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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서지윤 간호사 사망 10개월 만에...서울의료원, 병원장 사퇴·혁신안 발표
서울의료원 자료사진
서울의료원 자료사진ⓒ뉴시스

지난 1월 서울의료원의 서지윤 간호사가 직장 내 괴롭힘으로 사망했다. 사건 발생 10개월 여 만에 서울의료원 김민기 원장이 사퇴의 뜻을 밝혔다. 같은날 서울의료원은 서 간호사 사망 사건과 관련해 재발 방지 대책 등을 담은 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앞서 지난 9월 6일 서울시와 유가족, 서울의료원 제1노조, 제2노조가 추천한 전문가로 구성된 '서울의료원 간호사 사망사건 관련 진상대책위원회'는 서울시청에서 열린 '보고회'를 통해 34개 권고사항 등 조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6일 오전 서울시청 대회의실에서 서울의료원 간호사 사망사건 진상대위원회 진상조사 결과보고회가 열리고 있다. 2019.09.06
6일 오전 서울시청 대회의실에서 서울의료원 간호사 사망사건 진상대위원회 진상조사 결과보고회가 열리고 있다. 2019.09.06ⓒ김철수 기자

2일 서울시와 서울의료원은 '서울의료원 혁신대책위원회'(위원장 장유식)가 도출한 '서울의료원 혁신방안'을 적극 수용, 구체적인 실행계획에 해당하는 5대 혁신 대책을 발표했다.

13명으로 구성된 서울의료원 혁신대책위원회는 '서지윤 간호사 사망사건 진상대책위원회'가 발표한 권고사항을 실행에 옮기기 위해 서울의료원 구성원들과 두 달 간 전체회의, 토론, 논의를 거쳐 '혁신방안'을 도출해 냈다.

같은 날 김민기 서울의료원장은 입장문을 통해 "이제 혁신위원회의 혁신 방안이 마련된 만큼, 저는 의료원장의 자리에서 물러나 여러분께서 더 나은 서울의료원을 만들어가는 모습을 지켜보고자 한다"라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김 원장은 "다만, 인사위원회를 열고 담당자를 처벌하는 등 서로를 책망하는 과정이 아닌 혁신의 과제를 수행하여 구성원 간에 더욱 단단해지는 기회로 삼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그간의 과오는 제가 대표로 안고 새로운 길 위로 물러나 마음으로 응원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향후 서울의료원은 인사팀·노사협력팀 신설 등 조직개편을 실시해 인사‧노무관리를 강화한다고 밝혔다. 39개의 다양한 직종별 업무특성을 고려해 인사 배치를 하고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인사고충을 경청할 수 있도록 관련 조직을 혁신하는 것이다.

감사실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비상임 감사의 기능을 강화하고, 회계·감사 등 전문분야에 대해선 외부 인력을 채용한다고 밝혔다.

실제 근로시간과 직종, 직무 등을 고려한 임금체계 개편과 노동시간 단축도 추진한다. 직무분석을 통해 적정한 '임금체계 개편'이 이뤄지도록 컨설팅 용역을 시행하고, 노사 협의를 통해 출퇴근 시간 확인 시스템도 도입한다고 밝혔다. 현실적인 근로시간 단축을 위해 2017년부터 단계적으로 추진해온 총 60명 인력증원은 내년에 완료한다.

또 서울의료원은 경력간호사로 구성된 30명 이내의 '간호사 지원전담팀'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해당 팀은 선임간호사의 업무 부담과 병가, 휴가 등의 인력공백을 완화하는 동시에 신규간호사의 업무 적응을 지원하는 기능을 담당한다고 한다.

병동별‧근무조별‧직종별 배치인력 산정의 합리성을 높이기 위해 평간호사 위주로 구성된 '근무표 개선위원회'를 신설한다. 이 연장선상에서 간호부서 업무별 특성을 고려한 업무공간과 자리 재배치도 추진한다. 행정업무간호사 업무 지침도 마련한다.

직장 내 괴롭힘 근절과 예방을 위한 '표준매뉴얼' 개발, 전문 인력이 포진하는 '감정노동보호위원회' 신설도 각각 추진한다. 감정노동보호위원회는 전문‧전담 인력(7명 이내)이 포진해 직장 내 괴롭힘 문제에 대한 접수와 처리, 상담, 조사와 구제, 재발 방지까지 대응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피해 발생 시 전문적으로 처리하고, 처리결과도 공개할 예정이다.

노사 각 8명으로 구성된 '산업안전보건위원회' 운영도 활성화할 예정이다. 또 '명예산업안전감독관' 참여로 안전보건 활동을 강화하며, 보건관리자 배치로 직원들의 직무스트레스 등 체계적인 건강관리를 지원할 예정이다.

서울의료원은 고 서지윤 간호사에 대해 '순직에 준하는 예우'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유족 의견을 수렴한 '추모비 설치' 권고에 따라, 서울의료원장이 이를 검토·추진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유족이 산재신청을 원할 경우에는 필요한 행정절차 등을 적극적으로 협조·지원하기로 했다. 이 사건과 관련해 직원들의 심리치유를 위한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운영할 방침이다.

6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서울의료원 직장내괴롭힘에 의한 고 서지윤 간호사 사망사건 시민대책위원회 주최로 열린 ‘서울시, 진상대책위원회 권고안 수용 촉구 및 이행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에서 고인의 동생 서희철씨가 발언을 하고 있다. 2019.09.06
6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서울의료원 직장내괴롭힘에 의한 고 서지윤 간호사 사망사건 시민대책위원회 주최로 열린 ‘서울시, 진상대책위원회 권고안 수용 촉구 및 이행 촉구를 위한 기자회견’에서 고인의 동생 서희철씨가 발언을 하고 있다. 2019.09.06ⓒ김철수 기자

한편, 3일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지역지부(이하, 서울지부)는 성명을 통해 서울의료원 인적쇄신 문제에 대해 지적하며 "김민기 병원장의 자진사퇴로 임원진 책임 일부는 정리됐지만 간호관리자는 여전히 직무배제 없이 현직에서 근무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직장내 괴롭힘 사건의 책임자와의 업무분리가 피해자에 대한 가장 우선적이고 기본적인 조치임에도, 서울시는 제보자가 누군지 확인 이후 징계를 내리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면서 "이는 또 다른 2차 가해가 있을 수 있음을 전혀 염두해 두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지부는 "서울의료원 조직개편 권고안은 서울의료원의 인사·노무팀 강화로 치환돼 버렸다"라며, "간호인력 노동환경 개선에 있어 야간전담제 전면 재검토 등 현장의 불만의 목소리는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특히 "이행점검 및 집행을 위하여 서울의료원 혁신안을 외부로 발표하기 전 이행점검단과 사전논의 한다는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고, 혁신위원회 인적 구성조차 전혀 알리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서울시는 지금이라도 진상대책위원들로 구성된 권고이행점검단을 제대로 운영하여 혁신위원회의 권고 중 하나인 '공공병원 혁신'을 만들어 가야 한다"라며 "그 시작은 권고이행점검단의 활동 보장, 새 병원장 선임을 위한 임원추천위원회에 시민대책위 추천 인사 및 권고이행점검단을 포함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양아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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