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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민중의 아픔에 공감한, 사람의 모습으로 이 땅에 오신 예수

유대 민중은 오랫동안 메시아를 기다렸다. 힘 있는 왕의 모습으로 메시아가 나타나 외세로부터의 폭압과 착취로부터 자신들을 건져줄 것이라고 믿었다. 유대 민중은 예수를 메시아로 기대했다. ‘메시아’라는 말은 히브리어로 기름부음을 받은 자라는 뜻으로, 이를 그리스어로 번역하면 그리스도가 된다.

하지만 예수의 모습은 그들이 기대한 메시아의 모습과 달랐다. 힘과 무력으로 자신들을 구원해줄 카리스마 있는 왕을 기대했지만, 예수의 모습은 정반대로 평범한 사람의 모습이었다. 오히려 가장 낮은 자의 모습으로 이 땅에 와 민중과 함께 살았고, 그들과 함께 어울렸고, 고난받았다.

이사야서 53장은 하느님이 약속한 ‘메시아’에 대해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그는 실로 우리의 질고를 지고 우리의 슬픔을 당하였거늘 우리는 생각하기를 그는 징벌을 받아 하나님께 맞으며 고난을 당한다 하였노라. 그가 찔림은 우리의 허물 때문이요 그가 상함은 우리의 죄악 때문이라 그가 징계를 받으므로 우리는 평화를 누리고 그가 채찍에 맞으므로 우리는 나음을 받았도다. 우리는 다 양 같아서 그릇 행하여 각기 제 길로 갔거늘 여호와께서는 우리 모두의 죄악을 그에게 담당시키셨도다.”

성서는 메시아의 모습을 사람의 모습으로 그리고 있다. 우리 대신 고통을 당하고, 누군가의 아픔에 공감하고, 누군가의 무거운 짐을 대신 지는, 군림하는 왕이 아닌 사람의 모습이 바로 메시아의 모습이다. 그것은 바로 예수의 모습이고, 그와 함께하는 민중의 모습이다.

문익환 목사는 지난 1980년대 설교에서 민중의 아픔에 공감하는 이가 “바로 사람의 마음으로 세상을 다스릴 메시아”라고 말했다. 문 목사는 메시아의 마음을 “너무 많이 배고파 봤기에 배고픔을 알아주는 마음, 너무 심하게 얻어터져봤기 때문에 남이 얻어터지는 아픔이 어떤 것이란 걸 알아주는 마음”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메시아는 결코 개인이 아니”라며 “그와 함께 눈을 뜰 때 민중은 메시아가 된다”고 강조했다.

삼성 계열사에서 노조설립을 시도했다 해고된 김용희 씨의 강남역 사거리 고공농성은 200일을 향해가고 있다. 조건 없는 직접고용을 요구하고 있는 한국도로공사(도공) 톨게이트 요금 수납원들의 노숙 농성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 2019 성탄을 맞는 민중의 현실은 여전히 배고프고, 아프고, 상처투성이다. 지금, 자신도 아파봤기에 그 아픔이 무엇인지 절실히 아는 민중이 싸우고 있는 노동자 민중과 연대하며 메시아의 마음을 품고 있다.

아직 역사의 밤이 깊지만, 가장 낮은 마음으로 이 땅에 와서 가장 낮은 이들과 함께한 예수의 마음을 품은 민중이 예수와 함께 메시아로 우뚝 서며 역사의 새벽을 밝히고 있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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