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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새보수 ‘통합’ 출발선 끊었지만...‘태극기 부대’ 끌어안은 황교안 걸림돌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예방 온 하태경 새로운보수당 책임대표와 덕담을 나누고 있다. 2020.01.07.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예방 온 하태경 새로운보수당 책임대표와 덕담을 나누고 있다. 2020.01.07.ⓒ뉴시스

보수통합 핵심축인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이 9일 통합 논의에 머리를 맞대기로 결정했지만 시작부터 난항을 겪는 모양새다.

자칭 보수·중도 진영의 정당·시민단체 대표자들은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2차 연석회의를 열고 문재인 정권에 반대하는 모든 세력과의 ‘대통합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이들은 보수·중도 진영을 아우르는 혁신통합추진위원회(통추위) 구성에 의결했다.

자유한국당과 새보수당은 곧장 통추위 참여에 동의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부정하는 우리공화당은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최근 정계 복귀를 발표한 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의원은 아직 연락이 닿은 바 없지만 통추위 측은 자신들이 제시한 통합 원칙에만 동의한다면 얼마든지 안 전 의원과 함께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이 보수·중도진영에 속한 정당·시민단체들과 함께 추진하는 혁신통합추진위원회의 박형준 위원장이 9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01.09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이 보수·중도진영에 속한 정당·시민단체들과 함께 추진하는 혁신통합추진위원회의 박형준 위원장이 9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01.09ⓒ정의철 기자

통합 6원칙 제시한 통추위 “대통합 실천할 새 정당 만들자”

통추위 참여 정당 및 시민단체는 큰 틀에서 6가지 통합 원칙에 합의했다. ▲대통합의 원칙은 혁신·통합으로 할 것 ▲시대적 가치인 자유·공정을 추구한 통합을 할 것 ▲문재인 정권에 반대하는 중도·보수 등 모든 세력의 대통합을 추구할 것 ▲청년의 마음을 담을 수 있는 통합을 추구할 것 ▲더 이상 탄핵 문제를 총선 승리의 장애로 하지 않을 것 ▲대통합의 정신을 담고 실천할 ‘새로운 정당’을 만들 것 등이 해당 사항이다.

통추위 위원장에는 국회 사무총장을 지낸 박형준 동아대 교수(정치 플랫폼 ‘자유와 공화’ 공동의장)가 임명됐다. 이날 회의 결과를 브리핑한 국민통합연대 안형환 사무총장은 박 교수 선임 배경에 대해 “지난 여름부터 자유한국당과 새보수당 사이에서 (박 교수가) 가교 역할을 해온 것으로 안다. 통합 문제에 대해 많이 고민해왔고 이 문제에 대해 밝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연석회의에는 자유한국당 대표로 이양수 의원이 참석했다. 이 의원은 황교안 대표로부터 전권을 위임받아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보수당에서는 정병국 의원이 대표로 참석했다. 안 사무총장은 두 의원이 자유한국당과 새보수당의 입장을 각각 대변해 통추위 구성 원칙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통추위는 박 교수를 중심으로 늦어도 다가오는 설 이전까지 통합에 대한 가시적 성과를 내겠다는 입장이다. 각 당에서 통추위에 참석할 고정 위원들을 임명한 뒤 통합 논의에 본격 착수할 계획이다.

자유한국당은 이러한 통추위의 출범을 전격 환영했다. 특히 그간 보수통합 논의가 잘 풀리지 않았던 새보수당과 손을 맞잡는 공식 플랫폼이 생긴 만큼 통합 논의의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드러냈다.

자유한국당 김성원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통추위는 문재인 정권의 폭정으로 뿌리째 흔들리는 대한민국을 다시 일으켜 세울 유일한 희망”이라며 “통추위라는 큰 울타리 안에서 자유한국당과 새보수당 모두 함께하기로 했다. 이제 우리는 하나의 공동체이자 한 가족이 됐다”고 평가했다.

김 대변인은 “우리는 네 가지(혁신·통합·자유·공정) 통합 원칙 아래 대통합을 향한 역사의 수레바퀴를 힘차게 굴려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새보수당 하태경 책임대표도 “통추위의 6가지 통합 원칙은 새보수당의 보수재건 3원칙을 충실히 반영한 것”이라며 “동의하고 환영한다. 이 원칙대로 새로운 통합 신당이 만들어지면 그 당은 더 큰 새보수당이 될 것”이라고 입장을 전했다.

