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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스마일’ 정세균도 실소 짓게 한 한국당의 막무가내 의혹 공세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가 8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원들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0.01.08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가 8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의원들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20.01.08ⓒ정의철 기자

매번 온화한 표정으로 웃음을 지어 '미스터스마일'이란 별명이 붙은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가 8일 자유한국당의 막무가내식 공세에 헛웃음을 터트렸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전날에 이어 이날도 '경기도 화성 지역 부동산 개발 비리'에 정 후보자가 연루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해당 의혹은 더불어민주당 신장용 전 의원이 경기도 화성 동탄신도시 택지 개발 사업 중 개발권의 입찰 및 헐값 매각에 개입했다는 것으로, 감사원은 감사 결과 신 전 의원을 업무상 배임죄로 고발한 바 있다. 자유한국당은 이 사건을 두고 신 전 의원이 정 후보자와 각별한 사이기 때문에 정 후보자도 이 의혹에 관여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실제로 신 전 의원은 과거 정 후보자의 대선 캠프에서 대외협력본부장을 맡았고 정 후보자는 신 전 의원의 후원회장을 맡았을 정도로 두 사람의 사이가 가까운 것은 맞지만, 이러한 사실이 정 후보자의 비리 연루 의혹을 뒷받침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정 후보자가 전날 청문회에서 "밑도 끝도 없이 아무 근거 없이 이런 의혹이 있는 거 아니냐고 하면 어떻게 하라는 것이냐"라며 "증거를 대봐라. 단서라도 있어야 하지 않느냐"라고 발끈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근거없이 또 의혹 제기? 정세균 "참 기막혀"

김상훈 자유한국당 간사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무총리 임명동의에 관한 인사청문특별위원회에 참석해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에게 경기도 화성 동탄 택지개발 사업 비리 의혹 관련 질의를 하고 있다.
김상훈 자유한국당 간사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무총리 임명동의에 관한 인사청문특별위원회에 참석해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에게 경기도 화성 동탄 택지개발 사업 비리 의혹 관련 질의를 하고 있다.ⓒ뉴시스

청문회 이틀 차인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자유한국당 간사인 김상훈 의원은 신 전 의원의 의혹을 읊은 뒤 정 후보자가 신 전 의원을 비롯한 측근들에게 이용당한 것일 수 있다는 식의 주장을 펼쳤다. 이번 역시 어떠한 근거도 제시하지 않았다.

김 의원은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보지만, 저는 정 후보자의 측근들이 후보자를 이용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화성 시민들이 왜 이런 제보를 했을까. 곰곰이 생각해보니 측근들의 전횡을 막기 위한 간절한 마음이 있지 않았을까 싶다"고 추측했다. 그러면서 "어제 후보는 측근들이 한 일을 잘 모른다고 했다. 물론 저는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정 후보자가 화성시에 방문했던 사진들을 제시하며 공세를 이어갔다.

정 후보자는 반복되는 의혹 제기에 실소를 터트리면서도 자유한국당 의원들을 향해 묵직한 돌직구를 던지며 응수했다. 정 후보자는 "참 기가 막힌다"라며 "귀한 시간을 여러 번 이렇게 소비해야 하는지"라고 개탄했다.

정 후보자의 반응에 당황한 김 의원은 "제가 말을 지어낸 게 아니고 현장에 계신 분들의 의견을 듣고 말을 한 것"이라고 맞받아쳤다. 정 후보자는 "저도 말 좀 하게 해달라"며 차분히 반박에 나섰다.

정 후보자는 "여러 가지 말씀을 하셨는데 왜 이 자리에서 내가 그 말을 듣고 있어야 하는가, 이게 검증 대상인가 하는 의구심을 지금도 갖고 있다"며 "저도 감정의 동물인지라 오늘 청문회장에 나오면서 어제 김상훈 의원에게 한 말씀 했던 것에 대해 '참 안타깝다'는 유감의 표시를 하려고 나왔는데 그럴 마음이 싹 없어진다"고 직격했다. 이어 "청문회가 더 이상 오염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후보자를 잘 검증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정 후보자는 "저는 이 문제와는 아무런 관계도 없고, 제가 어제저녁에 청문회 끝나고 나서 귀한 시간을 들여서 (의혹의 당사자인 이 전 의원에 대한) 감사원 감사 보고서를 대충 봤는데, 정세균의 '정'자도 나오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저는 전혀 모르는 내용이었다"며 "이 문제를 가지고 더 이상 시간 낭비하는 것은 지혜롭지 않은 일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의원들도 자유한국당의 무분별한 의혹 제기에 강하게 반발했다. 민주당 김영호 의원은 "김상훈 의원이 어제 (정 후보자의) 측근 비리를 언급하면서 정 후보자에게 불법 자금이 흘러갔을 수 있다고 추측해 정 후보자님이 굉장히 모욕을 당했다"며 "오늘도 이어서 계속 관련된 말씀을 하는데 과도한 정치공세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최소한 문제 제기를 하려면 근거를 가지고 해야 하는데 측근이 그런 사건에 연루됐다고 해서 정 후보자도 그런 사건에 연루돼 불법 자금을 수수했다고 하는 것은 (오히려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제보자에게 이용당하는 게 아닌가"라며 "취재를 정확히 하고 근거를 가지고 문제 제기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세균 청문회 종료, 인준 전망은?

더불어민주당 자료사진.
더불어민주당 자료사진.ⓒ정의철 기자

정세균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이날로 종료된다. 장관의 경우와 달리 국무총리 임명에는 국회의 동의를 필수적으로 거쳐야 한다.

하지만 자유한국당 심재철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정 후보자가 과연 총리로서 적격한지 심각한 회의가 든다"고 밝힌 만큼, 정 후보자에 대한 최종 인준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앞서 자유한국당은 청문회가 열리기도 전에 정 후보자를 부적격 인사로 규정하고 '부결'을 예고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본회의 표결은커녕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도 어려울 것 같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보고서가 채택되지 않더라도 국회의장 직권으로 총리 후보자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본회의에 올릴 수 있다. 인사청문회법에서는 정당한 이유 없이 기간 내에 임명동의안 등에 대한 심사를 마치지 않을 경우 의장은 이를 바로 본회의에 부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이르면 13일께 본회의를 열어 표결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총선에 출마하려면 오는 16일까지 공직에서 사퇴해야 하는 일정을 고려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만일 자유한국당이 반대하더라도 '패스트트랙 법안' 처리에 힘을 모았던 4+1협의체(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의 공조가 이번에도 이뤄진다면 의결정족수(재적 의원 과반 이상 출석에, 재석 의원 과반 이상이 찬성)는 확보할 수 있다.

남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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