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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벗 칼럼] 새해, 당신의 갑상선은 안녕하십니까?
만성피로(자료사진)
만성피로(자료사진)ⓒpixabay.com

독자 여러분, 올해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하고 싶던 일들 많이 이루시길 기원합니다.

그나저나 그러려면 몸과 마음 모두 건강해야 할텐데, 연말 연초에 건강은 잘 지키고 계신가요? 연말까지 마쳐야하는 일로, 여러 모임과 송년회를 불려 다니며 과로하고 있지는 않으셨나요? 그동안 쓰지 못했던 연차를 몰아서 가족과 휴식같지 않은 여행을 다녀온 후 더 지치지는 않으셨는지요? 학생들은 기말고사 시험을 마치고 나서 방학이 되니 오히려 몸이 아프지는 않으신지요? 주부분들은 아이들 방학이 되니 기다렸다는 듯이 감기나 독감이 찾아오고 여기저기 몸이 쑤시지는 않나요?

새해가 돼 뭔가 새로워진 기분으로 운동도 하면서 체력을 기르고, 체중도 줄여 볼 계획을 세웠지만 오히려 몸이 더 무거워지고 게을러지고 있지는 않습니까? 아마도 작년에 많이 힘들어서 회복하려면 휴식 시간이 더 많이 필요한 모양입니다. 주중엔 바쁘고 잘 쉬지 못해 많이 힘들다면 주말에 다른 일을 잡지 말고 일부러 푹 쉬어보세요. 만약 그래도 몸이 무거운 느낌이 회복되지 않는다면 ‘만성피로’를 의심해야 합니다.

이런 상황까지 가면 몸의 대사를 조절하는 우리 몸의 다양한 호르몬 반응이 변화될 수 있습니다. 호르몬 변화는 입맛이 없어 많이 먹지 않았는데도 체중이 줄지 않게 않고, 힘이 딸리고 추위를 타면서 기운 없게 합니다. 심지어 기분까지 저조하게 해 무기력한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게 합니다. 그런 경우 ‘갑상선기능저하증’을 의심하게 되는데, 이는 갑상선 호르몬이 충분히 분비되지 않는 상태를 말합니다.

갑상선기능저하증 원인은 갑상선 자극 호르몬(Thyroid stimulating hormone; TSH)이 체내에 부족하게 되는 등 갑상선 자체에 문제가 있어서 갑상선 호르몬 생산이 줄어드는 경우가 있다.
갑상선기능저하증 원인은 갑상선 자극 호르몬(Thyroid stimulating hormone; TSH)이 체내에 부족하게 되는 등 갑상선 자체에 문제가 있어서 갑상선 호르몬 생산이 줄어드는 경우가 있다.ⓒ제공:뉴시스

갑상선기능저하증의 95% 이상은 갑상선 자체 문제인 ‘일차성 갑상선기능저하증’으로 분류되는데, 그중 70~85%는 ‘하시모토병’이라고 불리는 ‘만성 자가면역성 갑상선염’이라고 합니다. 외부 병원체와 싸워야 할 면역체계에 이상이 생겨 갑상선에 대한 항체가 생기고 이것들이 지속적으로 갑상선을 파괴하는 만성 염증 반응입니다. 이런 증상은 혈액검사를 통해 정상 이하로 떨어진 갑상선호르몬 수치를 확인하고, 자가 면역 항체가 있는지 여부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차성갑상선기능저하증’은 여러가지 원인으로 갑상선 기능을 조절하는 뇌하수체에 기능 이상이 생겨, 갑상선 호르몬 분비에 문제가 생긴 경우를 말합니다. 이 경우에는 뇌하수체 호르몬에 영향을 받는 다른 증상들이 같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혈액검사를 통해 뇌하수체 분비 갑상선 자극호르몬(TSH)의 수치를 검사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갑상선기능저하증을 포함해 대부분의 자가면역질환 원인은 뚜렷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갑상선기능저하증의 치료는 갑상선 자체의 문제에 집중해 약물을 통해서 부족한 갑상선 호르몬을 대체하는 대증(對症)적인 방식으로 접근합니다. 약물이 적용된 이후 호르몬 수치가 잘 유지되는지 검사를 통해 확인하며 용량을 조절하곤 합니다. 많은 경우 일정한 기간 동안 호르몬 수치를 잘 조절하면, 결국 전반적인 몸 상태가 나아지면서 자가면역적 상태에서 벗어나게 되고 더 이상 약을 먹지 않아도 되는 상태로 나아지게 됩니다. 하지만 약을 먹는데도 조절되지 않아 갑상선 기능저하증이다가 항진증이 되고, 항진증 조절 약물을 쓰면 다시 저하증에 빠지는 등 증상이 조절되지 않는 사례들을 임상에서 자주 마주하곤 합니다.

