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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선] 민주당 아이오와 코커스의 진짜 최종결과는 낮은 투표율이었다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이 3일 아이오와 코커스를 시작으로 막을 올렸다. 3일 밤 코커스 개표 결과를 기다리는 사람들. (2020.2.3)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이 3일 아이오와 코커스를 시작으로 막을 올렸다. 3일 밤 코커스 개표 결과를 기다리는 사람들. (2020.2.3)ⓒAP/뉴시스

편집자주/지난 3일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를 시작으로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이 막이 올랐다. 하지만 초장부터 초대형 악재가 터졌다. 그날 밤이면 개표가 얼추 마무리됐어야 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경선 결과를 발표조차 못했다. 집계를 위해 처음 도입한 모바일 앱에 오류가 발생하는 사태가 벌어졌기 때문이다. 같은날 아이오와 코커스를 실시한 공화당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압도적 승리를 발표한 반면, 민주당은 혼란에 빠져들었다. 혼돈의 도가니 속에서 경선주자들을 비롯한 모든 민주당 관계자들은 현실을 애써 부정하는 촌극을 벌였다.

당시 상황을 꼬집은 '더 뉴요커'(The New Yorker)의 기사를 소개한다.
원문은 THE UNREALITY OF THE IOWA CAUCUSES에서 볼 수 있다.

지난 3일 밤 11시 무렵, 민주당 아이오와 코커스에서는 어이없는 비현실적 광경이 연출됐다.

아이오와의 주도 디모인의 호텔 연회장에는 후보들이 활짝 웃으면서 나타났다. "알 수 없는 승부네." 엘리자베스 워런은 말했다. 후보들은 늘상 하던 연설을 시작했다. 조 바이든은 지난 몇 주보다 훨씬 더 에너지가 넘쳤다. 버니 샌더스 지지자들은 떠들썩했다.

하지만 경선이 예측불허 상황인지 아닌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기초선거구 담당자들이 당 본부에 개표 결과를 전달하기 위해 이번에 도입한 앱이 말썽을 부렸다. 비상 핫라인도 먹통이었다.

후보들은 혼란 상황을 대충 뭉개고 있었다. 연설에 나선 그들은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민주주의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라는 경고를 늘어놓았다. 1년째 앵무새처럼 반복하던 내용으로 말이다.

마지막으로 피트 부티지지가 지지자들의 환호 속에 등장했다. 그는 "아이오와는 미국을 깜짝 놀래켰다"고 말했다. 농담인지 진담인지 모를 말이었다. 개표를 둘러싸고 아수라장이 된 이 상황을 인정한 걸까? 그랬을 수도 있다. 어쨌든 그는 은근슬쩍 넘어갔다. 느닷없이 승리의 연설을 시작했으니까. 부티지지는 "오늘밤, 이뤄질 수 없을 것 같았던 희망이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 됐다"고 선언했다. 그런데 말이야, 사실은 누구든 명백히 부정할 수 있었고 전혀 현실적이지도 않았다. 지금 표 계산도 안 됐잖아.

미국 대선후보 경선에 출마한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이 아이오와 코커스가 열린 3일 밤 아이오와주 디모인에서 지지자들과 셀카를 찍고 있다. (2020.2.3)
미국 대선후보 경선에 출마한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이 아이오와 코커스가 열린 3일 밤 아이오와주 디모인에서 지지자들과 셀카를 찍고 있다. (2020.2.3)ⓒAP/뉴시스

코커스 두 달 전, 아이오와 민주당은 기초선거구 담당자들이 전화로 개표 결과를 보고하도록 하는 종전의 방식을 폐기했다. 대신 모바일 앱을 채택했다. 타임지에 따르면 그 앱은 주 전체 규모에서 테스트된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개발도 단 두 달 만에 이뤄졌다. 개발사는 이름조차 불길한 '섀도우'(Shadow, Inc. '그림자'란 뜻)였다.

지난밤 앱이 불통이 되자 선거구 담당자들은 전화로 개표 결과를 보고하려고 했다. 그러나 그마저도 먹통이었다. 아이오와 민주당은 선거캠프들과 유선 회의를 열었다. 그리고 논쟁이 벌어질 듯하자 전화를 끊었다.

아이오와주 포크 카운티에서는 기초선거구 위원장들이 전체 개표 결과를 찍은 사진(아마 자기 폰으로 찍었을 것이다)들을 지역당 책임자들에게 문자메시지로 보냈다는 보고가 있었다고 한다. 폰카로 찍은 사진이 있으니 안심해도 된다는 건가?

아이오와 민주당 대변인은 다음날인 4일에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아마도 조금은 불길한 듯, "문서 기록"이 있다고 주장했다. 아니 그런 표현은 보통 미스터리가 본격 시작될 때 나오는 말이라고. 해결 직전이 아니라.

이런 진공 상태에서 판치는 건 기회주의다. 부티지지 선거운동본부는 부티지지가 승리할 거라는 중간 집계 결과를 발표했다. 샌더스 선본도 샌더스의 승리를 확신했다. 워런의 선본은 썩 자신은 없지만 워런을 부티지지, 샌더스와 함께 상위 3명으로 꼽았고, 바이든을 "멀찌감치 떨어진 4위"로 취급했다. 바이든 선본은 어떤 결과든 발표 전 개표 과정의 '공정성'에 대한 보증을 원한다고 발표했다.

