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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육식은 폭력’ 동물권 시위에 마음 뺏긴 20년차 인권 운동가

‘짐승처럼’. 20년 가까이 장애인 운동을 한 홍은전 씨에게 익숙한 표현이다. 노들장애인야학 교사로 장애인 등급제 폐지 투쟁을 하며 ‘장애인은 소, 돼지가 아니다. 등급을 매기지 말라’고 외쳤다. 인권기록활동가로 형제복지원, 선감학원 등 부랑인 수용소 피해자들의 생애를 기록하며 ‘어떤 인간도 짐승처럼 대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짐승’은 권리가 없는 존재를 부르는 말이었다.

“소, 돼지에겐 그렇게 해도 되나요?” 어떤 이가 던진 질문에 잔잔했던 홍 씨의 마음이 일렁였다. 식당에서 “음식이 아니라 폭력입니다”를 주장한 디렉트액션에브리웨어 코리아(Direct Action Everywhere-Korea, 이하 DxE)의 방해시위를 접한 뒤 물결은 쓰나미가 돼 그의 삶을 뒤흔들었다. 그는 더 이상 ‘짐승처럼’이란 표현을 쓸 수 없게 됐다.

노들장애인야학 교사 시절 홍은전 씨
노들장애인야학 교사 시절 홍은전 씨ⓒ홍은전 제공

동물권을 알게 되고 홍 씨는 ‘멀미 나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장애인 운동을 처음 만났던 23살 당시 감정과 같았다. 시설 속 장애인과 공장식 축산농가·도살장 속 동물. 이들의 눈으로 본 세상은 너무도 폭력적이었다. 지금껏 발 디뎌왔던 세상이 송두리째 흔들렸다. 인권 운동가 홍 씨가 동물권 운동에 단숨에 매료된 이유다.

첫 비질서 돼지 처음 만나
“실감 안 나 슬프지도 않아…슬픔도 학습”
가까이서 교감하자 어색함 사라져

홍 씨를 만난 곳은 경기도 화성시 한 돼지 도살장 앞. 그는 지난달 21일 서울애니멀세이브 주최로 열린 설 대비 ‘비질(Vigil)’에 참여했다. 고요해지는 시간이란 뜻에서 확장된 비질은 동물들이 일상적으로 학대받고 살해되는 도살장 등을 찾아 가려진 폭력을 직면하고 기록하는 활동이다. 이날은 그의 첫 비질이었다. (관련기사: [르포] ‘고기가 맛있다’고? 도축장 앞 돼지와 눈을 마주쳐보니…)

그가 마주한 돼지들은 오물을 뒤집어쓴 채 비좁은 트럭에서 서로를 짓누르며 고통의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홍 씨는 이날 살아있는 돼지를 처음 봤다. “정말 몰랐어요. 내가 돼지를 본 적이 없다는 걸. 영상에서도 종종 봤고 동네엔 삼겹살집도 많으니까 당연히 돼지를 본 적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돼지를 봤다는 게 실감이 안 나서 슬픈 감정도 들지 않았어요”

지난 21일 경기도 화성시 한 도살장 앞에서 만난 돼지들
지난 21일 경기도 화성시 한 도살장 앞에서 만난 돼지들ⓒ서울애니멀세이브
지난 21일 경기도 화성시 한 도살장 앞에서 만난 돼지
지난 21일 경기도 화성시 한 도살장 앞에서 만난 돼지ⓒ서울애니멀세이브

홍 씨는 첫 비질이 어색하기만 했다. “돼지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니까 돼지가 아픈 건지, 목이 마른 건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효율적’인 도살을 위해 장시간 아무것도 먹지 못한 돼지들에게 물과 먹을 것을 나눠주는 일도 쑥스러웠다. “(곧 죽을 돼지에게) 물을 주면 내가 우스꽝스럽게 보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내 만족 같다는 생각도 들었죠”

