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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마침내 국회 본회의 상정된 연동형 선거제

지루한 다툼으로 오래도록 교착상태에 빠졌던 연동형 선거제 도입이 마침내 실마리를 찾았다. 4+1(민주당, 바른미래당, 정의당, 민주평화당+대안신당) 여야협의체의 개정 선거법 단일안 협상이 23일 전격 타결되어 저녁 늦게 본회의에 상정됐다. 오랜 협상과정으로 누더기가 됐다는 비판이 적지 않지만 여야 각각 한 두발씩 물러나 얻은 소중한 결과다. 자유한국당의 반대도 명분이 없어졌다.

가장 의미있는 성과는 정당 지지에 비례하는 총의석수 배분취지를 살린 연동형 도입이다. 연동형은 적용비율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지역구 당선자수가 많은 정당이 가장 큰 손해를 입게 되는 구조다. 지역구 당선자수가 가장 많을 것으로 예상되면서도 지지율도 40%에 육박하는 집권여당 내에서 연동형 적용비율을 놓고 고심한 이유기도 하다. 전체 47석 비례의석 중에서 30석에 대해서만 연동형을 50%만 적용하기로 한 것은 민주당 내 이런 목소리를 반영한 결과다. 30석 연동형은 2020년 총선에만 한시적으로 적용하고 이후부터는 47석 전체에 대해 연동형을 적용하기로 한 점을 고려하면 선거제도 개혁의 완충기간을 4년간 두고 장기적 개혁안을 도출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다.

비례의석수가 당초 75석에서 50석으로 논의되다 최종 47석 현행 유지에 그친 점은 가장 아쉬운 대목이다. 하지만 현역의원들이 선거의 룰을 결정하는 구조 속에서 자신의 지역구가 사라지거나 변형되는 것을 지지하기 어려운 점 등을 감안하면 이해 못 할 일도 아니다.

마지막까지 여야간 샅바싸움을 벌인 석패율제 도입이 물건너간 것은 오히려 잘된 일이다. 지역구 낙선자를 비례대표로 부활시키는 석패율제도는 영호남 지역주의가 기승을 부리던 2000년대 초반까지는 상당한 의미가 있었는지 모르지만 지역주의가 완화되고 다당구도가 정착돼가고 있는 현재 시점에서는 중진구제용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였다. 다양성을 존중하려는 선거제 개혁취지에 역행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 우려됐던 제도를,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무리하게 밀어붙일 이유가 전혀 없다.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비례의석배분정당에 대한 기존 3%봉쇄조항을 5%로 상향조정하려는 시도가 마지막까지 끈질기게 이어졌다는 사실은 정치적 기득권을 더 공고히하려는 정치권의 속마음이 여과 없이 드러난 사례로 비판받을 일이다. 자유한국당 구애용으로 시작한 일이라고는 하나 민주당이 주도하고 일부 야당이 눈감아주려던 이런 시도는 선한 의도로 감싸주기 어려운 일이다. 높은 국회 장벽을 넘어보려고 애쓰던 민중당, 녹색당의 강력한 반대에 부닥친 것은 당연한 일이다. 결과적으로 3% 현행 유지로 끝난 것은 다행이다.

지금 국회에서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거친 숨소리를 내며 반대하고 있지만 그들이 역정을 낼 일이 전혀 아니다. 바뀔 제도가 특정정당의 유불리를 따지기 어렵고 현 제도로 선거를 치른다고 더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도 어렵다. 지금 선거제도 개혁에 반대한다고 장외투쟁과 필리버스터를 이어가지만 대안 없는 떼쓰기, 반대를 위한 반대라는 황교안식 정치의 본색만 드러내줬을 뿐 아무런 명분도 실익도 없는 일이다. ‘다수 결정에 대한 승인이 법치’라는 보수적 가치를 중시하는 자유한국당의 기존 논법에도 안맞다. 자유한국당은 이제 그만 농성정치를 중단하고 국민들이 원하던 정치개혁에 함께 동참해야한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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