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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벗 칼럼] 가려움 해설서
피부 가려움
피부 가려움ⓒ뉴시스

어제 환자 한 분이 오셨어요. 발목을 삐어서 아프다고 오신 분이었는데, 발목 가쪽 복숭아뼈에 상처가 나 있더라고요. 그래서 가려워서 긁으신 거냐 여쭤봤더니 환절기나 건조한 계절만 되면 자꾸 긁게 된다고 대답하셨습니다. ‘가려움=긁는 행위’가 답일까 궁금하신 분들이 많으실 거 같아요. 가려움의 AtoZ를 준비해봤습니다.

가려움은 피부를 긁고 싶은 충동을 일으키는 오묘한 감각입니다. 모기에 물리기만 해도 가려움이 나타나기 때문에 인류라면 누구라도 한 번쯤은 겪을 수밖에 없는 아주 흔한 감각이지만, 당사자는 상당한 불편감을 갖게 되는 자각증상이죠.

보통 가려움이 나타나는 경우는 세가지 패턴으로 나눠 볼 수 있습니다. 첫번째 패턴은 피부질환이 있을 때입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아토피, 습진, 두드러기, 벌레물림, 피부건조증 등 대부분의 피부질환에서 가려움을 느낍니다. 가려움은 피부를 긁게 만드는 행위를 유발하기 때문에 증상을 심하게 부풀리는 큰 원인이에요. 이러한 피부질환이 있을 때는 가려움만 없애기는 어렵고, 긁는 습관에 대한 행동 개선과 피부질환 자체에 대한 치료가 동반되어야 자연스레 가려움도 호전되게 됩니다.

두번째 패턴은 전신질환이 있을 때입니다. 만성 신부전, 당뇨, 갑상선 기능 항진증, 갑상선 기능 저하증 등 질환은 책에 나열되는 부증상 중에 가려움증이 포함됩니다. 이때는 전신질환의 치료를 통해 가려움을 회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그와 동시에 먹고 있는 약이 가려움을 유발하지는 않는지 한번 체크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세번째 패턴은 특별한 선행질환 없이 가려움이 나타나는 경우입니다. 면역력의 저하나 (혈액,신경)순환의 문제 등이 원인이 될 수 있죠. 특히 순환의 문제로 가려움이 생기는 경우 대부분 손, 발, 머리 등 몸의 끝부분이나 피부가 접히는 부위에 가려움이 발생합니다. 이러한 경우는 내 생활습관이 건강을 해치고 있지 않는지 돌아보고 개선해야하며, 족욕이나 스트레칭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스트레스
스트레스ⓒpixabay

또 스트레스나 긴장감 등 심리적 요인들로 가려움이 생길 수 있어요. 이러한 가려움증의 경우 심한 것이 아니라면 무조건 정신과적 약물치료를 고려하기보다는 자신에게 영향을 미치는 감정적 요소들에 대해 인지하고 개선하는 노력을 먼저 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5년 전쯤이었을까요. 한 환자분이 극심한 스트레스로 저녁에 잘 때마다 벌레가 온 몸에 기어다니는 듯이 몸 전체가 가렵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있었는데요. 그 근본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도움을 드렸고, 1주가 채 안돼서 가려움이 대부분 해소되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치료의 경우 양방은 보통 가려움과 관련한 질환에 스테로이드제, 항히스타민제 사용이 가장 일반적입니다. 양방 처방의 경우 환자의 상태와 정확히 맞아 떨어지면 효과가 드라마틱하고 빠른 편입니다. 다만, 확실한 진단없이 이러한 약물들이 사용되어지면 나중에 더 큰 문제를 유발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가려움증이 생기면 집에 있는 예전 연고를 무턱대고 바르시기보다는 병원에 한번 내원하셔서 상태를 진단받는 것이 좋습니다.

한의학에서는 가려움증이 왜 생겼는지 변증(사람과 증을 판단함)을 하고, 그에 따른 침,뜸,약 등의 처방을 합니다. 일반적으로 가려움은 ‘몸에 열이 많은 경우’, ‘뚱뚱한 사람인 경우’, ‘가려움이 이곳저곳 옮겨다니는 경우’, ‘몸이 약한 경우’ 등으로 변증이 나뉘는 편입니다. 이 변증들에 따라 침, 뜸, 한약 등의 처방이 다르겠지요.

가장 좋은 가려움 예방 방법은 가려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들을 미리 주의하는 것입니다. 기온, 습도, 음식, 음주, 소화상태 ,스트레스, 수면 등이 모두 가려움증에 영향을 줄 수 있어요. 하지만 사실상 이런 모든 변수들을 항상 best condition(가장 좋은 상태)로 유지하기는 어렵습니다. 따라서 항상 영향을 미치는 것들을 주의해서 관찰하고 체크하되, 가려움이 생겼을 때 관리를 잘해서 심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관리에 가장 중요한 것은 가려움증에 대한 자기 습관의 개선입니다. 가려움은 긁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합니다.

안준 전주 미소로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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