1층 고물 트럭 속 돼지들을 만나면서 그의 마음이 움직였다. 설날 ‘물량’을 맞추기 위해 추가 투입된 트럭이었다. 일반 ‘유통’ 전문 트럭과 달리 차체가 낮고 허술해 돼지들의 입가엔 멀미의 흔적이 잔뜩 묻어있었다. 그 탓에 더 가까이서 돼지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제야 돼지들의 변화가 보였어요. 얘가 지금 상태가 나쁘다는 걸 알게 됐죠. 떨고 있는 돼지, 쇠창살을 물어뜯는 돼지들이 눈에 들어왔어요”

지난 21일 경기도 화성시 한 도살장 앞에서 만난 돼지들
지난 21일 경기도 화성시 한 도살장 앞에서 만난 돼지들ⓒ서울애니멀세이브

1층 트럭이 도살장으로 들어갈 때 홍 씨는 코끝이 찡해졌다고 전했다. “많은 시간을 보내니 저 아이들이 죽는구나, 죽으러 가는구나 느껴졌어요. 슬픔도 학습된다고 생각해요. (처음엔) 배운 게 없어서 슬픈 감정도 느끼지 못했던 거죠” 도살장 앞에서 만났던 ‘개별적 존재’들은 도살장 바로 옆 도·소매장에서 목이 잘리고 가죽이 벗겨진 채 ‘획일적 존재’가 돼 나타났다.

“공장식 농가 속 돼지, 시설 속 장애인 너무 닮아”
개별적 존재가 획일적 존재로 되기까지

도살장 앞 돼지를 보며 홍 씨는 시설 속 장애인을 떠올렸다. “처음 노들장애인야학에 갔을 때 장애인을 처음 봤어요. 좋은 일 하겠다고 제 발로 찾아갔는데도 낯설고 무섭더라고요. 중증장애인들은 시설에 들어가면 도살장 돼지들처럼 획일적인 존재가 됐어요. 칸칸이 나뉜 방에 병원처럼 놓인 수십 개 침상에서 종일 누워서 생활했죠”

시설도 도살장, 공장식 축산농가처럼 가려져 있었다. “사람들은 꽃동네라고 하면 좋은 곳이라는 환상을 갖고 있어요. 마치 소가 초원에서 한가롭게 풀을 뜯다가 고기가 된다고 생각하는 것처럼요” 사람들은 장애인이 겪는 현실을 다 안다고 생각했다. “저도 동물들의 현실을 다 안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도살장을) 볼 수 없도록 꼭꼭 숨겨뒀는데 어떻게 알겠어요”

지난 21일 경기도 화성시 한 도살장. 도살장 안으로 트럭이 들어가고 있다.
지난 21일 경기도 화성시 한 도살장. 도살장 안으로 트럭이 들어가고 있다.ⓒ서울애니멀세이브

돼지의 끝은 도살장, 장애인의 끝은 시설. 이들에 대한 폭력이 정당화되는 이유다. “돌봐줄 가족이 없으면 장애인의 종착점은 시설이에요. 어차피 시설에 갈 거니까 교육, 일자리, 소득 다 없어도 된다고 생각하죠. 돼지들도 도살장에서 죽을 거니까 치료할 필요도, 좋은 환경·사료를 줄 필요도 없는 거죠. 오래 살 것도 아니니까요. ‘인권적인 장애인 수용시설’ 같은 건 없어요. 비장애인들 마음 편하려고 지어낸 말이죠. ‘인도적 도살’이 인간들이 만들어낸 허구인 것처럼요”

공장식 축산농장에서 아기 돼지 ‘새벽이’를 구조한 경험은 중요하다고 홍 씨는 강조했다. DxE는 지난해 7월 경기도의 한 종돈장에서 새벽이를 공개 구조했다. 새벽이는 현재 ‘흙이 있는 곳’에서 진흙 목욕을 하며 돼지답게 살고 있다. “원래 돼지들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어야 도살장 돼지들의 고통을 상상할 수 있고 비교할 수 있잖아요. 이제 돼지들은 ‘돼지같이’ 살아야 하는 게 아니라 ‘새벽이처럼’ 살아야 한다고 말할 수 있게 됐어요”

