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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가 스마트폰 이어폰 단자를 보는 시각
LG전자 G8 씽큐.
LG전자 G8 씽큐.ⓒLG전자 홈페이지

최근 삼성전자가 이어폰을 꼽는 작은 구멍이 제거된 스마트폰 모델을 내놓고 있다. 3.5mm 단자를 없애면서 전작들에 비해 기기가 얇아졌다. 화면 주변을 둘러싼 테두리(베젤)을 줄여 화면도 넓어졌다.

반면, LG전자는 모든 스마트폰 모델에 이어폰 단자를 적용하고 있다. 아직 3.5mm 단자에 익숙한 사용자가 많다는 설명이다. 또한 유선이어폰을 통해 구현하는 음향 기술로 높은 음질을 제공한다는 전략도 이어폰 단자 유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9월 출시한 폴더블폰 갤럭시 폴드와 5G 전용으로 선보인 A90에 이어폰 단자를 적용하지 않았다. 앞서 8월에 판매를 시작한 프리미엄폰 갤럭시 노트10과 노트10+도 마찬가지다.

삼성전자는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인 갤럭시 S11에서도 이어폰 단자를 제거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인도 IT매체 91모바일스가 트위터리안 ‘온리크스’와 제작해 공개한 갤럭시 S11 렌더링 이미지를 보면 기기 하단에는 마이크와 스피커, USB-C 타입 단자만 있고 3.5mm 단자는 없다. S시리즈에서 이어폰 단자가 빠진 모델은 S11이 처음이다.

이어폰 단자가 없는 모델의 특징은 화면을 둘러싼 베젤이 얇다는 점이다. 3.5mm 단자가 있으면 아랫쪽 베젤을 제거하는 데 한계가 있다. 같은 크기의 기기라면, 3.5mm 단자를 없애는 게 화면을 넓게 만들기 유리하다. 기기 전면 크기 대비 화면 비율을 통해 이를 확인할 수 있다. 갤럭시 노트10이 노트10+ 이 비율이 각각 90.9%, 91.0%로 전작인 노트9(83.4%)과 노트8(83.2%)보다 크게 향상됐다.

갤럭시 노트는 이어폰 단자가 사라지면서 두께도 줄었다. 노트9과 노트8은 각각 8.8mm, 8.6mm 하던 두께가 노트10과 10+에서는 7.9mm로 얇아졌다.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10+.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10+.ⓒ삼성전자 홈페이지

애플 단자 제거 조롱하던 삼성, 이젠 스마트폰에 무선이어폰 끼워팔아

이어폰 단자 제거의 시초는 아이폰이다. 애플은 2016년 아이폰7부터 이어폰 단자를 없앴다. 대신 충전과 이어폰을 동시에 지원하는 새로운 모양의 라이트닝 단자를 도입했다. 소비자는 라이트닝 단자형 이어폰을 새로 마련하거나 라이트닝 단자를 3.5mm 단자로 전환하는 케이블을 사용해야 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들어 이어폰 단자를 제거한 모델을 속속 내놓고 있지만, 1년 전만 해도 이를 강하게 비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아이폰X에 3.5mm 단자 없는 점을 조롱하는 광고를 유튜브에 게재했다. 해당 광고에는 유선 헤드셋을 목에 걸친 손님이 “아이폰X에서도 이 이어폰을 계속 쓸 수 있냐”고 묻자 애플 직원은 “당연하죠. 대신 어댑터가 필요하다”고 답한다. 이에 손님은 인상을 찌푸리며 “끔찍하다”고 말한다. 당시 아이폰X과 경쟁 중이던 갤럭시 9S에는 이어폰 단자 있다는 걸 강조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USB-C 타입 단자와 3.5mm 단자를 연결하는 케이블을 1만4천원에 팔고 있다. 삼성전자의 이어폰 단자 제거 모델인 갤럭시 노트10과 노트10+, A90 구성품에는 USB-C 타입형 이어폰만 포함되고 연결 케이블은 별도 구매해야 한다.

무선이어폰 보급 확대도 이어폰 단자 제거 추세를 가속화하고 있다. 애플이 아이폰7 출시 직후 무선이어폰 에어팟을 내놨을 때는 선이 없다는 불안과 충전을 해야 하는 불편 등으로 거부감이 있었지만, 현재는 상당 수준 보급이 이뤄졌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세계 무선이어폰 판매량은 지난해 4600만대에 올해 1억2000만대 수준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내년에는 올해 전망치보다 90% 증가한 2억3000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도 지난 3월 갤랙시 버즈를 출시하고 무선이어폰 시장에 뛰어들었다.

에어팟과 버즈를 이어폰 단자 제거의 완벽한 대안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가격이 비싸다. 에어팟은 모델에 따라 32만9000원~19만9000원, 버즈는 15만9500원에 판매되고 있다. 1만원대 보급형 유선이어폰을 사용하던 소비자로서는 상당한 부담이다. 삼성전자는 아예 폴드 구성품에 자사 무선이어폰인 갤럭시 버즈를 포함시켰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어폰 단자 제거는 무선이어폰 사용자가 늘어나는 추세에 발맞추기 위한 여러 고민 중 하나의 옵션”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폴드 구성품에 갤럭시 버즈를 포함시켰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폴드 구성품에 갤럭시 버즈를 포함시켰다.ⓒ삼성전자 홈페이지

두마리 토끼 잡겠다는 LG, 단자 남기고 무선이어폰 출시

LG전자는 모든 모델에 이어폰 단자를 적용하고 있다. 올해 출시한 프리미엄폰 V50S와 G8에도 3.5mm 단자를 달았다.

LG전자가 이어폰 단자를 없애지 않는 건 음향 기술에 대한 자신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LG전자는 2016년 출시한 V20에 쿼드 댁(Quad DAC)을 적용한 이후 지속적으로 음향 기술을 발전시켜 나가고 있다. 쿼드 댁을 스마트폰에 적용한 건 LG전자가 세계 최초였다.

댁은 디지털 음향 신호를 사람이 들을 수 있는 아날로그 신호로 변환해 주는 장치로 3.5mm 단자에 탑재된다. 댁 성능이 높을수록 소리 왜곡과 잡음을 줄여 보다 원음에 가까운 소리를 내는데, LG전자는 댁 4개를 하나의 칩으로 구현했다. 쿼드 댁은 싱글 댁 대비 잡음을 50%까지 줄일 수 있다는 게 LG전자 설명이다.

또한, LG전자는 지난해 G7에 DTS:X를 탑재했다. DTS:X 역시 유선이어폰에 특화된 음향 기술이다. 최대 7.1채널 음향을 만들어주는 시스템인 DTS:X가 스마트폰에 도입되면서 고가 이어폰이 없이도 영화관에 온 것처럼 입체적인 음향을 즐길 수 있게 됐다.

LG전자는 쿼드 댁과 DTS:X 도입을 중저가 모델로 점차 확대 중이다.

LG전자는 이어폰 단자가 있다고 무선이어폰을 못 쓰는 게 아니기 때문에 단자를 유지하면 소비자에게 더 다양한 선택권을 줄 수 있다고 설명한다. 실제 LG전자는 지난 10월 자사로서는 첫 무선이어폰인 ‘LG 톤플러스 프리’ 출시했다. 유선이어폰을 선호하는 소비자를 만족시키면서 새로이 무선이어폰 시장에 진입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LG전자 관계자는 “이어폰 단자를 유지하는 데 대해 호평하는 소비자가 많다”고 전했다.

LG전자 쿼드 댁.
LG전자 쿼드 댁.ⓒLG전자 공식 블로그

조한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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