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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쌍용차 해고자 46명의 출근길 막지 말라

2009년 5월 쌍용차 노동자들은 2,464명을 정리해고 하려는 사측과 이를 비호한 이명박 정권에 맞서 “해고는 살인이다”라고 외치며 저항했다. 당시 해고된 노동자들은 투옥되거나 거리를 떠돌며 가혹한 시간을 보냈고, 이 과정에서 노동자와 가족 등 30명이 세상을 등졌다. 그러나 쌍용차 투쟁을 기점으로 정리해고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이 달라지게 됐고, 이런 희생을 밑돌로 촛불혁명을 거쳐 노동존중사회 실현이라는 사회적 약속도 이뤄졌다.

마지막 남은 쌍용차 해고자 46명은 올해 1월 2일자로 정든 회사로 돌아갈 예정이었다. 2018년 9월 21일, 쌍용차 사측과 기업노조,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경사노위는 이른바 노노사정 합의를 통해 해고된 노동자의 복직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남은 해고자 중 71명이 2019년 복직했고, 46명이 이번에 복직하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쌍용차 사측은 지난 크리스마스 이브에 문자를 보내 46명의 휴직을 무기한 연장하겠다고 통보했다. 사측이 기업노조와 합의했다고 하나 복직 대상자는 물론 금속노조 쌍용차지부를 따돌린, 일방적 합의 파기일 뿐이다. 무기한 휴직의 명분은 판매 부진과 경영난이다. 2009년에도 노동자들은 경영난이 사실이라면 고통을 분담하겠다고 눈물어린 제안을 했지만 사측은 정리해고만 고집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왜 자동차시장 침체와 경영난을 11년 가까이 공장 밖으로 내몰린 이들이 책임져야 하나. 이들 46명의 휴직만이 경영난 타개책이 아닐 것이며, 이들이 휴직한다고 경영이 좋아질리도 만무하다. 자동차산업 차원의, 그리고 회사 전체 차원의 대책이 필요한 일에 가장 힘없는 이들을 희생양 삼는 것은 비인간적이고 파렴치하다. 사정이 어렵다고 스스로 맺은 약속을 손바닥 뒤집듯 한다면 어느 관계사, 어느 고객이 쌍용차의 약속을 신뢰할 수 있겠나. 쌍용차 사측은 무기한 휴직 통보가 소탐대실임을 깨달아야 한다.

해고자들이 7일 아침 그리운 공장으로, 정든 동료 곁으로 가기 위해 출근한다. 쌍용차 해고자들의 희생과 고난의 대가로 노동자의 생존권과 사회 구성원 전체의 인권이 향상됐다. 이제 노동자와 시민들이 사측의 합의 파기를 비판하고 해고자들이 공장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 11년 가까이 기다려온 출근길, 사측은 막지 말라.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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