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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아직도 정신 못 차린 대한항공 조씨 일가

대한항공의 대주주 가족인 조씨 일가의 분쟁이 현실화됐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동생인 조원태 그룹 회장의 경영에 불만을 품고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조 전 부사장은 23일 법률대리인을 내세워 조 회장이 아버지인 고 조양호 전 회장의 유훈을 어기고 독선적으로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앞으로는 다양한 주주의 의견을 듣고 협의를 진행하겠다고도 했다.

동생도 가만히 있을 분위기는 아니다. 한진그룹은 입장문을 통해 “회사의 경영은 회사법 등 관련 법규와 주주총회, 이사회 등 절차에 의거하여 행사되어야 한다”며 “기업가치 제고를 통해 주주 및 시장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조 전 부사장의 주장을 받아들일 생각이 없다는 것이다.

한진그룹의 지주사인 한진칼의 지분은 조씨 3남매와 어머니인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이 각기 5~6%대를 보유하고 있다. 조씨 일가의 경영에 문제를 제기해온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가 15.98%를 들고 있으니 조씨 일가의 그룹 지배권이 그리 공고한 것도 아니다. 당장 증권가에서는 ‘남매의 난’이 경영권 분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국민경제에 큰 영향을 끼치는 대기업 집단이 ‘총수 집안 문제’로 좌지우지되는 건 좋은 일이 아니다. 더구나 그 구성원들이 막말과 갑질, 밀수 등으로 처벌을 받았고, 부정 편입학 등 숱한 문제를 일으켜 왔다면 이들이 경영에 대해 이러쿵저러쿵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다.

항공업계는 지금 경쟁심화와 외부환경 변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한항공만 해도 임원을 줄이고 직원들의 명예퇴직을 받고 있다. 또 다른 국적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은 대주주가 바뀌는 중이고, 저가 항공사들의 인수·합병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주주 가족들이 서로 싸운다니 어이가 없어 말이 나오지 않을 정도다.

일부에서는 조 전 부사장이 상속세를 내기 위해 경영에 참가해 고액의 연봉을 노린다는 분석도 내놓는다. 상속세는 상속받은 재산의 일부를 처분해서 내면 된다. 만약 ‘땅콩회항’ 사건으로 회사에 큰 피해를 입힌 조 전 부사장이 자신이 내야 할 세금까지 회사에서 받아내려 한다면 이건 강도짓이나 다름없다.

한진칼은 내년 3월 주주총회를 열어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 등의 안건을 다룰 예정이다. 올해 한진칼의 자회사인 대한항공 주주총회에서는 고 조양호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이 부결된 바 있다. 조씨 일가는 이 사건에서 아무것도 배우지 못한 듯하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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