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보기
댓글보기
[사설] 서울기독대는 법원 판결대로 즉각 손원영 교수 복직을 허용해야

불당을 훼손한 개신교 신자를 대신해 사과와 모금을 했다는 이유로 파면됐던 손원영 서울기독대 교수가 파면 무효 확인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 하지만, 여전히 복직 반대를 요구하는 보수개신교 세력들의 시위가 이어지는 등 반대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다. 파면 무효라는 법원 판결에도 불구하고 아직 복직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지난해 10월 11일 열린 2심에서 재판부가 “학교 측이 2017년 2월 20일 결정한 파면 처분이 무효임을 확인한다”면서 파면을 취소한 데 이어 최근 서울기독대가 이 판결과 관련해 대법원 항소를 포기하면서 재판이 마무리됐다. 손 교수는 지난 2016년 1월 경상북도 김천 개운사에 자신을 개신교 신자라고 밝힌 한 남성이 난입해 몽둥이로 불당에 봉인돼 있던 불상 등을 부순 사건에 대해 대신 사과하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사과의 의미를 담아 불당 복구 비용을 모금했다는 이유로 파면된 바 있다.

서울기독대가 항소를 포기한 이후 손 교수 복직을 반대하는 여론전이 펼쳐지고 있다. 크리스천투데이는 “사찰에서 ‘예수는 육바라밀 실천한 보살’ 설교한 목사”라며 손 교수가 지난 2018년 성탄절을 앞두고 불교 사찰인 열린선원에서 한 설교를 문제 삼아 복직을 반대하는 주장을 내보내는 등 교계 매체를 중심으로 손 교수 복직이 문제가 있다는 기사들이 나오고 있다.

지난 1월 10일엔 반동성애운동을 하는 보수개신교 단체들이 주축이 된 한국교회수호결사대가 서울기독대학교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손원영 교수의 복직에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들은 “도대체 목사로 자처하며 신학대학교 교수인 사람이 어떻게 예수님을 ‘육바라밀을 실천한 보살’이라고 불교 사찰에서 설교할 수 있단 말인가”라며 “이는 한국교회 전체에 위협이 되는 ‘배도(背道)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한 마디로 손 교수가 개신교에서 벗어난 이단이라는 주장이다.

사찰에서 한 설교를 문제 삼는 주장은, 손 교수를 해고하는 근거가 된 불상 훼손을 사과하고 모금한 것을 ‘우상숭배’로 몰아간 것과 같은 논리다. 다른 종교와의 대화와 화해 조차 ‘우상숭배’로 몰아가는 중세 기독교식 세계관에 빠진 구시대적 논리일 뿐이다. 사찰에선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는 열린 마음으로 성탄행사를 열었고, 그곳에서 설교하게 된 손 교수는 기독교에 익숙하지 않은 불교 신자와 스님들에게 불교식 언어로 예수 탄생의 의미를 전달한 것이다. 아름다운 종교간 화합의 장을 ‘배도(背道) 사건’이라 주장하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

손 교수 복직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배경에 서울기독대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나오고 있다. 서울기독대는 이런 의혹을 없애기 위해서라도 조속하게 손 교수 복직을 허용하고, 논란을 마무리짓길 바란다.

민중의소리

기자를 응원해주세요

기사 잘 보셨나요? 독자님의 작은 응원이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독자님의 후원금은 모두 기자에게 전달됩니다.

이시각 주요기사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카카오스토리2
닫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