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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제1노총으로 성장한 민주노총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전국 노조 조직현황에 따르면 민주노총이 한국노총을 제치고 제1노총의 지위에 올랐다. 민주노총 조합원은 2017년 71만 1000명에서 36%가 늘어나 96만 8000명이라고 한다. 법외노조의 지위에 머물러 있는 전교조나 특수고용직 노동자들의 노조 불인정 등을 감안하면 이미 민주노총 조합원은 1백만 명이 넘는다. 1995년 민주노총의 창립 이후 꾸준히 활동가들과 재정을 투입해 온 조직화 사업의 성과다. 여기에 문재인 정부 출범으로 조성된 사회분위기 변화도 도움이 되었으리라 본다.

노동자들의 결사의 자유, 노조 할 권리는 헌법으로 보장된 기본권이다. 일터에서부터 민주주의와 인권을 지키는 가장 빠른 길은 노동조합이다. 노동조합이 강해야 좋은 민주주의가 나올 수 있고, 불평등을 완화시킬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민주노총의 성장을 기쁜 마음으로 환영한다.

그러나 민주노총과 노동조합운동이 나아갈 길은 아직 멀다. 양적으로 이제 갓 10%를 넘은 조직률은 너무 낮은 정도다. 60%가 넘는 북유럽 복지국가는 물론 대다수 선진국들에 비해서도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다. 비록 최근 들어 조직률 상승세가 가파르지만 이것으론 충분치 않다는 의미다.

질적으로도 상대적으로 노동조건이 나쁜 중소·영세 사업장의 노동자들이 충분히 조직되지 않고 있다. 이번 노동부의 통계에서도 300명 이상 사업장에서는 절반 이상의 노동자가 노동조합의 보호를 받고 있는 반면 100~299명 사업장은 불과 10%대다. 더 작은 사업장의 경우엔 미미한 정도에 그친다. 중소영세 사업장의 노동자들을 초기업단위 노조에 가입할 수 있도록 힘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노동조합법 바깥에 존재하는 노동자들을 위한 제도 개선에도 나서야 한다. 사회 변화 과정에서 늘어난 특수고용, 플랫폼 노동자들은 3백만 명에 달한다. 이들 노동자들에게 노조 할 권리를 보장하자면 노동조합법 개정이 절실하다. 노동자가 없는 사업이란 존재할 수 없다. 이들 노동자들의 정당한 권리를 보장하는 것은 관련 산업의 정상적 발전에서도 꼭 필요한 일이다.

정부 역시 민주노총을 명실 상부한 노동자들의 대표로서 정당하게 대우하며 노정관계의 새로운 틀을 만들기 위해 애써야 한다. 민주노총이 빠진 대통령 직속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는 이제 무게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기존의 틀과 사고를 고집할 것이 아니라 현실에 맞게 전향적 노력으로 새 판을 짤 때가 됐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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