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팰리세이드 8인승, 트래버스 7인승…‘3열 시트 이게 최선입니까?’
팰리세이드와 트래버스
팰리세이드와 트래버스ⓒ민중의소리

현대자동차 팰리세이드, 쉐보레 트래버스를 만났다. 각 사 대표 대형SUV다.

주목한 것은 차량의 가장 뒤쪽, 3열이었다. 3열은 대형SUV 경쟁력이 시작되는 곳이다. 승객이 3명 더 타고, 좌석을 눕히면 다른 차종과 비교 불가한 대형 수납공간이 된다. 가족이 많고 캠핑 등 아웃도어 활동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이 대형SUV 구매를 고려하는 이유다.

적재 공간 트래버스 압도적 승
3열 시트, 대형SUV 타이틀 무색
3명 앉을 공간 아닌데 7인승? 8인승?

예상대로 트래버스 실내공간은 압도적이다. 트래버스 차량 길이(전장)는 5m20cm로 팰리세이드(4m95cm)에 비해 25cm 길다. 너비 역시 트래버스(2m)가 3cm 길다. 3열 뒤쪽 트렁크 용량은 트래버스가 651L로 팰리세이드 509L보다 140L 이상 넓다. 2L짜리 생수통 40개가 더 들어간다. 3열을 눕히고 트렁크로 사용하면 차이는 더 벌어진다. 트래버스의 2열 뒤 적재공간은 1636L, 팰리세이드는 1297L로 차이가 639L다. 가로세로 50cm짜리 60L 아이스박스 8개가 더 들어가는 공간이다.

트래버스 2열 뒤 적재공간
트래버스 2열 뒤 적재공간ⓒ민중의소리
팰리세이드 2열 뒤 적재공간
팰리세이드 2열 뒤 적재공간ⓒ민중의소리

시승차는 팰리세이드 8인승, 트래버스 7인승이었다. ‘대형SUV’라는 말에 7명, 8명을 태우고 장거리 여행을 할 생각은 버리는 게 좋다. 예전처럼 3열은 접어서 짐을 쌓거나, 좌석에 가방을 던져 놓거나, 아이들에게 양보해야 한다.

두 차종 모두 3열에 승객 3명이 타야 7인승, 8인승이 된다. 하지만 3열을 좌석으로 사용하기엔 무척 비좁다. 트래버스 3열 좌석 가로 길이는 123cm, 팰리세이드는 110cm다. 3명이 앉아야 하니 승객 1명당 허용된 좌석 가로 길이는 트래버스 41cm, 팰리세이드 36cm에 불과하다.

팰리세이드 트래버스 3열
팰리세이드 트래버스 3열ⓒ민중의소리

산업통상자원부가 2015년 조사한 ‘한국인인체치수조사’를 보면, 20대 평균 남성의 엉덩이 너비는 32.8cm다. 각각 41cm, 36cm로 착석 불가능하다고 할 수 없지만, 3열을 보는 순간 ‘이걸 세 명이 앉으라고 만든 좌석인가?’ 의문스럽다. 다닥다닥 붙어 앉아 30분 이상 막히는 고속도로를 버틸 엄두가 나지 않는다.

불법은 아니다. ‘자동차및자동차부품의성능과기준에관한규칙 별표 5의 32 승용자동차의 좌석규격’을 보면 제작사가 지켜야 할 승객 1인 좌석의 가로 길이는 불과 30cm에 불과하다. 제도가 문제다.

참고로, 기아자동차 카니발 마지막 열 1인당 좌석 가로 길이는 42.3cm(전체 127cm), 중소형 승용차의 2열 1인당 좌석 길이는 대략 43.3cm(전체 130cm대 초·중반)다.

제작사가 조금만 친절하면 어떨까. 비좁은 3열에 ‘3명이 탈 수 있다’고 홍보하기보다는 6인승, 7인승으로 낮추고 ‘좌석당 넓은 공간’을 홍보하는 편이 좋지 않을까.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넓은 차를 원하는 것이 소비자들의 니즈다. 그 니즈를 끌어들이기 위해 ‘우리 차는 그만큼 넓다’고 인승을 높이는 것이 제작사들의 유혹 마케팅 프레임”이라고 말했다.

안정적 주행 성능 합격점
실내 정숙성·안전보조·편의사양
팰리세이드 완승

고속주행에서 안정감은 둘 다 뛰어났다. 2m에 달하는 넓은 전폭과 5m의 전장이 의식되지 않을 만큼 부드러운 승차감과 주행감각이 인상적이다. 엔진 소음은 트래버스가 좀 더 거슬린다. 중저음의 엔진 회전 소리가 시속 70km 즈음부터 들리기 시작해 점점 커진다. 팰리세이드는 디젤 엔진이라는 사실이 무색할 정도로 정숙하다. 풍절음은 두 차량 모두 큰 차이가 없다. 미국 차량 특유의 브레이크 세팅은 한국 소비자들에게 당황스러울 수 있다. 예상했던 지점에 차를 세우기 위해서는 습관보다 조금 더 힘껏 브레이크를 밟아야 한다.