지난해 7월 공개구조된 새벽이가 진흙목욕을 하고 있다.
지난해 7월 공개구조된 새벽이가 진흙목욕을 하고 있다.ⓒDxE-KOREA

시설 밖 장애인도 마찬가지다. “장애인도 시설에서 나오면 침대에 누워서 종일 살지 않아요. 커피숍을 가든 학교에 가든 뭐라도 하게 되죠. 시설에서는 누워있는 것밖에 할 수 없으니까 종일 누워있는 거예요. 그래야 관리하기 편하니까요”

‘음식이 아니라 폭력’ 방해시위가 과격?
“소, 돼지 입장이라면 온건히 말할 수 있을까”

홍 씨는 고양이를 키우면서 ‘탈(脫) 육식’했다. “동물을 사랑하게 됐으니 이 아이를 위해 뭔가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부모들이 아이가 생기면 ‘아이가 살아갈 세상’에 관심을 갖는 것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채식을) 시작했어요. 고기 먹고 싶은 걸 참아야 하니 관련 영상들을 찾아봤죠. 신기하게 고기를 안 먹겠다고 마음먹으니 그전엔 전혀 들리지 않던 뉴스들이 귀에 쏟아지듯 들리기 시작했어요”

홍은전 씨와 반려묘 카라. 작은 방에서 묶여지내다 버려진 카라를 홍은전 씨가 지난해 6월 입양했다. 홍은전 씨는 한 칼럼에서 "내가 얼마나 인간중심적인 사람인지를 깨닫게 해주는 이 낯선 존재가 무섭도록 좋았다"라고 카라에 대해 말했다. 카라를 만나고 홍 씨는 탈 육식을 시작하게 됐다. 그는 카라를 입양한 게 "살면서 제일 잘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홍은전 씨와 반려묘 카라. 작은 방에서 묶여지내다 버려진 카라를 홍은전 씨가 지난해 6월 입양했다. 홍은전 씨는 한 칼럼에서 "내가 얼마나 인간중심적인 사람인지를 깨닫게 해주는 이 낯선 존재가 무섭도록 좋았다"라고 카라에 대해 말했다. 카라를 만나고 홍 씨는 탈 육식을 시작하게 됐다. 그는 카라를 입양한 게 "살면서 제일 잘한 선택"이라고 말했다.ⓒ홍은전 제공

식당 안을 휘저으며 “음식이 아니라 폭력입니다”를 외친 DxE의 방해시위는 홍 씨의 마음을 흔들었다. “속이 너무 시원했어요” 시위 방식이 과격하다는 일각의 주장에 그는 동의할 수 없었다. “(그들은 우리와) 다른 세상을 보기 때문에 그런 방식을 택할 수 있었던 거죠. 도살장에 들어가는 소, 돼지의 위치를 자신의 위치로 택한 사람들이 어떻게 온건하게 말할 수 있나요? ‘도살을 멈춰라, 육식을 멈춰라’는 말 외에 무슨 말을 할 수 있나요?”

디렉트액션에브리웨어(Direct Action Everywhere·DxE, 이하 디엑스이)는 지난 10일 이마트의 모 지점 정육 코너에서 ‘방해시위’를 벌였다.
디렉트액션에브리웨어(Direct Action Everywhere·DxE, 이하 디엑스이)는 지난 10일 이마트의 모 지점 정육 코너에서 ‘방해시위’를 벌였다.ⓒDirect Action Everywhere

‘박수받을 마음 없다. 우리가 원하는 건 감동이 아니라 불화다. 우리가 요구하는 건 선의가 아니라 정의다.’ 홍 씨는 DxE 활동가들이 방해시위를 통해 이 같은 메시지를 봤다고 말했다.

