2시경 황 대표에게 전달됐다. 그는 회견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황 대표와 사전에 이야기를 나눴냐’는 물음에 “저희들이 그런 (사직) 뜻을 먼저 냈다”고 답했다. 이후 황 대표가 보인 반응에 대해 “보고는 아침에 했다. 황 대표도 반대는 안 했으니 수긍하신 셈”이라며 “만류는 없었다”고 전했다.

이날 사표를 제출한 당직자들은 국회의원 24명, 원외인사 11명이다. 의원 중에는 박 사무총장을 비롯해 김도읍 당 대표 비서실장, 전희경 대변인, 김명연 수석대변인, 추경호 전략기획부총장 등이 포함됐다. 최근 당의 쇄신을 요구하며 불출마를 선언한 유민봉 국제위원장, 김세연 여의도연구원장 등도 포함됐다.

박 사무총장은 황 대표가 단식하는 동안에 사의 표명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그는 “황 대표가 새로운 차원의 대외 투쟁을 강화해야 하는 시점에 혹시나 그동안 같이 일하며 느낀 체제의 미비점이 있다든지 그런 것이 있었을 것”이라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라도 우리가 사퇴 의사를 밝히자는 논의를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전처럼 편안하고 느슨한 이런 형태로는 우리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 새롭게 신발 끈을 졸라매는 기분으로 필요한 당직이 있다면 새롭게 구축하도록, (황 대표가) 편하게 하도록 그런 기회를 우리가 드리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박 사무총장은 한데 사직서를 내는 것에 대해 “모든 당직자 전원의 동의를 구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지난달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도 ‘지금 맡고 있는 직무에는 최선을 다하겠다’며 여의도연구원장직을 내려놓지 않은 김세연 의원 또한 적극 동의했다고 전했다.

박 사무총장은 “제가 전화해 ‘일괄 사의 표명을 했으면 한다. 많은 분들이 그에 대해 동의하는 데 동의해주시겠나’라고 물었더니 (김 의원이) ‘일괄이면 당연히 하겠습니다’(라고 했다). 그게 전부”라고 말했다.

그는 김 의원뿐만 아니라 다른 당직자에게도 전화를 걸어 동의를 구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들 ‘당연하다’고 얘기했다. 원외든, 원내든 흔쾌하게 동의해 짧은 시간 안에 다 (동의) 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부분의 당직자들은 이날 오전에야 박 사무총장 등으로부터 사표 제출에 대한 연락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때문에 의사를 묻는 절차 또한 통화로 급하게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사표를 낸 의원의 보좌관들 사이에서도 “몰랐다”는 반응이 나온다.

이날 사표를 낸 한 당직자는 민중의소리와 통화에서 “오늘 오전 늦게 알았다. (사표 논의에 대해) 오늘 처음 들었다”고 밝혔다.

이 당직자는 “미처 통화가 안 된 상태에서 (일괄 사퇴 명단에) 끼어들어 간 당직자도 한 명 있는 것으로 안다”며 “다 동의는 한 것으로 아는데 통화가 안 된 사람이 한 사람 있었다”고 전했다.

또 다른 당직자는 통화에서 “오늘 아침에 결정됐다”며 “황 대표가 일단 생각하는 바가 있기 때문에 그분에게 모든 것을 맡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황 대표는 우리들의 리더가 아닌가. 리더가 마음껏 생각하는 대로 국민의 뜻에 따라 할 수 있게끔 협조하는 게 옳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황 대표는 이날 오전 청와대 사랑채 앞 당 농성 텐트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국민의 명을 받아 과감한 혁신을 이뤄내겠다”며 “변화와 개혁을 가로막으려는 세력들을 이겨내겠다. 필요하다면 읍참마속 하겠다”고 쇄신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변화를 위해서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며 “단식 이전에 자유한국당과 그 이후의 자유한국당은 확연히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유한국당 김세연 의원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2019.11.17.
자유한국당 김세연 의원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2019.11.17.ⓒ뉴시스

사표 수리 4시간 만에 새 인선 짜 발표한 자유한국당
김세연 뺀 여의도연구원장 자리에 ‘속전속결’ 외부 인사 내정

자유한국당은 박 사무총장의 ‘일괄 사퇴’ 기자회견이 끝난 지 4시간 뒤인 오후 6시 30분경 새롭게 인선한 ‘주요 당직자 임명안’을 발표했다. 사무총장에 박완수 의원(초선), 전략기획부총장에 송언석 의원(초선), 인재영입위원장에 염동열 의원(재선), 당 대표 비서실장에 김명연 의원(재선), 전략기획본부장에 주광덕 의원(재선), 대변인에 박용찬 당협위원장이 임명됐다.

여의도연구원장에는 외부인사인 성동규 중앙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가 내정됐다. 여의도연구원장은 다른 당직과 달리 이사회 의결 절차가 필요한 만큼 아직 확정된 상태는 아니다.

임명안을 브리핑한 전희경 전 대변인은 인선 배경에 대해 “보다 젊은 연령대의 당직자, 초·재선 의원을 중용해 당에 활력을 불어넣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또 “변화와 쇄신을 위해 소위 ‘측근’을 과감히 배제했다”며 “수도권 의원들을 당직 전면에 배치해 중도층과 수도권 민심을 더욱 가까이 체감하는 정당으로 탈바꿈하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전 전 대변인은 인선이 서둘러 된 부분을 두고 “이전부터 논의된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황 대표가 단식 기간에 ‘당의 혁신·쇄신을 위한 보다 강도 높고 속도감 있는 길을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며 “그래서 빨리 이뤄질 수 있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여의도연구원장의 경우 김세연 의원의 사직 의사가 이날 오후 황 대표에게 전달됐음에도 속전속결로 외부 인사로 후임자가 내정된 부분, ‘측근 배제’라는 원칙과 다르게 신임 사무총장에 임명된 박완수 의원이 황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부분 등은 논란을 남길 것으로 보인다.

전 전 대변인은 ‘김세연 의원이 사표 처리 타깃이 된 것 아니냐’는 물음에 “그러기엔 지금 35명이 일괄 사퇴하지 않았나”라고 반박했고, ‘박완수 의원은 황 대표의 측근 아니냐’는 지적에는 “박 의원은 초선의원 중 경륜을 갖춘 분으로 인선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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