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보기
댓글보기
공익제보자 인재 영입하며 ‘김용균법’ 운운한 자유한국당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와 4호 영입 인사 이종헌 씨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영입 인사 환영식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0.01.16.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와 4호 영입 인사 이종헌 씨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영입 인사 환영식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0.01.16.ⓒ뉴시스

자유한국당은 16일 공익제보자 이종헌(47) 씨를 4·15 총선 대비 4호 인재로 영입했다.

자유한국당이 공익제보자를 받아들인 이 날은 공교롭게도 ‘김용균법’(산업안전보건법 전면 개정안) 첫 시행일과 겹친다. ‘위험의 외주화 방지’라는 노동계의 간절함보다 재계에 더 힘을 실어 산안법 개정을 발목 잡았던 자유한국당은 마치 지난 일을 잊은 듯 이 씨의 영입을 김용균법 시행과 연계해 자평했다.

산안법은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하청업체 노동자로 일하던 고(故) 김용균 씨가 석탄 운반용 컨베이어 벨트에 끼여 목숨을 잃은 사고를 계기로 지난 2018년 28년 만에 전면 개정됐다. 당시 자유한국당은 정략적 계산에 치우쳐 법안 처리를 내내 지연시켰고, 결국 산안법 개정안은 당초 정부안보다 후퇴한 법안으로 가까스로 합의됐다.

당시 법안은 본회의에서 재적의원 185명 가운데 찬성 165표, 반대 1표, 기권 19표로 처리됐는데 자유한국당 전희경 의원이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졌다. 기권표도 모두 당시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들이 행사했다.

자유한국당은 이날 국회에서 이 씨 환영식을 진행했다. 황교안 대표, 심재철 원내대표 등 지도부는 이 씨가 공익제보 이후 겪어온 어려움을 인터뷰한 언론 보도 영상을 시청했다. 황 대표는 이 씨에게 직접 환영의 꽃다발을 건넸고 붉은색 넥타이도 걸어주었다. 당은 이 넥타이를 ‘진실과 정의의 상징’이라고 표현했다.

당 인재영입위원장인 염동열 의원은 이 씨에 대해 “국민 속 영웅이다. 오늘은 김용균법이 시행되는 날이기에 더욱 울림이 크다”며 “지금 공정과 정의가 무너지고 있어 다시 쓰는 공정과 정의이다. 사회로부터 보호의 울타리를 갖지 못한 외로운 분들을 위해 약자의 편에 선, 힘들고 고달픈 자기 인생을 감내하며 살아온 약자를 위한 수호천사”라고 소개했다.

지난 2014년 6월 당시 동부그룹 계열사(2016년 LG화학에 매각)였던 농약·비료 제조사 팜한농 구미공장에서 노무와 총무 등 업무를 담당하던 이 씨는 회사 소속 전국 7개 공장에서 2009년부터 2014년까지 산업재해가 은폐됐다는 사실을 발견해 이를 대구지방고용노동청 구미지청에 제보했다. 고용노동부 조사 결과 팜한농에서 총 24건의 산재 은폐 사실이 적발됐고, 총 1억 5천여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됐다.

자유한국당에 따르면 이 씨는 내부고발 이후 사내전산망 접속 제한, 대기 발령, 부당전보, 사무실 격리배치, 최하위 등급 인사평가 및 승진누락 등 불이익을 받았다. 그는 지난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산하 공익제보지원위원회 위원으로 자문 활동한 이력도 있다.

이 씨는 자유한국당의 제안을 수락한 배경에 대해 염 의원의 ‘공천 가산점’ 약속이 있었다고 언급했다. 그는 “영입을 제안받았을 때 많은 고민을 했다. 어떻게 보면 공익신고자가 불편할 수밖에 없었던 저희 당이었기에 이런 제안을 선뜻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당 영입위원장이 수차례 설득하시면서 진정성을 보여줬다. 대한민국 그 어떤 정당도 공익신고자에게 ‘30% 공천 가산점’을 준다는 이런 혁신적인 방안을 내놓은 적이 한 번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 씨는 “이런 부분에서 공감할 수밖에 없는 실천을 보여줬다는 면에서, 저는 정말 당의 결정에 큰 감동과 존경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이 씨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산안법과 공익신고자 보호법을 지키기 위해 싸워왔다. 정의와 공정한 사회를 위해 싸워왔다”며 “제가 어떤 정치적인 삶을 살던 적어도 정의롭고 공정한 대한민국과 사회적 약자인 비정규직을 위해, 근로자들이 건강하게 일터에서 안 다치고 일할 수 있게 저희 당과 함께 싸워나가겠다”고 다짐했다.

황교안 대표는 “쉽지 않은 결정을 해주신 점에 대해서 고맙게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황 대표는 “지난해 우리 국민들은 공정과 정의가 무너진 대한민국의 현실에 크게 분노했다”며 “이 씨와 같이 용기 있는 분들이 더 큰 목소리를 내서 더 큰 행동으로 보여줄 수 있을 때 우리 사회의 폐단과 부조리를 바꿀 수 있다. 공정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지금까지 영입한 인재들에 대해 ‘저런 분이 왜 자유한국당에 갔을까’ 이런 반응도 있다고 한다”며 “국민들이 놀라실만한 훌륭한 인재들, 지속적으로 영입하는 것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자유한국당 영입 인사 4호 이종헌 씨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영입 인사 환영식에서 황교안 대표로부터 붉은 넥타이를 선물 받고 있다. 2020.01.16.
자유한국당 영입 인사 4호 이종헌 씨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영입 인사 환영식에서 황교안 대표로부터 붉은 넥타이를 선물 받고 있다. 2020.01.16.ⓒ뉴시스

김도희 기자

기자를 응원해주세요

기사 잘 보셨나요? 독자님의 작은 응원이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독자님의 후원금은 모두 기자에게 전달됩니다.

이시각 주요기사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카카오스토리2
닫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