자료사진
자료사진ⓒ뉴시스

갑상선 관련 약들이 장기간 복용해도 큰 문제가 없는 약이라고는 하지만 근본적인 원인을 치료하는 처방은 되지 않습니다. 특별한 이유가 없는데도 약을 통해 갑상선 호르몬 수치가 조절되지 않거나, 오랫동안 약을 복용해야만 하는 갑상선기능저하증의 경우엔 다른 신체 기관들의 상태나 생활습관, 정서상태도 살펴야 합니다. 갑상선 호르몬 기능 이상은 다른 호르몬 작용에 의해 영향을 많이 받는데, 특히 스트레스와 관련되어 있는 부신의 기능과 밀접한 관련이 되어 있습니다.

부신의 호르몬은 ‘부신수질 호르몬’과 ‘부신피질 호르몬’으로 구분됩니다. 부신수질에서는 교감신경계통을 조절하는 호르몬이 분비됩니다. 우리가 화가 나거나 흥분할 때, 위기 상황에서 생존을 위해 마구 분비된다고 알려진 ‘아드레날린’ 호르몬이 부실수질 호르몬에 해당됩니다. 이러한 호르몬은 심박수를 높여주고, 소화기에 몰려 있던 혈액을 심, 폐, 근육, 뇌로 보내고, 에너지를 빨리 공급하기 위해 혈당을 높이고 호흡이 빨라지게 만듭니다. 하지만 그런 반응은 단기간 응급적 대응이어야 하고 그 후에 우리 몸은 충분히 휴식을 취해야 하는데, 지속적인 스트레스 상황은 부신을 탈진하게 만들 수 있습니다.

부신피질에서는 흔히 스트레스 대응 호르몬으로 알려진 코티솔 같은 당질코르티코이드와 염분, 칼륨, 마그네슘을 조절하는 알도스테론 같은 미네랄코르티코이드, 그리고 일부 안드로겐 같은 성호르몬을 생산해내는데, 이들의 작용은 스트레스 대응과 관련이 있습니다. 이들은 혈압조절과 혈당 조절, 지방형성과 근육형성, 단백질 합성, 그리고 면역기능에까지 다양한 영향을 미칩니다. 오래 스트레스에 노출된 사람들이 고혈압, 당뇨, 비만, 근육 저하로 인한 무기력, 면역력 저하로 인한 자가면역질환이나 잦은 감염증 등의 다양한 문제를 일으키는 것 또한 부신피질 기능저하와 관련되어 있습니다.

특히 부신피질의 코티솔 호르몬의 작용은 갑상선 호르몬과 관련되어 있는데, 이 두 호르몬은 상호 협조하여 세포수준에서 우리 몸의 대사가 잘 이루어질 수 있도록 작용합니다. 잦은 만성 스트레스로 인하여 부신이 탈진되어서 코티솔 수치에 불균형이 있는 사람들은 갑상선 호르몬 수치에 이상이 초래되기 쉽고, 수치상 이상이 없더라도 갑상선기능저하증과 유사한 증상을 나타낼 수 있습니다.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시민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시민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지나치게 스트레스가 심한 상태가 오랫동안 계속돼 코티솔이 높은 상태가 지속되면 갑상선 호르몬이 잘 작용하지 못하게 ‘저항’하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저항은 갑상선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고 인슐린, 프로게스테론, 에스트로겐 같은 다양한 호르몬에 저항을 일으킵니다. 이러한 상태는 식욕이 떨어져 많이 먹지 않아도 비만이 유발되거나 무기력해지고, 여성 폐경기와 같은 불임, 안면홍조 증상도 유발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경우 혈압에 대한 혈압약, 당뇨에 대한 인슐린 처방, 폐경기에 대한 여성호르몬 제제처럼 대증적인 접근으로는 증상을 관리할 수는 있으나 근본적 치료가 되지는 못합니다.

갑상선기능저하증도 마찬가지입니다. 결국은 대증적인 약이 아니라 부신에 불균형을 초래하는 급만성 스트레스 관리와 충분한 이완과 휴식, 부족한 미네랄과 영양소를 채워주는 식단, 적절한 근력 활용을 통한 체력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결국 갑상선 질환에도 생활습관을 어떻게 건전하게 형성시키는가가 치료에 가장 중요한 점이 됩니다.

새해에 원하는 것을 이루기 위한 필요조건인 건강을 챙기기 위해서는, 결국 생활습관 개선에서부터 시작해야한다는 뜻이네요? 그런데 이러한 갑상선기능저하의 문제는 왜 여성에서 더 많이 올까요? 그것은 여성호르몬 문제와 관련이 있는데 다음 칼럼에서 더 다루어보겠습니다.

현승은 수원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 새날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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