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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금수납원 전원 직접고용” 도로공사 발표에 붙은 수상한 단서
민주노총 소속 톨게이트 요금수납원들이 지난해 12월 9일 오전 영하의 날씨에 한국도로공사의 직접고용을 촉구하며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오체투지를 하고 있다.  2019.12.09
민주노총 소속 톨게이트 요금수납원들이 지난해 12월 9일 오전 영하의 날씨에 한국도로공사의 직접고용을 촉구하며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오체투지를 하고 있다. 2019.12.09ⓒ김철수 기자

17일 한국도로공사가 직접고용을 요구하다가 해고 상태에 놓인 요금수납원 전원을 일단 직접고용 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이번에도, 도로공사는 ‘2015년 이후 입사자’에 대해서 추후 판결에 따라서 고용계약 효력을 소멸할 수 있는 ‘해제조건부’를 달았다. 도로공사 측은 2015년 이후 불법파견 요소를 제거했으니, 2015년 이후 입사자에 대해선 재판을 통해 따져봐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는 대법원 판결과 지난해 12월 있었던 각종 소송 결과와 배치되는 것이다. 그동안의 재판 과정에서 이들에 대한 불법파견 여부에 대해서는 제대로 다퉈보지 못했기 때문에, 아직 남아 있는 2015년 이후 입사자들에 대한 재판에서 파견의 정당성을 인정받아, 최종적으로 이들에 대한 직접고용 계약을 무효 처분하겠다는 것이 이번 도로공사 발표의 핵심이다.

“12월 재판서도 15년 이후 조치, 변론 못했다”

도로공사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지난해 9월부터 현재까지 장기화 되고 있는 수납원 시위·농성사태와 고용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근로자지위확인소송 1심에 계류 중인 수납원 전원을 직접고용 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2015년 이후 입사자’에 대해선 또다시 단서를 달았다.

도로공사는 “설 명절 전까지 수납원 문제를 해결하고자 2015년 이후 입사자에 대해 임시직으로 우선 고용 후 법원 판결에 따라 최종 고용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기존 입장에서 한 발 더 양보해 ‘해제조건부 근로계약 형태’의 정규직으로 직접고용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도로공사가 2015년 이후 입사자에 대해 붙인 ‘해제조건부’란, 법률행위 효력의 소멸을 장래의 불확실한 사실에 의존하게 하는 조건이다. 쉽게 말해, 일단 직접고용 하더라도 나중에 재판 결과에 따라 고용계약 효력이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단서를 단 이유에 대해, 도로공사 관계자는 “지금까지 열렸던 재판에선 2015년 이후 불법파견 요소를 제거한 것에 대해 제대로 다퉈보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톨게이트 요금수납원들을 직접고용하라는 지난해 8월 29일 대법원 판결 이후, 도로공사가 판결 결과를 이행하지 않아 노사 간 대립이 심화되자, 지난해 10월 9일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중재로 노사합의가 한차례 이루어진 바 있다. 민주노총 민주일반연맹은 이 합의에 참여하지 않았지만, 당시 도로공사는 한국노총 톨게이트노조와 ‘근로자지위확인소송 2심 계류 중인 수납원은 직접고용하고, 1심 계류 중인 수납원은 1심 판결 결과에 따라 직접 고용하되, 1심 판결 이전까진 공사의 임시직 근로자로 고용한다’고 합의했다.

그러면서 ‘단, 공사는 변론이 종결된 1심 사건의 2015년 이후 입사자에 대해서는 관련 차후 최초 판결결과에 따른다’는 단서조항을 달았다. (관련기사:도로공사가 한국노총과의 합의문에 이해하기 힘든 단서조항 담은 진짜 이유)

이후 2개월가량 지난 뒤 ‘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 민사합의부의 판결’(2019년 12월 6일)과 ‘요금수납원들이 도로공사 상대로 근로자지위 보전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데 대한 수원지법 민사31부의 판단’(2019년 12월 24일)이 나왔다. 둘 다 대법원 판결대로 도로공사가 요금수납원들을 직접고용해야 한다는 취지의 판단이었고, 승소한 노동자 중엔 2015년 이후 입사자들도 있었다.

하지만 도로공사 측은 이 판단에 대해서도 “변론기일이 지나서 2015년 이후 입사자에 대해서 해당 재판에서 다루지 못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주일반연맹 관계자는 “12월 6일 김천지원 재판에서 도로공사 측이 변론을 안 했다는 건 거짓말”이라며 “도로공사에서 주장하는 내용은 이유가 되지 않는다고 판결문에 아예 적시돼 있다. 변론은 했으나, 그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대법원 판결에도 나온다”며 “도로공사는 요금수납원들의 입사시기와 근무 장소·조건 등이 다르기에 일일이 다 다르게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대법원이 이를 배척했다”며 “관리 시스템이 전체적으로 같고, 요금수납 업무 또한 대동소이하니 이런 상황에선 전체가 불법파견에 해당한다고 기준을 명확히 그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해고 요금수납원 대표 두 명(도명화·유창근)은 청와대 사랑채 앞 분수대에서 무기한 단식농성을 시작했다. 이들은 “대법 판결 승소 이후 수많은 재판에서 똑같은 결과가 반복되고 있다”며 “하지만 공사는 2015년 이전 입사자와 이후 입사자를 선별적으로 직접고용하려는 비상식적 폭력행위를 계속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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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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