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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하트 박차고 나간지 2주 만에 열리는 방위비 협상, 연내 타결 난항 예상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협상대사(자료사진)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협상대사(자료사진)ⓒ사진 = 뉴시스

제11차 한미 방위비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4차 협상이 3~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다. 지난달 19일 제임스 드하트 미국 측 방위비분담협상대표가 서울 협상장을 박차고 나가면서 파행된 지 2주 만이다.

한국 측 수석대표인 정은보 방위비분담협상대사는 2일(현지시간) 워싱턴 인근 덜레스 공항에 도착해 "합리적이고 공평한 분담이 이뤄져야 한다"며 "SMA 틀 범위 내에서 논의돼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SMA 항목 신설 등을 통해 방위비분담금을 5배까지 늘리려는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지 않겠다는 기조를 재확인한 것이다.

한미 간 간극이 워낙 커서 협상의 연내 타결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미국은 한국의 연간 분담금을 최대 50억 달러(약 6조원)까지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한국은 미국의 요구가 과도하다는 입장이다. 올해 한국이 부담한 공식 방위비분담금은 1조389억원이다.

미국이 요구하는 액수에는 전략자산 전개 비용과 역외 훈련비용, 미군 순환배치 및 작전준비태세 소요 비용, 주한미군 인건비를 비롯한 군무원 및 가족 지원 비용까지 고려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부는 ▲인건비(한국인 노동자 임금) ▲군사건설비(미군기지 관련 시설건설) ▲군수지원비(용역 및 물자지원) 등으로 구성된 기존의 SMA 틀을 고수하고 있다.

정은보 대표는 "연말까지는 타결되는 게 원칙이라고 생각한다"면서도 "협상은 논의 과정에서 결과가 예상보다 좀 달리 나올 수도 있기 때문에 예단해서 말씀드리기 어려운 점이 있다"고 말했다. 불가피하게 연내 타결 시한을 넘길 수도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그렇게 될 경우 협정 공백으로 인한 부담은 원칙적으로 미국이 떠안아야 한다. 따라서 4차 협상이 2주 만에 비교적 신속하게 재개된 배경에는 대폭 인상된 금액으로 연내 타결을 희망하는 미국의 의사가 작용됐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제임스 드하트 미국 측 방위비분담협상대표(자료사진)
제임스 드하트 미국 측 방위비분담협상대표(자료사진)ⓒ김철수 기자

정 대사는 "양국 간에는 여전히 한미 동맹과 연합방위태세 강화에 대한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며 "서로가 조금씩 양보해가면서 최종적으로 두 나라에 다 이득이 될 수 있는, 한미 동맹이 강화될 수 있는 쪽으로 결론이 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미국에 기지급된 방위비분담금의 미집행금을 협상 카드로 활용할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정 대사는 "어떻게 하면 그것(미집행금)이 잘 집행되고, 또 상호 간 이해할 수 있는 해결책을 모색하기 위한 논의들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이 SMA 협상에서 미집행금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드문 일로 평가된다. 그만큼 협상력을 최대한 끌어올리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감액분과 불용·이월액을 통틀어 방위비분담금 미집행 잔액은 계산에 따라 2조원에 육박한다. 이 돈은 매년 이자도 발생시킨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도 여론전에 합류한 모양새다. 그는 미 군사전문 매체 '디펜스뉴스'에 기고문을 보내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평택 험프리스 기지를 건설함으로써 주한미군의 안정적 주둔 여건을 만드는 데 기여했다"며 "방위비분담금과 연합연습 및 훈련, 해외파병, 첨단무기체계 구매 등을 통해 한미동맹과 연합방위능력을 더욱 강화해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안보 기여가 미국의 계산에 충분히 반영돼야 한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하지만 미 행정부는 여전히 대폭의 인상 요구안을 관철시키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데이비드 스틸웰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2일(현지시간) 워싱턴D.C의 한 세미나에서 한국과 일본의 능력이 '기하급수적으로'(exponentially) 성장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더 많은 비용 부담을 압박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영국으로 떠나면서 "우리가 미국인들을 위해 싸우고 있다"며 "우리에게 공정한 상황이 아니었고, 알다시피 우리가 너무나 많이 낸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나토를 향한 발언이지만, 전 세계 동맹국의 부담 증가를 반드시 관철시키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 나토 회원국들은 2024년까지 국방 예산을 국내총생산(GDP)의 2%로 늘리고 내년 말까지 추가로 1천억 달러의 분담금을 내놓기로 했다. 나토의 결정이 한미 협상에도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협상을 위한 3차 회의가 열린 지난달 18일 저녁 서울 종로구 주한 미 대사관 앞에서  열린 방위비분담금 협상 중단 집회 참가자들의 모습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협상을 위한 3차 회의가 열린 지난달 18일 저녁 서울 종로구 주한 미 대사관 앞에서 열린 방위비분담금 협상 중단 집회 참가자들의 모습ⓒ김철수 기자

신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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