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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선관위는 비례용 ‘차명정당’을 금지해야 한다

중앙선관위는 13일 개정된 선거법을 악용하기 위해 자유한국당이 추진중인 위성정당인 ‘비례자유한국당’을 비롯한 위성정당의 설립 여부를 논의한다. 논의 의제는 명칭 사용 여부지만 본질적으로는 ‘가짜 정당’, ‘차명 정당’에 대한 논의가 되어야 한다.

현재 선관위에 등록된 비례자유한국당은 당 대표자가 자유한국당 조직부총장의 부인이며, 창당 자금을 자유한국당의 사무처 직원들이 조달한 정당이다. 심지어 사무실은 자유한국당의 당사이며 전화번호도 유사하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 전화를 받는 직원은 자유한국당의 사무처 소속이라고 한다. 결국 비례자유한국당은 자유한국당이 남의 이름을 빌린 ‘차명 정당’인 셈이다.

그동안 자산가들이 세금을 피해 재산을 은닉하기 위해 차명계좌나 차명부동산을 이용한 적은 있다. 하지만 정치의 세계에서 남의 이름을 빌려 자신의 이익을 추구했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차명정당’은 차명계좌나 차명부동산이 그러하듯이 법망을 피해 불법적인 이익을 추구하는 정당일 뿐이다. 선관위가 명칭은 물론 사실상 ‘차명’이라고 볼 수 있는 정당에 대해 원칙적으로 금지해야 하는 이유다.

자유한국당은 개정된 선거법이 자신들에게 불리하다는 이유로 ‘비례자유한국당’을 추진해왔다. 자신들에게 불리하면 법의 취지를 무시하고 노골적인 편법을 추구해도 좋다는 심사다. 자유한국당이 대변하고 있는 기득권층이 차명계좌나 차명부동산을 탈세를 위한 요령이나 기술쯤으로 생각해왔던 것처럼 지금 자유한국당은 ‘비례용’ 정당을 마치 무슨 ‘묘수’로 생각하는 듯하다.

하지만 개정선거법은 자유한국당에 유독 불리한 법이 아니다. 자유한국당과 민주당은 모두 자신들의 정강정책을 지지하는 국민들에 비해 더 많은 의석을 차지해왔다. 국민들의 정치적 의사는 다양하며 거대 양당만으로 대변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개정선거법이 ‘연동형’을 선택해 다양한 국민의 의사를 반영하도록 한 것은 조금 더 현실에 가까워진 것이지 결코 자유한국당에게 불이익을 강요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자유한국당이 비례용 ‘차명정당’을 추진하는 건 자산가들이 세금을 포탈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국민의 의사를 도둑질하겠다는 것이다. 선관위의 엄정한 원칙 천명과 구체적 규제방안이 나오길 기대한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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