새로운보수당 하태경 책임대표가 9일 국회 정론관에서 혁신통합추진위원회와 관련 당의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0.01.09
새로운보수당 하태경 책임대표가 9일 국회 정론관에서 혁신통합추진위원회와 관련 당의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0.01.09ⓒ정의철 기자

자유한국당 ‘통추위 자축’ 논평 30분 만에 엎은 새보수당
하태경 “황교안, 보수재건 3원칙 동의 공개적으로 직접 밝혀야”
박형준 “통합할 때 자기 입장 100% 관철할 수 없어”

하지만 자유한국당과 새보수당이 실질적인 통합을 이루기에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실제로 하태경 책임대표는 자유한국당이 ‘통추위 자축’ 논평을 낸 지 30분 만에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보수당은 통추위의 6가지 원칙에는 합의했지만, 역할·구성에 대해서는 합의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하 책임대표는 “통추위의 6원칙에 녹아있는 새보수당이 제안한 보수재건 3원칙(▲탄핵의 강을 건너자 ▲개혁보수로 나아가자 ▲낡은 집을 허물고 새집을 짓자)에 대해 황 대표가 동의하는지 황 대표 본인이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혀 달라”고 요구했다.

황 대표가 새보수당 유승민 의원이 제안한 보수재건 3원칙에 대한 입장, 특히 ‘탄핵에 대한 입장 정리’를 명확히 하지 않은 상황에서는 구체적인 통합 논의를 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하 책임대표는 “깨지고 불안정한 통합 논의를 국민들은 불안해할 것이다. 우리도 황 대표의 확고한 약속과 언급 없이는 통합 대화를 시작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황 대표가 3원칙에 대해 명확히, 공개적으로 동의한다는 것을 얘기해야 한다. 앞으로 갔다가 후퇴한 모습을 보여 왔기 때문에 확고한 약속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황 대표는 보수재건 3원칙 중 자유한국당 간판을 포기하고 당 대 당으로 통합하는 ‘새집을 짓자’와 ‘개혁보수로 나아가자’는 원칙에는 동의 의사를 드러낸 바 있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의 탄핵과 관련해서는 항상 말을 아껴왔다. ‘태극기 부대’로 불리는 극우 보수 세력을 주요 지지기반으로 두는 황 대표가 이들과 선을 긋는 발언을 공개적으로 하는 것은 부담스러운 일이기 때문이다.

황 대표는 이날도 기자들과 만나 ‘보수재건 3원칙 수용’ 의사에 대해 “통합 과정에서 여러 건의를 하고 여러 의견을 낼 것이다. 그런 것이 잘 어우러져 결과적으로 자유 시민 세력의 통합을 반드시 이뤄낼 수 있도록 하겠다”며 얼버무렸다.

향후 통추위의 인적 구성도 문제다. 새보수당은 황 대표가 보수재건 3원칙에 대해 공개적으로 동의 의사를 밝힌 뒤, 통추위 역할 및 구성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하 책임대표는 “통추위의 역할 및 인적 구성에 대해서는 아직 합의된 바가 없으며 앞으로 합의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형준 신임 위원장을 통추위의 수장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의미이다.

그는 “통추위를 하면 2개의 당이 없어지는데 그 조직의 위원장 역할은 굉장히 중차대하다”며 “여기에 어떠한 구속력이 필요하다면 각 당에서 대표가 서약이라도 해야 한다. 부족하면 최고위급 서약이 필요하고 그것도 부족하면 의원 전원이 서약하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하 책임대표의 말을 종합하면 황 대표가 보수재건 3원칙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하지 않을 시 새보수당은 향후 통추위에 참여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하 책임대표는 앞서 통추위 구성에 합의한 정병국 의원도 같은 방침 하에 동의한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같은 날 기자회견을 진행한 박형준 위원장은 “좁은 정체성만 고집해서는 안 된다. 다양한 요구와 이익, 견해들을 모아내는 통합, 보수에서 중도까지 확장하는 통합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새보수당 의원들과 개별적으로 많이 접촉했는데 의견이 조금씩 다른 부분이 있다. 새보수당 입장에서 요구하고 싶은 것이 상당히 있을 것이지만 통합을 할 때 자기 입장과 요구를 100% 관철시킬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통합 시한에 대해 “아마 2월 10일 전후에는 새로운 통합정치 세력의 모습이 거의 확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통추위는 법적인 공식적 기구는 아니고 당연히 자문기구”라며 “통합이라는 대의를 위해 구성하는 기구이니 여기서 결정된 사안들은 각 당에서 논의해 관철돼야 집행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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