팰리세이드 운전석
팰리세이드 운전석ⓒ민중의소리
트래버스 운전석
트래버스 운전석ⓒ민중의소리
팰리세이드 운전석 디스플레이
팰리세이드 운전석 디스플레이ⓒ민중의소리
트래버스 운전석 디스플레이
트래버스 운전석 디스플레이ⓒ민중의소리
팰리세이드 기어박스
팰리세이드 기어박스ⓒ민중의소리
트래버스 기어박스
트래버스 기어박스ⓒ민중의소리

언덕 가속력은 트래버스가 뛰어나다. 중미산 중턱, 해발 500m를 향해 달리는 직선 언덕 도로의 가속력은 3.6L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 최고출력 314마력, 최대토크 36.8kg.m 넉넉한 힘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시승한 팰리세이드는 2.2L 디젤엔진으로 최고 출력 202마력에 최대토크 45.0kg.m를 낸다. 두 차량 모두 사륜구동의 가속력·안정감을 두루 갖췄다.

주행보조기능은 팰리세이드가 월등하다. 전방 충돌 경고, 전방 충돌 방지 보조, 차로 이탈 경고와 차로 이탈 방지 보조 기능 알림은 운전 편의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높였다. 특히나 차로 유지 보조 기능은 놀라울 정도의 완성도를 보여준다. 일정한 속도를 유지하는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과 연계된 차로 유지 보조는 고속도로 직선과 완곡면 주행에서 수 킬로미터 간 안정적으로 차선을 유지했다.

팰리세이드 운행모드 조절
팰리세이드 운행모드 조절ⓒ민중의소리
트래버스 운행모드 조절
트래버스 운행모드 조절ⓒ민중의소리

트래버스의 충돌 경고 기능은 운전자에게 ‘경고’하는 소리가 작고, 차선 유지 보조시스템은 다소 불안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룸미러를 신경 쓰는 운전자에게 트래버스 룸미러는 놀라운 경험을 선사한다. 고해상도 광각 카메라는 후방 전체를 보여줘 신경 쓰이는 뒤차 움직임을 쉽게 포착하고 대비할 수 있게 한다.

운전자가 마이크로 2, 3열 승객들에게 목소리를 들려준다거나 2, 3열 승객들이 잘 때 스피커를 줄이는 ‘깨알 같은’ 기능은 팰리세이드의 장점이다. 트래버스는 뒤 범퍼에 트레일러 리시버와 커넥터가 기본사양이다. 별도 차량 개조 없이도 2.2t 트레일러나 카라반을 체결할 수 있다.

팰리세이드는 내장 마감이 고급스럽다. 반면 트래버스는 미국 차량 특유의 투박함을 지울 수 없다. 팰리세이드는 3열을 전자식 버튼으로 제어한다. 트래버스는 모두 수동이다. 팰리세이드는 2열 원터치 버튼 위치가 시트 위쪽에 있는데 반해 트래버스는 하단에 있어 뒷좌석 승객 조작이 불편하다.

팰리세이드 2, 3열 조절 버튼
팰리세이드 2, 3열 조절 버튼ⓒ민중의소리
트래버스 룸미러
트래버스 룸미러ⓒ민중의소리
팰리세이드 전면
팰리세이드 전면ⓒ민중의소리
트래버스 전면
트래버스 전면ⓒ민중의소리

팰리세이드는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디젤 2.2 익스클루시브 3622만원~3672만원, 프레스티지 4177만원~4227만원, 가솔린 3.8 익스클루시브 3475만원~3525만원, 프레스티지 4030만원~4080만원이다.

트래버스는 △LT레더 4520만원 △LT레더 프리미엄 4900만원 △프리미엄 5324만원이다. 미국 유사 트림 대비 500~1000만원 저렴하게 책정됐다. 쉐보래측은 “트래버스 경쟁 모델은 포드 익스플로러”라고 경제성(익스플로러는 6천만원대)을 주장하지만, 소비자들도 같은 생각일지 미지수다.

시승은 지난 17일 서울에서 경기도 양평의 중미산천문대까지, 왕복 130km 구간에서 진행했다. 전체 60%가 고속주행이었고 코스 마지막에 해발 500m 정도의 중미산 고개를 넘었다. 두 차량 엔진이 각각 디젤(팰리세이드)과 가솔린(트래버스)이라 연비는 비교하지 않았다.

팰리세이드 트래버스
팰리세이드 트래버스ⓒ민중의소리
팰리세이드 트래버스
팰리세이드 트래버스ⓒ민중의소리

홍민철·이승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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