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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수직관계에서 협력관계로 재편된 검경

공수처 설치법과 함께 검찰개혁의 일환으로 추진된 검경수사권조정을 위한 법안들이 13일 국회를 통과했다. 패스트트랙에 실린 지 8개월만에 일단락된 것이다.

이날 본회의를 통과한 법률에 따르면 경찰에게는 1차 수사권과 수사종결권이 부여되고, 검찰에게는 사법적 통제 역할을 부여한다. 검찰의 수사지휘권을 폐지해 검찰과 경찰의 관계를 수직적 관계에서 상호협력 관계로 재설정한 것이다. 그동안 검찰이 경찰을 지휘·복종 관계로 두고 수사에서 기소까지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렀다면 이제 권력기관들 사이의 견제와 균형이 실현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된 셈이다.

물론 검찰은 영장신청과 재수사 요청 등 경찰 수사를 보완할 수 있고, 부패범죄, 경제 범죄, 공직자 범죄, 선거범죄, 대형참사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요 범죄, 경찰 공무원의 범죄에 대해 직접 수사권한을 유지하게 됐다. 일각에서는 경찰이 자의적으로 수사권을 남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있지만, 이는 과거 검찰의 문제와 전혀 다르지 않고 오히려 검경 사이의 견제를 통해 해소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다.

남은 우려는 경찰권의 비대화다. 국정원의 국내정보 수집 기능이 폐지되면서 경찰이 유일한 정보 수집 주체가 된 상황에서 수사와 정보가 결합되면서 큰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정보경찰의 폐지나 분리가 시급하게 검토되어야 하는 이유다. 자치경찰제 도입도 필요하다. 애초 검경수사권 조정의 전제는 실질적인 자치경찰제의 도입이었다. 총선을 통해 차기 국회가 구성되면 우선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국민의 검찰에 대한 불신이 크게 불거져 있지만, 경찰 역시 국민의 전적인 신뢰를 받고 있지 못하다는 현실을 망각해선 안 된다. 경찰은 독재정권의 하수인이자 강압으로 국민을 억압해 온 어두운 과거가 있다. 경찰이 늘어난 권한을 제대로 쓰지 못한다면 국민적 개혁여론이 다시 비등할 수 있다.

검찰, 공수처, 경찰 등 권력기관의 권한을 분산한 것은 모두 국민의 안전과 인권 수호, 반부패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이제 견제와 균형을 갖출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된 만큼 각 기관들이 제 역할을 해 제도 개선의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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