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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또 다시 중동전쟁 도발한 트럼프 행정부

지난 3일 트럼프 행정부는 이란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을 드론 공격으로 암살했다. 미국이 선전포고를 하지 않은 나라의 고위 공무원을 암살한 것은 국제법적으로 인정되지 않는 전쟁 행위다. 이란은 곧바로 보복을 다짐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솔레이마니 유족을 만나 “미국의 극악무도한 범죄를 보복하겠다”고 약속했고, 이라크와 시리아 등지의 미군 기지와 관련 시설에 대한 공격이 산발적으로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미국인에 대해 임박하고 사악한 공격을 꾸미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의회로부터 교전권을 위임받지 않은 상황에서 벌인 군사행동에 대한 국내정치적 정당성을 얻기 위한 설명으로 보인다. 미국법의 관련 규정이 무엇이건 간에, 미국의 행위는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며, 제국주의적 야만 행위다.

미국은 이라크 영토에서 이라크 정부의 아무런 양해 없이 암살행위를 저질렀다. 솔레이마니 사령관과 함께 폭사한 아부 마흐디 알무한디스는 이라크의 정규군이라고 할 수 있는 시아파 민병대 하시드 알 아사비의 부사령관이었다. 한 마디로 이라크의 주권이라고는 아예 안중에도 없다는 듯이 벌인 군사작전이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이렇듯 무리한 군사작전을 벌인 것은 중동에서 미국의 지위가 위협받고 있는 현실 때문일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오바마 행정부가 이란과 맺은 핵 협약을 무효화했고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를 부활시키면서 역내의 긴장을 고조시켜왔다.

하지만 중동에서 이란의 지위가 강화되고 미국의 영향력이 줄어들고 있는 건 미국의 자업자득이다. 미국은 부시 행정부 시절 아무런 근거 없이 이라크를 침공해 후세인 정권을 제거했다. 그 결과는 IS(이슬람국가)의 창궐이었고, 이란에 가까운 이라크의 탄생이었다. 막대한 희생을 무릅쓰고 전쟁을 벌였지만 도리어 미국에게 불리한 결과만 빚은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보복 위협에 대해 더 큰 위협으로 맞섰다. 그는 “이란이 미국 기지나 미국인을 공격한다면, 우리는 아름다운 최신 장비를 그들에게 주저없이 보낼 것”이며, “이란 공격을 대비해 미국은 이란의 52곳을 이미 공격 목표 지점으로 정해놨다”고 했다. 이렇게 된다면 미국-이란 전쟁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미국이 이란과의 전쟁을 감행하건, 그렇지 않건 중동에서 미국의 지위가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것은 이라크 전쟁이 남긴 교훈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해하기 어려운 돌발행동은 국내 정치적 이익을 추구하기 위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탄핵 정국에서 벗어나 대외적 강경행보를 통해 지지층을 결집하겠다는 의도일테다. 큰 규모의 인명피해와 파괴를 불러올 것이 분명한 전쟁을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감행한다는 건 결코 용서받을 수 없는 범죄다. 국제사회는 미국의 전쟁 도발에 단결된 대응으로 맞서야 한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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