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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호르무즈 파병 압력 굴복해선 안된다

중동지역 전운이 고조되는 가운데 미국의 요청으로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검토해온 청와대와 정부가 깊은 고심에 빠진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는 그동안 미국의 거듭되는 요청에 따라 지난해 말 아덴만으로 파견되어 출항한 왕건함의 작전범위를 호르무즈 해협까지 넓히는 우회적 방안을 고려해왔다. 하지만 중동 정세가 심각해지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전면전 가능성을 포함하여 상황이 악화일로에 처해있어 미국의 압력이 점차 거세질 것이 분명해보이지만, 그럴수록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 파병은 절대로 허용할 수 없다'는 원칙을 분명히 세워야한다.

호르무즈 해협 파병은 미국이 이란을 상대로 벌이는 명분없는 전쟁에 참전하는 일이다. 대외적인 파병 명분은 우리가 수입하는 원유의 70%가 통과하는 해상수송로 안전을 확보하려는 행위로 포장돼있지만 실제로는 동맹국인 미국의 편을 들기 위해 이란의 적국으로 참전하는 것과 같다. 지금까지 호르무즈 해협에서 한국 국적 선박에 대한 어떠한 위험도 보고된 적이 없다. 오히려 이란정부는 한국 정부에 중립적인 위치를 지켜줄 것을 당부하는 의사를 전해왔다. 우리와 오랜 우방국가인 이란을 상대로 전쟁을 벌일 아무런 이유가 없다.

또한 파병의 모든 행위가 위법적이다. 우선 미국의 임의적이고 도발적인 자위권 행사에 맹목적으로 동참하는 행위는 국제평화주의를 표방한 우리 헌법원칙에 위배된다. 심지어 미국과 동맹질서를 규정한 한미상호방위조약 마저도 위반하는 일이다. 한미상호방위조약은 방위의 지리적범주가 태평양에서의 안전으로 규정돼있다. 나아가 유엔 안보리 결의도 없이 동맹국의 일방적 요청으로 파병이 진행되는 것 역시 조약과 배치된다. 과거 두번째 이라크 파병에 대해서 같은 이유로 위헌이라는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무엇보다 걱정되는 것은 이슬람권의 보복조치로 인한 우리 국민의 안전문제다. 이란은 이미 미국을 상대로 '피의 보복'을 선언했다. 미국과 함께 참전한 나라들에 대해서도 같은 태도를 취할 가능성이 높다. 전면전 불사를 각오한 이란과 추종세력들에 의해 한국과 한국 국민의 안전이 위협받을 가능성을 절대로 배제할 수 없다. 게다가 중동산 원유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한국경제에 심대한 타격을 안겨줄 수 있다.

미국의 파병요청은 국제법과 한미상호방위조약, 우리 헌법 모두를 위반하라고 강요하는 일이며 한국민의 안전에 지극히 해로운 일이다. 미국의 매우 부당한 압력은 중단되어야하며 청와대와 정부는 어떤 경우에도 파병요청을 수용하지 말아야한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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