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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원 “현대차공장서 일하는 사내하청노동자 1·2차 하청 구분 없이 모두 직고용해야”
불법파견 관련 자료사진
불법파견 관련 자료사진ⓒ김슬찬 기자

현대자동차 공장에서 일하는 사내하청노동자들에 대해 1차 하청이든 2차 하청이든 구분 없이 모두 직접고용 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41민사부(재판장 정도영)는 6일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 일하는 사내하청노동자들이 현대자동차를 상대로 제기한 근로자지위확인 소송 등에서 “현대차가 사내하청노동자들을 직접고용 해야 한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또 법원은 현대차가 정규직 노동자들과 동일 또는 유사한 공정에서 일 해 온 사내하청노동자들에게 정규직과 동일한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며, 차액분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번 판결에서 주목할 만한 지점은 법원이 현대차와 직접 계약을 맺은 1차 하청 소속 노동자든 현대차 계열사와 계약을 맺은 2차 하청 소속 노동자든 구분 없이 모두 현대자동차가 직접고용 해야 할 노동자로 봤다는 점이다.

이날 판결은 3개로 나눠져서 진행이 됐다. 이중 하 나는 현대차와 직접 도급계약을 체결한 사내하청업체’(1차 하청) 소속 노동자들이 제기한 소송에 대한 판결이었고, 다른 두 개는 ‘현대차 계열사인 현대글로비스로부터 하도급을 받은 사내하청업체’(2차 하청) 소속 노동자 등이 제기한 소송에 대한 판결이었다. 재판부는 3개의 사건 모두 중간 계약 관계는 달라도 그건 형식적인 것일 뿐 1·2차 하청 노동자들이 다른 정규직 노동자들처럼 현대차에 노무를 제공한 것은 같다는 취지로 봤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1차 하청 노동자든 2차 하청 노동자든 모두 현대차가 직접고용 해야 한다고 봤고, 사내하청노동자들에게도 그동안 동일·유사 공정에서 일 해 온 정규직 노동자들과 같은 수준의 임금이 지급했어야 했다며, 이제라도 차액분과 지연손해금 등에 대해 회사가 노동자들에게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현대차 측은 “파견법에 따라 노동자들을 (직접)고용 할 의무가 발생할 뿐, 단체협약에 따라 지급한 임금에 대해서는 손해배상액을 청구할 수 없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으나, 이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오히려 재판부는 “(사내하청노동자들과) 동종·유사 공정 업무를 수행하는 정규직 노동자가 있을 경우 그 정규직 노동자에게 적용되는 근로조건과 (사내하청노동자의 근로조건도) 동일해야 한다는 점, 노사 단체협약에 신규입사자의 경우 입사와 동시에 현대차 노조의 조합원이 되도록 하는 이른바 ‘유니언숍 규정’을 두고 있다는 점 등에 비추어, 원고 사내하청노동자들은 직접고용 의무가 발생한 시점부터 (회사와 정규직노조 사이의) 단체협약에 따른 임금 내지 약정금을 청구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6조의2는 ‘사용사업주의 노동자 중 파견노동자(사내하청노동자)와 같은 종류의 업무 또는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는 정규직 노동자가 있는 경우 해당 정규직 노동자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 등에서 정하는 근로조건에 따라야 하며, 사용사업주는 파견노동자를 사용하고 있는 업무에 노동자를 고용하려는 경우 해당 파견노동자를 우선적으로 고용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금속노조 현대차 비정규직지회는 6일 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차는 모든 사내하청노동자를 구분 없이 직접고용하라"고 촉구했다.
금속노조 현대차 비정규직지회는 6일 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차는 모든 사내하청노동자를 구분 없이 직접고용하라"고 촉구했다.ⓒ금속노조

한편, 이날 금속노조 현대자동차 비정규직지회는 판결 직후 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차 내 모든 사내하청은 불법파견임을 또 다시 확인했다”며 “현대차가 해고자를 포함한 모든 사내하청 노동자들을 1차 하청, 2차 하청 구분 없이 직접 고용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현대차의 2차 하청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향한 탄압은 시간이 흐를수록 폭압적이었다”며 “2016년 2차 하청 노동자란 이유로 출입증을 빼앗기고 외부인 취급을 받았고, 근무 중 몸이 불편하거나 산업재해를 당해도 현대차 노동자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사내 의료시설 하나 이용할 수 없었다”고 한탄했다.

이어 “2017년부턴 현대차가 지급해 오던 연말 성과급마저 일방적으로 체불 당했고, 2018년부턴 임금도 일방적으로 삭감 당했다”며 “반면, 현대차 재벌은 17년간 우리를 불법으로 이중 삼중 착취해 왔음에도 누구 하나 처벌받지 않았고, 일확천금의 부를 쌓아올렸다”고 비판했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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