바로 다음날 아침, 부티지지는 아이오와를 뒤로 하고 (다음 경선 지역인) 뉴햄프셔주 내슈어 시장과 함께 커피숍을 나서고 있었다. 아이오와에서 부티지지는 과연 이겼을까? 아무도 모르지.

누구나 자신있게 내밀 수 있는 결과물은 오직 투표율뿐이었다. 하지만 그마저도 별 볼 일 없었다. 아이오와 민주당은 투표에 참여한 유권자 수가 2016년 대선후보 경선 때의 17만 명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발표했다. 민주당 기반이 아주 무기력했던 2016년 말이다. 아이오와 유권자들이 흥분의 도가니에 휩싸였던 2008년 경선의 24만 명에는 한참 못 미치는 수치였다. 아이오와에서 누가 승리를 하든 간에 가장 눈에 띄는 결과물은 바로 낮은 투표율이 되지 않을까.

편집자주/2016년은 민주당 대선후보로 힐러리 클린턴이 나섰던 해이다. 2008년은 그해 대통령으로 당선된 버락 오바마가 첫 경선 지역인 아이오와에서 승리하면서 돌풍을 일으킨 해였다.

혼란의 밤 동안 마치 두 개의 이야기가 별개로 펼쳐지는 듯했다. 누가 이겼고 표는 얼마나 나왔는지 도무지 알 수 없는 문제, 그리고 투표 행정 자체의 혼돈 말이다. 하지만 다음날 아침이 되자 두 가지는 서로 연관된 문제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 몇 년 동안 민주당 대선주자들은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이 심각하고 체제 개선이 필요하다고 역설해 왔다. 거의 모든 후보들은 2018년 조지아 주지사 선거에서 공화당이 이길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스테이시 에이브럼스로부터 선거 승리를 강탈해 갔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왜 그렇다고 확신하는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편집자주/2018년 미국 중간선거 당시 조지아 주지사 선거는 가장 주목받았다. 최초의 흑인 여성 주지사를 노리는 민주당의 스테이시 에이브럼스 하원의원과 공화당의 브라이언 켐프 당시 조지아주 국무장관이 맞붙었다. 하지만 선거 관리를 맡는 주 국무장관이 직접 선수로 나선 터라 소송까지 제기되는 등 공정성 시비가 불거졌다. 치열한 접전 끝에 켐프의 승리로 끝났지만 에이브럼스는 패배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 대선주자들은 저마다 대법원 확대, 필리버스터 폐지, 일반투표 실시 및 선거인단제 폐지, 중죄인과 같이 배제된 사람들에게 선거권 확대, 푸에르토리코 자치주의 연방 주 승격 등 각종 제안을 쏟아냈다. 하지만 몇 번이고 어떻게 변화를 이끌어낼지 질문을 받으면 내놓는 대답은 오로지 '대선 승리'뿐이었다. 우리 지지층은 더욱 확장될 거고 그들의 선택은 확실할 거야, 돌풍이 인다고, 이런 식이다.

그런 돌풍이 지금 어디 있는데? 적어도 아이오와에서는 아무런 증거도 없었다. 투표율도 낮았을 뿐 아니라 떠오른 스타도 없었다.

정치적 주류들이 선택한 바이든의 경우 초반의 신호들은 모두 불길했다. 샌더스의 지지는 젊은 유권자들의 기록적인 투표율에 의지하면서 최근 몇 주 동안 상승하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그의 선본은 이번 코커스 막바지에 수천만 달러를 쏟아부었고, 아이오와에서 수백만 통의 전화를 걸었다. 그랬음에도 비용 대비 효과는 별로였다.

민주당 경선에서 누가 이기든지 간에 이번 대선에서는 트럼프의 권위주의적 본능에 맞서는 대중 민주주의의 수호자로서 선거에 임할 게 뻔하다.

그러나 아이오와에서 민주당은 특별히 민주적이지도, 대중적이지도 않았다. 트럼프 재선캠프의 선거대책본부장인 브래드 파스칼조차도 민주당을 비웃었다. "코커스 하나 제대로 운용하지 못하는 자들이 나라를 운영하겠다네."

뉴햄프셔 프라이머리 불과 7일 전 뉴햄프셔주 내슈어에서 부티지지는 왜 그렇게 성급하게 승리를 선언했는지 질문 세례를 받았으나 답변을 거부했다. 그는 그 밤의 승자였을까, 선두주자였을까, 아니면 패자였을까, 낙오자였을까. 그는 모른다. 그의 당처럼 그도 상황을 대충 모면한 것뿐이겠지.

편집자주/극심한 혼돈을 빚은 아이오와 코커스의 개표는 6일에야 마무리됐다. 당시 득표율은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이 26.2%로 1위,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26.1%로 2위였다. 불과 0.1%포인트 차였다. 이어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이 18.0%,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15.8%,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이 12.3%로 뒤를 이었다.

하지만 투표 집계에 오류가 있다는 지적이 다시 제기됐고 재확인 결과가 9일에 나왔다. 이에 따라 후보별로 확보한 대의원 수는 부티지지가 14명, 샌더스가 12명, 워런이 8명, 바이든이 6명, 클로버샤가 1명이다.

민주당은 11일 뉴햄프셔에서 프라이머리(예비경선)를 실시한다.

최명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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