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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호르무즈 파병 대신 평화를 선택해야

새해 벽두부터 전 세계의 이목이 중동으로 쏠리고 있다. 미국이 이란의 거셈 솔레이마니 쿠드스 사령관을 드론으로 공격해 암살하자 이란은 8일 이라크 주둔 미군 기지 두 곳에 미사일 공격을 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미군이 솔레이마니 최고사령관을 공습한 시각에 맞춰 보복 폭격을 한 것이다. 작전명도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이름을 따서 ‘순교자 솔레이마니’로 정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미국을 “최악의 사탄”이라 부르며 “미국이 그 어떤 대응에 나선다면 더 큰 고통과 파괴를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의 보복공격 후 미국이 군사력을 동원해 대응할 것인지가 세계의 관심이었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해 무력 공격을 감행한다면 지역 전체가 전면전에 휩싸일 가능성이 높았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의 대국민연설을 통해 “사전 경고 시스템이 잘 작동해 어젯밤 이란 정권의 공격에 미국인과 이라크인 아무도 피해를 입지 않았다”라며 이란에 경제 제재 등 새로운 제재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일단 군사적 대응을 선언하지 않음에 따라 미-이란의 무력충돌 위기는 피했다. 하지만 미국의 ‘강력 제재’ 방침에 따라 긴장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전쟁위기의 책임은 명백히 미국에게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으로 미군이 이란 최고사령관을 살해한 것 자체가 전쟁을 부르는 도발 행위이고 국제법 위반이다.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높아진 것도 지난해 5월 미국이 일방적으로 핵 합의를 파기한 데서 비롯된 것임을 전 세계가 다 알고 있다.

미국은 우리 정부에게 긴장의 중심인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계속 요구하고 있다. 7일 해리 해리스 주한미국대사가 방송 인터뷰를 통해 “한국도 중동에서 많은 에너지 자원을 얻고 있다”며 “한국이 그곳에 병력으 보내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처음으로 공개 주문한 것이다. 호르무즈 해협 파병은 평화를 지키기 위함이 아니다. 호르무즈 해협에 군사력이 증가되는 것은 긴장을 높이고, 결과적으로 전쟁의 가능성을 더욱 키우게 된다. 미국은 이란에 대한 위협과 공격을 멈추고 합의에 복귀해 대화로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

또한 이번 파병에 응하면 우리와 이란의 관계를 악화시키는 결과도 초래한다. 이란 혁명수비대도 “미국의 반격에 가담하면 그 나라도 표적”이라고 밝힌 마당에 우리가 미국의 대이란 군사행동에 동참해 분쟁에 휘말릴 필요가 없다.

문재인 정부는 일관되게 “호르무즈 해협 파병은 결정된 바 없다”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결국 미국의 압력에 굴복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파병을 결정해놓고 4월 총선에서 악영향을 주기 때문에 쉬쉬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말도 떠돈다. 첫째도 둘째도 평화를 선택해야 한다. 평화가 국익이다. 우리는 이란과 적대하고 총칼을 겨눌 이유가 없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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