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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지구적 재앙 신호 보내온 호주 산불

지난해 시작된 호주 산불이 전 세계에 충격을 던지고 있다. 해를 넘기며 5개월째 진화되지 않은 채 피해 범위를 넓히고 있어 무척 우려스럽다. 뉴사우스웨일스 등 140여 군데서 동시에 발화된 산불을 잡기 위해 호주뿐만 아니라 캐나다와 말레이시아 등 여러 나라에서 온 소방 인력이 사투를 벌이고 있지만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한다.

이미 서울시 면적의 80배, 대한민국 영토의 절반에 이르는 땅이 불탔고 산불 연기는 지구 반 바퀴를 돌아 남미에서 목격될 정도로 퍼졌다. 알려진 것만 최소 24명이 사망했고 실종자가 속출했으며 긴급 대피한 10만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안타까운 것은 사람이 입은 피해만이 아니다. 야생동물의 피해는 가늠이 안 될 만큼 엄청나다. 특히 호주는 캥거루, 코알라 등 유대류가 모여살고 있는 곳인데 서식지 파괴로 최악의 경우 멸종 위기까지 생각해야 한다니 경악할 일이다. 전문가들은 이미 많게는 10억 마리 이상의 야생동물이 사라졌을 거라고 추정하고 있다. 움직임이 느린 코알라는 사실상 독자적 생존이 불가한 '기능적 멸종 상태'라는 소리도 들린다.

이쯤 되면 한 나라에서 일어난 심각한 자연재해가 아니다. 그야말로 전 지구적 재앙이다. 이 재앙을 불러온 원인이 인류 자신이라는 통렬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누군가의 실화(失火)가 아니더라도 언제든지 광범위한 산불이 발생할 수 있는 기후변화가 그 위기의 근원이며, 이를 여태 키우고 방치해 온 인류가 주범이라는 소리다.

40도를 오르내리는 고온, 장기간 이어지는 가뭄과 낮은 습도는 대형 산불이 발화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이다. 전문가들은 여기에다 '남반구 극진동'에 의해 유발되는 강한 서풍이 호주의 산불 피해 범위를 넓히는 데 일조했다고 입을 모은다. 이는 모두 지구온난화 같은 기후변화에서 비롯된 것이다.

전문가들은 산불 빈도가 지난 5년 간 40%나 증가한 호주 외 지구의 다른 곳에서도 얼마든지 이 같은 재앙이 연속될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 최근 강원도 고성에서 큰 산불을 겪은 우리나라 역시 기후변화가 재앙의 원인이라면 더 늦지 않게 대책을 세워야 마땅하다.예외는 아닐 것이다.

기후변화가 재앙의 원인이라면 더 늦지 않게 대책을 세워야 마땅하다. 호주의 경우 세계 최대 석탄 및 액화 천연가스 수출국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해왔다는데, 이를 막기 위해 지금 당장 나서야 한다. 화석연료 소비를 줄이고 석탄화력 발전을 중단해 이를 재생에너지로 대체해야 한다는 분노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주간지 타임은 '2019 올해의 인물'로 스웨덴의 그레타 툰베리(16)를 선정했다. 전 세계 학생들의 파업을 독려하면서까지 기후변화 대응에 앞장선 까닭이다. 우리 역시 지구가 보내온 위험한 신호에 제대로 답해야 한다. "내일이 없는 것처럼 계속 살아갈 수는 없다"는 그레타 툰베리의 호소를 새겨들어야 할 때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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