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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12·16 부동산 대책과 박원순의 ‘부동산 국민 공유제’

정부의 12·16 부동산 대책이 나오면서 서울 아파트값의 상승폭은 둔화했다. 홍남기 부총리는 기자들과 만나 “주간 아파트 가격 상승세는 서울의 경우 12월 이전으로, 강남 4구는 10월 이전 수준으로 복귀했다”고 설명했다. 홍 부총리는 또 9억 원 초과 고가주택의 상승폭 감소가 확연하며 그 이하 주택도 상승폭이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앞으로 고가 주택에 대한 추격 매수가 줄어들어 상승세가 점차 안정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홍 부총리의 말처럼 12·16 대책에서 초고가 아파트를 구입하기 위한 주택담보대출을 원천 금지하는 등 매우 강력한 가격 억제책을 담았다. 하지만 이런 대책이 지속적인 효과를 발휘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의 여지가 많다. 그동안 정부는 집값을 떨어뜨리지도, 너무 급격히 올리지도 않겠다는 목표 하에 미세한 정책 조정을 거듭해왔다. 그러다보니 매번 집값 변동을 뒤따라가는 정책이 나온다.

그렇다면 이제 부동산 정책의 근본 목표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27일 박원순 서울시장이 제시한 ‘부동산 국민 공유제’ 같은 발상이다. 박 시장은 부동산 불로소득과 개발 이익을 환수해 공공 임대주택을 만들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서울시 입장에서는 모든 시민에게 걱정 없이 집을 다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공공임대주택이 충분하게 공급된다면 집값의 오르내림은 민중의 관심사가 될 수 없다. 대다수 사람이 금값이나 보석 가격에 관심이 없는 것처럼 지방정부가 공급하는 ‘살 집’이 있다면 일부 부유층이 고가의 주택을 거래하는 건 그저 볼거리에 불과할 것이다. 박 시장은 “싱가포르는 전체 주택 중 92%가 공공임대 주택”이라며 “시장을 이 정도면 통제할 수 있기 때문에 투기가 없다”고도 했다.

물론 박 시장의 구상이 당장 큰 성과를 내긴 어렵다. 부동산 관련 세제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로 나뉘어 있고, 세정의 기준이 되는 공시가격을 산정하는 주체도 중앙정부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도 박 시장의 제안을 엉뚱하게 볼 이유는 없다. 과거 무상급식이 그러했듯이 지방정부 차원의 정책이 국민의 호응을 얻고 전국화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가 집값 안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의심할 생각은 없다. 청와대가 다주택을 소유한 비서관급 이상 공직자들에게 ‘집을 팔라’고 주문한 진정성도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러나 이런 고식적 해법은 더 이상 듣지 않는 약방문일 뿐이다. 근본적 발상의 전환이 나와야 한다. 박 시장의 ‘부동산 국민 공유제’를 주목하는 이유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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