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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영화 ‘주디’… 르네 젤위거에 의해 부활한 무지개 저편의 영원한 도로시 ‘주디 갈란드’
영화 ‘주디’
영화 ‘주디’ⓒ스틸컷

이 영화는 20세기 최고의 스타 가운데 한명인 주디 갈란드(Judy Garland)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주디 갈란드라는 이름을 모르는 이들도 1939년 만든 ‘오즈의 마법사’에 출연한 그의 모습과 그가 불렀던 ‘Somewhere over the rainbow’는 기억할 것이다. 영화의 칼라 시대를 상징하는 ‘오즈의 마법사’는 현실의 모습은 흑백으로 회오리바람을 타고 도착한 신비의 세계인 ‘오즈’는 당시 관객들에겐 마법과도 같은 칼러를 통해 환상의 경험을 선사했다. 그리고 주디 갈란드의 청아한 목소리와 얼굴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

사실 영화를 보기 전까지 주디 갈란드에 대해 아는 것이라곤 이름과 이 정도 이력이 전부였다. 영화는 그의 화려한 생활과 뛰어난 재능 뒤에 감춰진 아픔을 전한다. 어린 시절부터 무대에 오르며 남들과 달리 평범한 삶을 살지 못한 그는 “포크질 하는 걸 배운게 신기할 정도”로 어린 나이부터 무대에 오르고, 영화에 출연하며 철저하게 짜여진 삶을 살았다. 제대로 쉬지를 못했고, 잠조자 제대로 자지 못해 평생 약물 없이는 잠들지 못하는 불면에 시달렸다. 누구보다 화려해 보이는 삶을 살았지만, 불과 47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그는 몸과 마음 모두가 부서져 있었다.

영화 ‘주디’
영화 ‘주디’ⓒ스틸컷


영화는 이제는 시들해진 인기 때문에 고민하는 주디 갈란디의 말년의 모습과 무대에 막 데뷔하면서 평범한 삶을 포기할 것을 강요당하는 주디 갈란드의 어린 시절을 교차하면서 보여준다. 이렇게 두 모습을 교차해서 보여주면서 과연 무엇이 그를 힘들게 만들고, 그의 삶을 파괴한 것인지 여실하게 느낄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힘든 시간이지만, 주디 갈란드는 자신이 어린 시절 겪은 아픔을 자식들에게 겪지 않게 하려고 노력하고, 자식에게 사랑을 쏟아보지만, 어려움 경제 사정 때문에 뜻대로 되지 않는다.

이런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그는 영국 런던으로 향한다. 그곳에서 주디 갈란드는 여전히 인기를 얻고 있다. 마치 시간이 정지된 듯, 미국에서와 달리 여전히 스타로 대접받지만, 어린시절부터 비롯된 수면 부족과 다양한 아픔들은 그녀를 여전히 괴롭힌다. 마음껏 먹지 못하고, 마음껏 사랑하지 못했던 그의 지난 시간은 조금씩 그의 삶을 바람에 흔들리는 촛불처럼 위태로워 만들고 만다. 그가 이제 존재 의미를 갖고 사랑하는 건 무대 밖에 없지만, 그 무대조차도 이젠 그에게서 멀어져가고 있다.

영화 ‘주디’
영화 ‘주디’ⓒ스틸컷

어린 시절 주디 갈란드의 모습에선 지난해 세상을 떠난 여성 연예인들의 얼굴이 겹쳐보였다. 대중들의 상품으로 키워져 언제나 인형같은 모습만 강요받다가 결국 상처를 받고 세상을 떠날 수밖에 없었던 그들은 과거에도 아파하고 있었고, 지금도 아파하고 있다.

르네 젤위거는 인생의 마지막에서, 아직 떠나기엔 너무 젊지만, 무대를 너무나 사랑했던 주디 갈란드를 영화 속에서 완벽한 모습으로 부활시켰다. 이런 열연을 바탕으로 지난 2일 르네 젤위거는 92회 미국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제73회 영국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열정적인 목소리로 부르는 ‘By Myself’, ’Get Happy’, ’Over The Rainbow’는 뛰어난 목소리와 무대 매너로 마치 공연장이 있는 듯 착각에 빠지게 한다. 그렇게 생의 마지막을 불태우고, 무지개 저편으로 날아간 그의 삶을 르네 젤위거의 뛰어난 연기로 완벽하게 재현해냈다. 그를 보는 순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권종술 기자

문화와 종교 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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