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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안타까운 일가족 사망 사건, 근본적 해법 모색해야

크리스마스 이브에 대구에서 일가족 4명이 숨진 채 발견되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40대 초반의 부부와 14살 중학생 아들, 11살 초등학생 딸 등 4명이다. 제자가 등교하지 않자 담임 교사가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생활고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했다. 사고 현장엔 유서 대신 미납 고지서와 독촉장만 수북하게 쌓여 있었다고 한다. 유가족 진술에 의하면 10년 전쯤 개인 사업이 부도가 나고 끊임없이 생활고에 시달렸고 끝내 일가족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이다.

많은 이들이 2014년 서울 송파구 세 모녀 사건을 기억하고 있다. 지하에 살던 세 모녀가 질병과 빈곤에 허덕이다 번개탄을 피워놓고 세상을 떴고, 그들이 마지막으로 남긴 건 집세와 공과금, 죄송하다는 유서였다.

정부는 송파구 세 모녀 사망 사건 이후 복지 사각지대를 없앤다며 국민기초생활보장법을 개정하고 긴급복지지원법을 새로 만들었지만 효과는 미약하다. 잊을 만하면 빈곤으로 인해 사망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 달만해도 서울 성북구의 70대 노모와 40대 딸 등 일가족 4명이, 인천에서 3명의 일가족과 친구의 딸까지 4명이, 경기도 양주에서 50대 가장과 6살, 4살 짜리 두 아들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10월에는 제주에서 40대 부부와 12살, 8살의 두 자녀가 목숨을 끊었다.

현재의 기초생활보장제도는 IMF 이후인 2000년부터 20년간 시행됐지만,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다. 문재인 정부는 기초연금 인상과 아동수당 지급을 추진해왔다. 상대적 빈곤율도 감소세로 접어 들었고 저소득층 중심 재분배 정책이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여전히 빈곤으로 인한 사망 사건은 끊이지 않고 있다는 데 주목해야 한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더 많은 예산이 투입되고 복지전달체계도 다듬어야겠지만, 빈곤을 만들어내는 구조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않고서는 언 발에 오줌 누기에 그칠 뿐이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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