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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독소조항 걱정하는 검찰, 무엇이 진짜 독소인가

검찰의 반발이 만만치 않다. 26일 대검찰청은 ‘공수처에 대한 범죄통보 조항은 중대한 독소조항’이라는 입장문을 냈다. ‘4+1 협의체’가 만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 수정안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박한 것이다.

대검은 수정안 제24조2항을 물고 늘어졌다. ‘다른 수사기관이 고위공직자의 범죄 혐의를 인지한 경우 그 사실을 즉시 공수처에 통보해야 한다’는 조항이다. 이 조항을 두고 검찰은 “부패수사를 무력화하는 중대한 독소조항”이라 말했다. 검찰은 입장문에서 “압수수색 전 단계인 수사착수부터 공수처에 사전보고하면 공수처가 입맛에 맞는 사건을 이첩 받아가서 ‘과잉수사’를 하거나 가로채가서 ‘뭉개기 부실수사’를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뭐 눈에는 뭐만 보인다는 말이 있다. 검찰이 문제 삼은 바로 그 ‘과잉수사’와 ‘뭉개기 수사’에서 검찰 스스로는 얼마나 자유로운지 먼저 돌아봐야 할 일이다.

국민은 표창장 의혹 하나를 털기 위해 검찰이 한 일을 알고 있다. 퇴직해서 고향에 돌아간 전 대통령을 향해 달려들던 검찰의 모습을 기억하고 있다. 어떨 때 검찰이 ‘과잉’을 무릅쓰고라도 먼지 날 때까지 터는지 익히 봐왔다.

국민적 논란에도 불구하고 시간만 보내던 수사들도 있다. 국민은 검찰이 ‘제 식구’ 김학의 사건을 어떻게 다뤘는지 기억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국회에서 저지른 폭력 사건이 어떻게 되고 있는지 지금도 보고 있다.

검찰이 ‘과잉수사’나 ‘뭉개기 수사’를 하지 않고 권력이 있거나 없거나, 제 편이거나 아니거나 가리지 않고 공정했다면, 애초에 공수처 같은 이야기가 나오지도 않았다. 이제 와서 검찰이 하는 반발은 그 타당성을 논하기 이전에 염치가 없다.

공수처가 그 이름 그대로 고위공직자 범죄를 수사하는 기능을 하려면 다른 수사기관으로부터 정보를 받는 것은 당연하다. 전국적인 수사망을 갖춘 경찰과 검찰로부터 범죄 혐의에 대한 정보를 받지 않는다면 겨우 검사 25명을 중심으로 구성되는 공수처가 어디에서 어떻게 범죄를 감시하고 수사할지 방법이 떠오르지 않는다.

‘4+1 협의체’의 수정안 이전 원안에도 고위공직자 수사에 대한 ‘수사우선권’은 당연한 것으로 인정되었기 때문에 검찰의 반발은 새삼스러운 일이다. 공위공직자에 대한 수사기관을 따로 만들면서 ‘이첩 의무’가 없다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이다.

공수처의 공정성에 대해서 걱정할 사람은 많다. 그래서 추천위원 야당 몫이 있고 야당이 반대하면 사실상 공수처장을 임명할 수 없게 만든 제도도 있다. 검찰 개혁을 위해 만드는 공수처가 개혁에 역행한다면 국민도 그냥 지켜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서 검찰이 걱정할 일은 더더욱 아니다. 오히려 걱정할 일은 공수처 도입이 검찰개혁의 전부일 수 없는데 검찰 스스로의 개혁의지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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