“(DxE는) 싸우러 왔다는 게 보였어요. 버려진 개나 고양이를 입양해달라고, 동물을 사랑해달라고 말하려는 게 아니었죠. 지금 당장 우리의 모든 걸 바꿔야 한다고, 동물들의 고통 위에서 누리는 편의와 풍요는 잘못됐다고 이야기하러 온 거였죠. 그것을 말하기에 마트, 식당만큼 적절한 장소는 없다고 생각해요. (DxE는) 우리가 공기처럼 당연하게 여기는 인간 중심 질서를 온몸으로 들이받고 있는 것 같았어요”

‘육식 사진’ 경쟁하는 악플러들
“세월호 가족 앞 일베 폭식과 뭐가 다를까”

홍 씨는 DxE 활동에 달리는 악성 댓글에 충격받았다. 악플러들은 동물권 활동 게시물에 각종 육식 사진을 올리며 그들을 조롱했다. 그는 ‘이윤보다 생명을’이란 가치를 위해 단식하는 세월호 유가족 앞에서 폭식 투쟁을 한 일베를 떠올렸다.

“동물권 활동가들도 똑같은 가치를 위해 싸우고 있어요. 그 구호를 인간동물에서 비인간동물로 확장해야 한다고요. 도살장에 끌려가는 돼지들과 그 트럭을 가로막고 도살을 멈추라고 시위하는 활동가들의 영상 아래 무수한 댓글이 달렸어요. 마치 놀이하듯 불판 위의 고기 사진을 경쟁적으로 올리고 ‘맛있겠다, 오늘 집에 가서 갈비 먹어야지’ 해요”

'방해 시위' 영상 게시물에 조롱하는 댓글들이 쏟아졌다.
'방해 시위' 영상 게시물에 조롱하는 댓글들이 쏟아졌다.ⓒDxE
한가위 연휴 시작인 6일 오후 세월호특별법을 촉구하는 시민들의 단식농성장이 있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일간베스트 회원들과 자유대학생연합 소속 대학생들이 식사를 하는 '퍼포먼스'를 벌이기 위해 광장 안으로 들어오려다 경찰들의 제지로 교보문고 앞 인도로 이동하고 있다. 2014.09.06.
한가위 연휴 시작인 6일 오후 세월호특별법을 촉구하는 시민들의 단식농성장이 있는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일간베스트 회원들과 자유대학생연합 소속 대학생들이 식사를 하는 '퍼포먼스'를 벌이기 위해 광장 안으로 들어오려다 경찰들의 제지로 교보문고 앞 인도로 이동하고 있다. 2014.09.06.ⓒ뉴시스

“댓글들만 따로 떼어서 보면 이상할 게 하나도 없잖아요. 우리가 SNS에 늘 올리는 일상 사진이잖아요. 그런데 그것이 도살장 앞 돼지들이 몸부림치는 영상 아래 붙어있는 걸 보면 ‘이게 뭐지’ 싶어져요. 비쩍 말라서 뼈만 남은 유가족 앞에서 치맥 먹던 일베 같아요. 그런데 거기다 댓글만 달지 않았을 뿐 그게 우리들의 현실이라는 게 현기증 나요. DxE 활동가들이 바로 그것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려 했다고 생각해요”

“동물권 운동 가치 인정 못 받아 아쉬워”
동물권 알고 ‘인간 중심 사고’ 낯설어

홍 씨는 그동안 동물권 운동을 사회 변혁 운동으로 여기지 않았다고 반성했다. “주변에 채식하는 사람들이 있었어요. 그런데 (같이 식사할 때) 제가 고기를 먹으면서 눈치 보거나 미안해하지 않았어요. 오히려 제가 그들에게 눈치를 줬겠죠. 그런데 제가 탈 육식을 해보니 이게 대단히 강도 높은 신념의 실천이더라고요. 그런데 먼저 실천하던 친구들 누구도 강하게 동물권에 대해 이야기한 적 없었어요. 그러니 저는 취향 정도로 생각했던 거 같아요. 제가 해보니 탈 육식에 대해 말을 한다는 게 무척 어렵더라고요”

“옆에 친구들이 있었는데 왜 배우려고 하지 않았을까요. 아마 저는 그것을 ‘운동’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거죠. 누가 ‘혹시 고기 안 드시나요?’하고 물으면 ‘엄청 잘 먹어요!’ 했어요. 나 그렇게 유난스러운 사람 혹은 훌륭한 사람이 아니라는 걸 더 강조했던 것 같아요. 운동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이 운동이 갖는 가치가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인권 운동은 말 그대로 인간의 운동이니까요”

‘인간 중심적’이란 표현도 낯설게 다가왔다. “도살장에 끌려가는 돼지들의 눈으로 보면 세상은 지옥이잖아요. 인간 중심적이란 말이 좋게 사용됐는데, 비인간 동물들의 관점에서 쓰게 되니까 다른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거죠” ‘짐승처럼’이란 표현 역시 인간 중심적 사고에서 비롯된 표현이었다.

홍은전 씨와 반려묘 홍시. 홍은전 씨는 인간에게 맞아서 구조된 홍시를 지난해 11월 입양했다. 사진은 입양 전 병원에서 만난 홍시.
홍은전 씨와 반려묘 홍시. 홍은전 씨는 인간에게 맞아서 구조된 홍시를 지난해 11월 입양했다. 사진은 입양 전 병원에서 만난 홍시.ⓒ홍은전 제공

“동물권 알기 전후 세계 너무 달라 멀미 나”
탈 육식도 좋지만 “봤다면 책임지자”

동물권을 접한 뒤 그는 ‘멀미 나는 느낌’으로 살고 있다고 전했다. 대학 졸업반 시절 장애인 운동을 시작할 때와 같은 기분이었다.

“낮에 대학에 있으면 제 동기들은 교사가 되려고 엄청난 경쟁 속에 임용고시를 준비했어요. 그런데 밤에 야학에 가면 내 또래 장애인들이 초등학교도 다니지 못했다는 거예요. 낮의 세상과 밤의 세상이 너무 달라서 멀미가 날 것 같았어요. 믿었던 모든 게 낯설었죠. 각종 계단과 턱이 보이기 시작하는데, 세상은 철저히 비장애인 중심이더라고요. 버스 점거, 지하철 선로 점거 같은 투쟁을 하면 낮의 세상과 밤의 세상이 충돌했어요. 욕을 퍼붓는 시민들에게 우리가 말했어요. ‘당신들은 고작 30분 늦는 거지만 우리는 30년 동안 집안에 갇혀 살아왔다’고요”

동물권을 알기 전과 후의 세상도 너무 달랐다. “7개월 전의 저와 지금의 제가 있어요. 둘은 같은 사람이기도 하고 너무나 다른 사람이기도 해요. 두 세계에 다 살고 있으니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 같아요” 그의 관심사는 자신의 변화 과정을 기록해 사람들에게 잘 전달하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의미 있게 전달할 수 있을까 고민이에요. 별나라 사람들 일이라고 생각했던 저도 바뀌었잖아요”

탈 육식을 망설이는 이들에게 홍 씨는 “실패하더라도 계속해서 시도해보자”라고 제안했다. “현재 시스템 안에서 완벽할 순 없지만,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시도하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저는 돈가스를 좋아해서 ‘돈가스 한 번만 더 먹고 시작해야지’ 하면서 계속 미루고 있었어요. 그랬더니 채식하는 친구가 그냥 돈가스는 먹으라고 하더라고요.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고요. 매해 술, 담배 끊으려는 다짐하고 실패해도 또 다짐하는 것처럼요”

대신 ‘봤다면 책임지고 말하자’고 강조했다. “‘우리는 동물 해방을 한 세대 안에 이룰 것입니다’라는 DxE 구호가 가장 맘에 들어요. 어떤 사람들은 육식 문화가 절대로 바뀌지 않을 거라고 해요. 저는 겁도 많고 말도 잘 못 해서 그들과 논리로 싸울 자신은 없어요. 하지만 내가 본 것에 대해 말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안 봤으면 모르겠지만 봐 버렸으니까, 제게 어떤 책임이 생겼으니까요”

강석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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